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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도 듣지 않는 슈퍼버그의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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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문제로 U.N. 총회의 고위급 회의가 열린다면 우리가 즉시 관심을 가져야 할 위기가 있다는 게 분명하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이다.

역사상 이런 회의는 몇 번밖에 되지 않았다. 2011년에 HIV와 AIDS 근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열렸다. 2011년에 한 번 더 열린 회의에서는 암과 당뇨병 등 비전염성 질환에 대해 의논했다. 2014년 회의에서는 에볼라 확산을 막을 방법을 논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사람을 암보다 더 많이 죽일’ 것으로 추정되는 전세계 보건 위기를 막기 위한 회의가 열리고 있다. 항생제 내성은 매년 최소 70만 명의 사인이 된다. 2050년에는 이 숫자는 1천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전 뉴욕에서 하루 종일 열리는 고위급 회의를 통해 항생제 내성의 보건 위협에 맞서는 U.N. 최초의 결의안이 나왔다.

“보건 문제로 총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불과 네 번째이다. 다른 회의는 HIV와 에볼라 수준의 문제 때문에 열렸다. 우리가 다루어야 할 중요한 이슈가 있다는 것, 또한 특정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세계 최고위급 결정권자들이 인식하게 하는 게 목표다.” 항균제 내성 특별 대표 후쿠다 케이지 WHO 사무차장이 이번 달에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말했다.

bacteria

항생제들에도 내성을 가진 대장균들

‘스스로의 성공의 피해자’

20세기 중반에 항생제의 인기가 높아졌을 때, 항생제는 기적적 만병치료제로 환영 받았다. 전염병의 종말이라고 환호한 과학자들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건 큰 착각이었다.

미국에서만 매년 2백만 명이 항생제로 죽일 수 없는 박테리아에 감염된다. 이 환자들 중 매년 23,000명 이상이 사망한다.

이 수치는 앞으로 10년 안에 급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국가들은 이미 항생제 시대를 벗어났거나 벗어나고 있다. 지금은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항생제 치료가 없는 시대다. 앞으로 5~10년 사이에 이런 사례들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전염병 교수 오토 카르스의 말이다.

지난 달에 WHO는 성적으로 옮는 감염인 임질이 항생제 내성 때문에 ‘치료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5월에 미국 연구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쓰는 항생제들에도 내성을 가진 대장균들을 발견했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의 의학적 발전을 잃어버리고 있다.” 카르스가 허핑턴 포스트와 8월에 했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항생제 내성에 대한 싸움에 대한 세계적 권위자 중 하나인 카르스는 항생제의 엄청난 인기가 이러한 ‘기적’의 약의 종말을 가져왔다고 말한다.

“항생제는 자기의 성공의 피해자가 되었다. 우리가 항생제를 인체용 의약품과 축산업에 잘못 사용했다는 건 정말 슬프다. 우리는 이 ‘마법’의 약을 언제나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속인 것이다.”

수십 년 동안 ‘혹시 모르니까’라는 이유로 항생제를 지나치게, 많은 경우 불필요하게 사용해 온 결과, 이른바 ‘슈퍼버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는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를 말한다. 질병 통제 예방 센터의 항균제 내성 부서의 진 페이틀 박사의 설명이다.

“우리는 어디에나 항생제를 써왔다. 항생제가 언제나 통할 거라고 당연히 생각해 왔고, 항생제가 듣지 않으면 새 항생제를 쓰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전략은 실패했다.”

문제 중 하나는 연구실에서 항생제를 원하는 대로 뚝딱 만들어 낼 수는 없다는 점이다.

항생제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화학 물질을 기반으로 한다. 토양의 박테리아와 같은 유기체가 만들어내는 물질인데, 페니실린의 경우 균류(fungus)를 이용한다. 과학자들이 시험관에서 합성해 내는 방법을 찾아내려면 일단 이런 유기체를 자연계에서 발견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쉬운’ 항생제들은 이미 거의 다 발견된 것으로 보이며, 연구자들이 최근 수십 년간 발견해 낸 항생제들은 많지 않다. (요즘 새 항생제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하면 바다 밑, 외딴 사막, 심지어 인간 콧속에 숨어 있던 것들인 이유다)

박테리아는 진화를 아주 잘하고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새 항생제를 발견해야 한다고 페이틀은 말한다. 박테리아는 항생제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변화한다. “우리가 박테리아에 대해 배운 것이 있다면, 항생제가 나타나면 금방 내성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항생제 이후의 세계

곧 닥칠 항생제 위기의 징후는 여러 해 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기술 개선이나 약학 혁신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착각하고 오랫동안 미뤄놓았다고 카르스는 말한다.

“대형 제약 회사들은 정말 여러 해 동안 새 항생제를 발견하려 애써 왔다. 그들이 찾지 못한 건 투자나 수익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과학적 과제가 엄청나다. 의료 화학자들은 박테리아의 재주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항생제 발견은 어려운 일이지만 이 보건 재앙의 유일한 해결책이다. 또한 항생제 사용을 현저히 줄이고 대안을 찾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보건 전문가들은 믿고 있다.

“결국 우리는 항생제의 불필요한 사용을 전부 피할 필요가 있다.” 카르스의 말이다.

진단 도구와 감염 예방을 개선하고, 가장 긴급한 경우에만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항생제를 별도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항생제가 무해한 약이 아니라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항생제가 꼭 필요한지 아닌지, 환자들은 의사와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페이틀의 말이다.

대체 치료 연구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살균 바이러스를 이용해 박테리아를 죽이는 파지 치료의 장점에 대한 관심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더 특이한 치료 역시 연구되고 있다. 페이틀은 보통 항생제로 치료하는 위장 감염 치료에 대변 이식을 사용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카르스는 항생제 내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례없는 전세계적 노력’이 필요할 거라 말한다.

superbug

다행히 세계는 마침내 이 위기의 긴박함을 깨닫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와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주의 U.N. 총회는 이 문제가 제대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지적한다. 카르스 등의 전문가들은 조금 늦었을지 몰라도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이슈가 마침내 각국 정부들의 주목을 받고 있어서 정말 기쁘긴 하지만, 우리는 너무 늦게 대응하고 있다. 이미 위기 시기에 접어들었고, 이 위기가 얼마나 심할지, 극복할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모른다.” 카르스의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세계의 관심이 모이지 않았다면 이 문제는 급속도로 악화되었을 것”이라고 페이틀은 말한다.

“이건 사라질 문제가 아니”라고 페이틀은 덧붙인다. 인간에게 항생제가 필요한 한, 그리고 여러 질병의 중요한 치료제로 쓰이는 한 우리는 아주 다른, 훨씬 더 책임있는 방식으로 항생제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

“항생제는 목숨을 구하는 치료제다. 우리에겐 항생제가 필요하다.” 페이틀의 말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Age Of The Superbug Is Already Her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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