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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의 80%를 버렸다. 왜 죄책감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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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PTY CLOSET
Stuart D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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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ffreclaim

어느 날 밤 남편이 집에 와서 뉴욕에서 홍콩으로 1년 동안 전근을 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내 넘쳐나는 옷장을 다 가지고 갈 수는 없다는 말과 함께. 홍콩 아파트는 작기로 악명이 높기 때문에 짐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1년 동안 필요한 모든 물건을 기내 휴대용 수트케이스 하나와 더플 백 하나에 다 넣도록 해 봐.” 남편의 말이었다. 나를 놀리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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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내내 내 삶을 ‘콘마리’식으로 정리해보려고 애쓴 뒤, 나는 버리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내 옷장이 언제나 혼란스러운 것은 내가 옷을 잘 개지 못해서가 아니라 쇼핑 습관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낭비벽은 없지만, 백화점 세일 코너와 거대 패스트 패션 매장(엄청난 속도로 시크한 스타일의 옷들을 선보이는 H&M, 자라 등의 저렴한 브랜드들)을 자주 다니게 되었다. 1년에 몇 번씩 입던 옷들을 기부하고, 가끔은 비교적 좋은 옷들도 기부하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 나는 특권과 소비지상주의의 슬픈 클리셰에 빠져드는 걸 느꼈다.

그래서 이번 이사를 옷장과 구매 패턴을 바꾸는 기회로 삼았다. 내 목표는 처음에는 단순해 보였다. 6주 안에 필요한 옷만 남긴다, 남는 것들은 책임감 있게 기부하고 앞으로 싸지만 트렌디한 옷들은 사지 않는다.

막상 해보니 내가 가진 물건들을 그냥 없애는 건 쉬웠지만, 책임감 있게 없애는 건 어려웠다.

아래 내가 쇼핑 습관을 바꾸고 옷장 속 물건 대부분을 없애고 낡은 물건들을 놔둘 새 자리를 찾은 방법들을 소개한다.

첫째, 나는 약 1천 개의 뉴스레터 구독을 끊었다.

구매 습관을 바꾸는 것은 나와 가게들과의 관계를 뒤집는 것부터 시작될 것이다. 나는 필요한 물건을 가게들에서 찾는 대신, 메일함을 열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옷들을 살피는데 익숙해져 있었다.

깨닫지도 못하는 사이에 나는 ASOS, 에버레인, 길트, 블루밍데일스, J. 크루, J. 크루 팩토리, 샵밥, 네타포르테, 티비, 아웃넷, 미스터 포터, 니만 마커스, 렌트 더 런웨이, 갭, 갭 키즈, 포터리 반, 포터리 반 키즈, 바이 바이 베이비에서 매일 메일을 받고 있었다. 나는 이 시점에서 컴퓨터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나는 아이도 없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

그리고 옷장과 서랍에서 내가 자주 입지 않는 옷을 전부 다 꺼냈다.

속옷, 양말, 구두, 겉옷 등이었는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다.

- 불편한 것
- 가려운 것
- 너무 끼는 것
- 너무 헐렁한 것
- 전반적으로 잘 안 맞는 것
- 얼룩이 생긴 것
- 다 헤져가는 것

내 자신에 대해 기분이 나빠지게 만드는 옷들도 다 없애야 했다.

티셔츠 12장을 7장으로, 양말 17켤레를 9켤레로 줄였다. 청바지 11벌을 2장으로 줄였다. 서랍 속에 쌓여있던 추리닝 바지 6벌 중에서 내가 입는 것은 단 한 벌뿐이어서, 남는 5벌은 없앴다.

처음에는 별 것 아닌 듯했지만 없앨 옷들이 점점 많아져서, 곧 낡은 수영복, 운동복, 고등학교 때 입던 스웨터들이 든 서랍 하나를 통째로 비우게 되었다. 다 합쳐놓고 보니 나의 평범한 뉴욕 옷장에서 꺼낸 물건이 50리터 쓰레기 봉지 6개 분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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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봉투 6개!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심해지고 있는 환경 위기에 일조하는 주범인 충동적으로 산 패스트 패션 제품이 쓰레기 봉지 6개를 가득 채웠다. 이걸 어떻게 한담?

