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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여성 14000명이 "우리는 남성 보호자가 필요 없다"고 일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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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여성 인권이 가장 억압된 나라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들이 ‘홀로서기’ 운동을 본격화했다.

사우디의 여성 인권 활동가들이 여성에 대한 ‘남성 보호자 제도’의 폐지를 사우디 왕실에 직접 요구하는 청원운동을 시작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6일 보도했다. 이번 운동을 주도한 아지자 유수프“여성도 온전한 ‘시민’으로 대우받아야 한다”며 “남성 보호자 제도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번 운동을 주도한 아지자 유수프의 페이스북

아지자 유수프(Aziza al Yousef)

남성 보호자 제도는 여성이 교육과 취업 같은 중대한 문제를 결정할 때 남성 보호자의 허락을 받고, 외출할 때는 남성 보호자가 동반하게 한 규정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우디에만 남아 있다. 남성 보호자는 아버지·남편·오빠 등이 맡으며, 남편을 잃은 여성의 경우 아들이 역할을 대행한다. 여성은 자동차 운전도 금지된다. 여행은 물론, 병원을 가려 해도 남성 보호자가 없으면 안 된다. 이런 제도는 사우디의 이슬람 보수주의인 와하비즘과 가부장적 보수주의가 결합한 데서 나온 것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억압하는 대표적 악습으로 꼽힌다.

최근 몇년새 사우디 여성들 사이에선 이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급속히 커져왔다. 특히, 지난달 세계적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가 이 제도의 폐해를 고발하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사우디 여성들은 트위터에 ‘#내가 내 자신의 보호자’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남성 보호자 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글들을 쏟아내고 있다. 청원서를 쓴 할라 도사리는 이 해시태그가 사우디 여성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청원 운동이 시작된 지 이틀만에 2500여명의 여성이 왕실 사무국으로 직접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고, 온라인 서명자가 1만4천명을 넘어섰다.

사우디 왕실은 지난 2009년과 2013년 두 차례나 유엔인권이사회의 지적을 받고 이 제도의 철폐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후 사우디는 여성의 취업 장벽을 낮추고 참정권을 부분 허용하는 등 개혁 조처도 내놓았다. 그러나 최대 걸림돌은 보수적인 고위 이슬람 성직자들의 완강한 반대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의 하미드 칸 교수는 <가디언>에 “사우디 왕실의 꽤 많은 인사들도 사실상 이 제도가 사그러들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남성 보호자 제도는 <코란>에 명시된 게 아니라 여성 보호 필요성에 대한 가부장적 이해에서 비롯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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