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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1차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이성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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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MP
Republican presidential nominee Donald Trump speaks to Democratic presidential nominee Hillary Clinton during the presidential debate at Hofstra University in Hempstead, N.Y., Monday, Sept. 26, 2016. (AP Photo/Patrick Semansky) | 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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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헴스테드) – 백악관에 놀라울 정도로 가까워진 도널드 트럼프가 월요일(미국 시간)에 무대에 올라 힐러리 클린턴이 바라던 대로 행동했다.

도널드 트럼프처럼 행동한 것이다.

유세 기간 내내 클린턴측에서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트럼프가 나타나는 것이었다. 신중하고 이성적이며 성숙한 사람, 백악관에 입성할 준비가 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등장할까 봐 우려해 왔다.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지 않았다.

트럼프는 제조업의 상실에 좌절하고 있는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 유권자들을 겨냥한 뚜렷한 게임 전략을 들고 나와 무역 문제를 놓고 클린턴을 계속 공격했다.

그러나 그는 곧 공화당 토론에서 잘 먹혔던 우두머리 수컷으로 되돌아가, 릭 라지오처럼 위협하고, 말을 끊고, 크게 콧방귀를 뀌고 어이없다는 듯 눈알을 굴렸다[주: 릭 라지오는 2000년 뉴욕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클린턴에게 패배했다. 토론 중 클린턴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다며 유세 내내 트럼프를 공화당과 분리시켜 왔던 클린턴은 월요일 밤 토론에서는 마치 미트 롬니가 등장한 것처럼 대했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과장된 낙수 효과 경제’를 지지해 왔으며, 운 좋은 아들에 불과하다고 조금은 어색하게 말했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빌린 1400만 달러로 사업을 시작했고, 부자들을 도울수록 우리가 더 좋아지며, 모든 게 거기서부터 시작한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나는 그걸 믿지 않는다.” 클린턴의 말이다.

1400만 달러라는 수치는 이번 주에 월 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기사에서 인용한 것으로, 클린턴은 상대측 연구 자료로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의 장점을 보여준 셈이다.

최고 1억 명이 시청하고 있다, 자유 세계의 무게가 자기 어깨 위에 올라가 있다는 걸 아는 클린턴은 처음에는 긴장한 것으로 보였으나 곧 자연스러움을 되찾았다. 클린턴은 트럼프에게 계속 미끼를 던졌다. 대선 중의 논의에 대한 트럼프의 기여를 설명하는데 ‘미친 crazy’라는 단어를 쓰기도 하고, 트럼프가 사실은 자신의 주장만큼 부자가 아닐 거라고 짐작했다.

“첫째, 그는 자기 말처럼 부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자신의 주장만큼 자선을 베풀지 않을지도 모른다. 셋째, 우린 그의 사업 거래를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추적 보도를 통해 그가 월 스트리트와 외국 은행에 6억 5천만 달러를 빚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어쩌면 그는 미국인들, 오늘밤 시청하고 있는 여러분들이 자신이 연방 세금은 전혀 내지 않았다는 걸 모르길 원하나 보다.”

트럼프는 미끼를 물었다. 물지 않는 법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론은 인종 문제로 넘어갔다. 트럼프는 자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에 의문을 가졌던 것이 사실 오바마를 도와준 것이었다고 변호했다. “오바마가 출생 증명서를 제시하게 만든 건 나였다. 난 내가 잘 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의 말이다.

클린턴의 반박은 가장 효과적인 순간들 중 하나였다. 클린턴은 트럼프가 부동산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대놓고 차별했다고 대중에게 일깨웠다.

트럼프는 자신이 법무부(리처드 닉슨 정부의 법무부였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에게 고소 당한 다음 사건을 해결했고 잘못한 것이 없다고 방어했다.

외교 정책으로 넘어가자 트럼프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스스로의 입장에 대해 계속 거짓말을 하느라 클린턴의 가장 큰 약점인 매 성향을 공격하지 못했다. “나는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지 않았다.” 2002년에 녹음된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다는 발언 테이프는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신이 그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번 토론이 남긴 인상은 무엇보다 ‘트럼프는 이 일들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는 대통령이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의 묘한 선거 유세는 엄청나게 낮은 기대치를 낳았지만, 역설적으로 높은 기대치도 낳았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걸 보여줘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최근 몇 주간 트럼프는 클린턴을 상대로 바짝 추격해 거의 동률을 만들었다. 그러나 선거가 내일 열린다면 클린턴이 이길 것이고, 트럼프는 첫 토론에서 이러한 역학을 바꿀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Donald Trump Couldn’t Help Himself At Monday’s Presidential Debate(영어)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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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 도널드 트럼프 1차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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