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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미사일 막으라고 혈세 줬더니 '육방부'는 육군 무기에만 돈을 쏟아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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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 공개된 육군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 Ⅲ'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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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사에 속하더라도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위해 뛰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각 부서별로 자신의 부서의 이익을 위해 뛰는 경우가 잦다. 조직 내부에서의 적절한 경쟁은 조직의 발전에 활력소가 된다. 그러나 경쟁이 과도해지는 것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부서 이기주의가 조직 전체에 해가 되는 경우도 잦다.

국방도 마찬가지다. 예산과 별(보직)자리 등을 두고 육해공군이 경쟁한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육방부(육군+국방부)'라는 표현이 군내에서 일상화됐을 정도로 육군 우선주의가 만연해 있다. 정권에 국방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할수록 육군에 대한 통제는 느슨해지고 결국 모든 이슈가 육군 배불리기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킬 체인(kill chain)'은 아마 그러한 사례 중 가장 최신일 것이다. 킬 체인이란 북한의 핵 위협에 대비한 선제타격 체계다.

원리는 간단하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을 발사할 조짐이 보이면 위성 등을 포함한 감시용 자산으로 이를 포착하고 식별한 다음, 공군력과 지상전력(지대지 미사일 등)을 동원하여 원점타격한다. 북한의 미사일이 발사됐을 경우 패트리어트와 (주한미군이 도입할) 사드 등의 자산으로 이를 요격한다.

rok kill chain

북한의 핵실험이 5차까지 이어지면서 북한의 핵능력에 대한 우려는 급속도로 높아졌다. 국방부는 '킬 체인'으로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겠다며 2020년 중반까지 총 9조 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런데 국방부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무기 체계는 북한의 핵심 위협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순항(크루즈)미사일에 대부분의 예산을 쓰고 있다는 것.

국회 국방위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2017년도 국방 예산 정부안과 방위사업청 성과 계획서, 합참 보고 내용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방부는 킬 체인 구축을 위해 2020년대 중반까지 타격 무기 도입 예산으로 총 9조원 정도를 배정했다. 이 가운데 90% 가까운 7조9000여억원이 탄도·순항미사일 사업에 쓰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킬 체인의 구체적인 미사일 도입 예산 내역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내년도 국방 예산 정부안의 경우 '현무 2차 성능 개량' 등 탄도·순항미사일 사업에만 5107억원을 배정한 반면, 공대지 정밀유도무기에는 1018억원만 반영했다. (조선일보 10월 4일)

지대지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은 지상에 고정된 북한의 자산을 타격하는 데는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동식발사대(TEL)나 지하 시설(벙커 등)을 타격하는 데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이러한 자산을 타격하는 데는 공군력을 활용한 공대지미사일, 정밀유도폭탄 등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국방부가 공대지 무기에 투자하는 예산은 지대지·순항미사일에 투자하는 예산의 5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김종대 의원은 "국방부가 킬 체인의 개념과 전략을 미 공군에서 그대로 베껴오면서도 실제 타격 전력은 작전 수행에 별 효과가 없는 탄도·순항미사일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명분으로 육군 배불리기에 나서는 행태"라고 말했다. 탄도·순항미사일은 육군에서 운용하고, 공대지 미사일은 공군에서 운용한다. 육군의 힘이 세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도 육군 중심의 전력 증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10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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