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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의 'Hello' 커버로 유명해진 당시 고교생이 자신의 앨범으로 데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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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여고생 아델', '아델 소녀'로 불리며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리디아 리(본명 이예진·19)는 여전히 실감이 안 난다고 했다. 기획사에서 오랜 시간 트레이닝을 받은 연습생도 아니고,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한 이력도 없는 그가 페이스북에 공개된 영상 하나로 하루아침에 세계적 주목을 받았으니 말이다.

그는 서울실용음악고등학교 3학년 재학 당시 페이스북 페이지인 '일반인들의 소름돋는 라이브'에 아델의 '헬로'(Hello)를 부른 영상을 공개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제2의 싸이'로 주목받았다. 며칠 만에 미국 유명 토크 쇼인 NBC '엘렌 드제너러스 쇼'에 초대돼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였고 미국 CNN과 인터뷰도 했다.

최근 종로구 안국동에서 만난 리디아 리는 교복을 입은 단발머리의 앳된 소녀에서 긴 생머리에 화장기 있는 얼굴로 한껏 성숙해져 있었다. 올해 2월 고교를 졸업한 뒤 대학 진학을 미루고 오는 12월 미국과 영국에서 발표할 데뷔 앨범 준비가 한창이었다.

"음악 학교이니 계산 없이 영상을 찍어서 올려본 거였어요. 제가 좋아하는 아델이 당시 신곡을 내 선곡했고요. 전략적이지도 않았고 그저 재미있게 했는데 꿈에도 생각 못 한 반응을 얻은 거죠."

말 그대로 그는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다. 1주일 사이 '엘렌 드제너러스 쇼'뿐 아니라 해외 미디어의 인터뷰 요청이 쏟아져 처음에는 무섭기까지 했다고 웃었다. 그는 "잘 떨지 않는데 '엘렌 드제너러스 쇼'에선 심하게 떨었다"며 "드제너러스 씨와는 쇼가 끝나고도 연락을 하는데 앨범이 나오면 한 번 더 출연해달라고 했다. 엘렌 쇼의 웹사이트인 '엘렌 튜브'를 통해 지금도 내게 다른 곡을 커버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 두세 곡 영상을 찍어서 보냈다"고 계속된 인연을 설명했다.

반짝 화제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느냐고 묻자 "그런 것에 신경을 안 썼다"며 "화제가 된 것만으로 감사했을 뿐, 이 반응을 끌고 나가 크게 스타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여러 기획사의 러브콜을 정중히 거절했고, 현재 함께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들도 같이 음악 하던 친구들이다.

어린 시절 그는 태국에서 유치원을 다녔고, 8년가량 뉴질랜드에서 자랐다. 11살 차이 나는 오빠가 유학을 가면서 자연스레 외국 생활을 하다가 중학교 때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뉴질랜드에서 미술, 영상 등 여러 예술을 접하며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었어요. 그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고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우고 합창단도 하며 자연스럽게 음악도 접했죠."

그는 지난달 안드라 데이의 공연에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고, 6일 개막하는 '2016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의 글로벌 뮤직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 작업 중인 앨범의 신곡도 들려줄 예정이다. 지난 6~8월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해외 뮤지션들과 앨범을 작업한 그는 "이제 스무 살 밖에 안됐고 제 음악성을 찾아가는 중이어서 여러 장르를 시도해봤다"며 "전반적으로는 팝인데 나의 이야기를 가사에 많이 담으려고 했다"고 소개했다.

지난달 '뮤콘' 쇼케이스에서 먼저 들려준 '그레이 투 그린'(Grey to Green)은 과거의 행복과 추억이 있기에 행복할 수 있다는 위로의 메시지가 담겼다. 이 곡은 리디아 리, 영국의 팝스타 에드 시런과 곡 작업을 한 유명 작곡가 피오나 베번, 미국 싱어송라이터 사만다 웨이츠가 공동 작곡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에서 송라이팅 캠프를 하면서 별장 같은 곳에서 자유롭게 잼을 하듯이 작업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며 "훌륭한 작곡가들과 함께 공동 작업을 했는데 멜로디와 코드를 같이 만들고, 대화를 나누며 영어 가사를 썼다. '그레이 투 그린'에는 나의 어린 시절, 가치관이나 생각 등 온전히 내 얘기를 솔직하게 담았다"고 말했다.

롤 모델로는 아일랜드 싱어송라이터 데미안 라이스를 단번에 꼽았다. 날 것의 솔직한 음악을 들려주고 테크닉보다는 가사에 음정을 넣어 꾸밈없이 노래하는 그가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했다.

그는 "배움의 갈증을 느껴 음악만 하는 게 심심하다고 느껴 한동안 방황한 적이 있다"며 "미국과 영국에서 앨범 작업을 하며 내가 음악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 진짜 좋아하니 옆에 두는 것이다. 음악이 내 전부는 아니지만 버릴 수 없는 일부"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그는 음악만 하는 뮤지션이 아니라 뮤직비디오도 직접 만들고 전시도 기획하는 등 여러 예술을 다양하게 접목하고 싶다고 했다. 선우정아, 곽진언 등 자신이 좋아하는 국내 뮤지션들과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하며 계속 배워나가고 싶다고도 했다.

"'여고생 아델'로 먼저 알려지다 보니 지금은 어떻게 해야 제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첫 앨범이 잘 돼야 한다는 부담은 없어요. 처음이고 음악을 발전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니까요. 전 특별하지 않고 그저 운이 좋은 사람인 만큼 열심히 달려서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고 날것의 작품을 만드는 예술인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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