미국인은 1년에 평균 32kg의 옷을 버린다. 쓰레기 봉지 하나의 무게가 얼마인지는 잘 짐작이 되지 않았다. 내가 버리는 양이 미국 평균보다 많든 적든, 무시무시한 양이었다.

게다가 우리가 버리는 물건의 85%는 매립지에 묻히고, 기부되고 재활용되는 것은 15%에 불과하다. 이걸 아는 나는 옷이 든 쓰레기 봉지를 그냥 내놓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자선 단체에 헌옷을 기증한다고 해서 누가 입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굿윌과 구세군 등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옷이 기증된다. 기증된 옷들 중 상당량은 섬유 재활용 업체에 의해 걸레가 된다. 누구나 옷장에 8달러짜리 톱과 12달러짜리 스커트를 잔뜩 가지고 있는 지금, 중고품 할인 매장도 별로 싼 곳이 아니다.

그래서 내 패스트 패션 아이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되팔 수 있는 곳들을 찾아 보았다.

Poshmark라는 앱이 제일 괜찮았다. 중고 의류 판매자와 구매자들이 모인 친밀한 커뮤니티인 이곳에서는 패스트 패션 아이템들을 거래했지만, 이사할 날이 다가오고 있는 내가 쓰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갔다. J. 크루 스웨터와 아래의 자라 톱 등 몇 벌은 팔 수 있었다. 새 발의 피였다.

나는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옷이 필요한지 물었다.

많은 양을 처리하기에 제일 좋은 방법이 이것이었다.

없앨 옷들을 뒤지며 각 옷에 어울릴 만한 친구들을 생각하고 몇 개는 따로 빼두었다. 곧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는 친구들을 위해서는 드레스를, 격식을 차리는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을 위해서는 출근할 때 입을 만한 옷들을 빼두었다.

내가 빼둔 옷들을 친구들이 많이 가져가서 나는 놀랐다.

결국 쓰레기 봉지를 6개에서 5개로 줄였다. 남은 것들은 기증했다.

이삿짐 회사는 옷과 통조림을 뉴욕 자선단체까지 무료로 가져다 주었다. 식품은 전부 뉴욕의 무브 포 헝거와 푸드 뱅크에 갔고, 옷은 구세군에 갔다.

다섯 봉지에 든 옷 중 일부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갔겠지만, 대부분은 걸레가 되었거나, 매립지에 묻혔거나, 개발 도상국 시장으로 갔을 것이다. 개발 도상국으로 간 옷들은 현지의 제조업과 경제 성장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내가 배운 것은 무엇일까?

덜 소유하라.

내가 지닌 물건을 줄였다 해서 그 물건들이 마법처럼 지구에서 사라진 건 아니다. 새로운 집을 찾은 일부를 제외하면 내가 버린 대다수의 물건은 내 문제에서 다른 사람의 문제가 되었을 뿐이다.

이사할 때는 내가 가진 옷 전부(와 테니스 래킷)를 더블 백 하나에 넣을 수 있었다. 구두, 액세서리, 세면도구는 기내 휴대용 수트케이스에 들어갔다.

rebecca shapiro
홍콩의 새 옷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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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내게 필요한 것보다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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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옷장에 빈 공간이 많은데도, 저 사진의 옷들 중 내가 실제로 입는 옷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 중 상당수는 최근 몇 년 안에 패스트 패션 소매점에서 산 것들이다.

옷장을 싹 비운 이후 아직 새 옷을 사지 않았다. 앞으로도 한 동안 사지 않을 예정이다.

*허프포스트US의 I Just Purged 80 Percent Of My Closet. Why Do I Feel So Guilty?를 번역했습니다.

관련 기사: H&M에서 옷을 더 사기 전에 이 글부터 읽어라
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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