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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해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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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K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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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 우리에게는 '전경련'이라는 약칭으로 더 잘 알려진 단체. 1961년 당시 삼성그룹의 회장이던 이병철이 일본의 경제단체연합회(経団連·게이단렌)를 바탕으로 만든 대표적인 민간 기업 단체다.

강한 친재벌 성향과 극우단체 후원 등으로 종종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결코 흔들림이 없었던 전경련이 요즈음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미르·K스포츠 재단 때문이다. 전경련은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기업들에게 일괄적으로 돈을 걷어 문제의 두 재단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기사] 해명은 거짓이었다. 청와대가 미르 재단에 직접 개입했다는 문건이 나왔다

이로 인해 '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대두됐다. 야권에서 공세적으로 제기했던 주장이 한 차원 더 심각해진 것은 진보와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가 공동 성명을 내면서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시절 싱크탱크로 알려졌던 국가미래연구원(원장 김광두)와 대표적인 진보 성향 단체인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상조)는 4일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의혹의 핵심인 전경련이 문제가 되고 있는 두 재단을 해산하고 이를 통합하여 새로운 재단을 설립하겠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회원사들에게 오히려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국민경제의 발전에도 역행하는 전경련은 그 존립 근거를 잃었으므로, 회원사들이 결단을 내려 전경련을 해산할 것을 권고한다. (국가미래연구원·경제개혁연대 공동 성명, 10월 4일)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같은날 발행된 경향신문 시평에서 보다 목소리를 높였다.

전경련은 자정능력을 잃었다. 소수 재벌의 기득권이 아닌 전체 기업의 이익을 공정하게 대변하는 단체가 되어야 했고, 이익단체로서만이 아니라 회원사에 대한 자율규제기구로서의 위상을 정립해야 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혁신TF를 만들고 외부용역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젠 정치권의 요구를 기업들에 강요하는 ‘양아치’로 전락했다. 회원사들의 무관심 속에 내부 상근자들만의 조직으로 퇴화했다. 스스로 강변해온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전경련은 이제 해체해야 한다. (경향신문 10월 4일)

6일이 되자 심지어 보수 성향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까지 전경련 해체론에 손을 들어주고 나섰다. 이례적인 일이다.

지금 문제의 심각성은 재계 내부에서조차 "이런 전경련이 왜 필요하냐"는 무용론(無用論)이 나오는 점이다. 대기업 사람들은 "전경련이 재계 이익을 대변하기는커녕 오히려 부담을 주고 있다"고 한다. 전경련이 회장(비상근) 아닌 상근 부회장 중심의 사무국 주도 체제로 변질되면서 재계도 제어 못 하는 존재가 됐다는 시각이 강하다.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문제로 하라는 대로 했던 애꿎은 기업인들만 곤란하게 됐다는 불만도 크다. (조선일보 10월 6일)

정치권에 자금을 대주고 사업적 특혜를 받는 정경 유착으로 유명했던 일본 경단련(經團連)은 2002년 일경련(日經連)과 통합하면서 공익성이 강한 기구로 새롭게 태어났다. 전경련은 일본의 경단련식 개혁을 통해 ‘제2의 출범’을 하거나, 누가 거금을 걷으라고 팔을 비틀었는지 ‘양심선언’ 한 뒤 해체 수순을 밟는 두 개의 길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동아일보 10월 6일)

정치권은 물론이고 언론까지도 거의 대부분 전경련에게 등을 돌린 셈. 과연 전경련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