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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의 슈퍼스타'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 나라에서는 찬바람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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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E GEORGIA
Pope Francis (C) arrives for a Holy Mass at the stadium in Tbilisi on October 1, 2016.Pope Francis landed in Georgia on September 30 for a visit billed as a mission of peace to the volatile Caucasus region that will also take him to Azerbaijan just months after he visited neighbouring Armenia. / AFP / VINCENZO PINTO (Photo credit should read VINCENZO PINTO/AFP/Getty Images) | VINCENZO PINTO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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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옛 소련의 일원으로 동방정교회 국가인 조지아에서 지금까지 순방 국가와는 다른 냉담한 반응과 마주쳤다.

교황이 조지아 방문 이틀째인 1일(현지시간) 수도 트빌리시의 스포츠 경기장에서 주재한 야외 미사에는 수용 인원 2만5천 명에도 크게 못 미치는 약 3천 명의 신자가 참여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이후 16차례의 해외 순방에서 열린 야외 미사에 참여한 인원 중 가장 적다. 교황이 그간 방문했던 15개국에서 진행된 야외 미사에는 보통 수십만 명의 구름 인파가 몰렸다.

조지아는 기독교 뿌리가 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기독교 역사가 가장 오래된 나라 중 하나지만 국민의 절대다수가 동방정교회 신자로, 가톨릭 신자는 전체 인구의 3%에도 못 미치는 11만2천 명에 불과하다.

또, 이날 미사에는 엘리아 총대주교 등 동방정교회 대표단도 불참해 교황청이 이번 순방 목적으로 내세운 종교 간 화합이라는 의미도 빛이 바랬다.

동방정교회 내에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되는 조지아 동방정교회 교단은 이날 미사 전 1054년 기독교 대분열을 촉발한 가톨릭과 정교회의 교리 차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재하는 미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의사를 교황청에 전달했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미사에 불참하기로 한 그들의 결정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동방정교회 대표단의 미사 참석을 끝까지 희망하며 당초 이날 미사 말미의 인사말에도 "미사에 참석한 대표단에 감사한다"는 문구를 집어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은 그러나 대표단이 결국 불참하자 "미사에 참가한 동방정교회 신자에게 감사한다"는 문구로 대체했다. 정치인 가운데 이 자리에 참석한 동방정교회 신자도 기오르기 마르그벨라슈빌리 조지아 대통령 등 극히 소수에 그쳤다.

마르그벨라슈빌리 대통령의 경우 교황의 이번 방문이 1991년 독립한 이후 러시아와 갈등을 겪는 조지아의 처지가 국제사회에 부각되고, 조지아의 유럽연합(EU) 가입 목표가 유럽의 가톨릭 국가에서 동조를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며 미사에 참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교황의 조지아 방문 첫날에도 공항에서 '교황청은 영적인 억압자', '교황 제도를 끝내라' 등의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인 동방정교회 근본주의자들은 이날 야외 미사장 밖에서도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분열된 가톨릭과 동방정교회의 화합을 지향하는 교황의 노력을 동방정교회를 가톨릭으로 개종시키려는 시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교황은 조지아 동방정교회 교단의 이런 우려와 의혹을 의식한 듯 야외 미사 후 조지아 가톨릭 공동체를 상대로 한 질의·응답 시간에 "기독교 교파를 하나로 통합하려는 세계교회주의에 어긋나는 큰 죄악이 바로 개종시키는 것"이라며 "여러분은 동방정교회 신자를 개종시켜서는 결코 안 된다. 그들은 우리의 형제, 자매이자 예수의 제자들"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세계교회주의는 친구가 되고, 함께 걷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자선을 행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동방정교회 신자라는 이유로 형제, 자매를 비난하거나 그들과 대화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황은 2일에는 조지아를 떠나 이번 순방 마지막 방문지인 아제르바이잔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