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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지자체가 장어를 '미소녀'로 의인화한 광고에 비판이 쏟아졌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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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고시마 현 시부시 시에서 양식 장어를 특산물로 홍보하는 영상을 만들었다가 큰 비판 여론에 부딪혔다.

2분에 달하는 이 영상은 남성으로 추정되는 목소리의 내레이션이 "그녀를 만난 것은 1년 전 여름이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화면에 검은 수영복을 입은 소녀가 등장하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키워줘"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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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 '목소리'는 수영복 소녀에게 방도 마련해주고, 멀리서 노란 호스로 끌어온 깨끗한 물도 공급해주고, 맛있는 음식도 해준다. 그렇게 사계절이 흐르고 다음 해 여름이 오자, 소녀는 "안녕"이라고 말한 후 물에 뛰어든다. 맑은 물을 가르며 헤엄치는 것은 (이번에는 비유가 아닌 진짜) 장어다. 이 소녀의 이름은 '우나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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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대상화, 학대 코드가 등장하는 지난 1년 간의 줄거리보다 더 충격적인 장면들이 그 다음으로 이어진다. 장어가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장면, 그리고 같은 수영장에 더 어린 소녀가 나타나 똑같이 '키워'달라고 말하는 마지막 장면이다.

(아래 사진 슬라이드를 옆으로 넘기면 광고 장면들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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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이상한 양식 장어 광고 '우나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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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일본의 청춘 영화의 스타일을 따온 듯한 이 홍보 영상을 제작한 것은 시부시 시 납세 추진실이다. 당국은 영상을 공개한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소녀를 '키우는' 배경인 수영장에 대해 "깨끗하고 풍부한 지역의 지하수"가 있는 장어 양식 환경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의 25일 관련 기사에 따르면 전체 줄거리 역시 '납세 답례품의 75%를 차지하는 장어를 소중히 기르는 모습을 그린 것이며 시민들이 상상하는 의도는 없다'는 것이 입장이다. 그러나 영상에는 ""키워"라는 소녀의 자극적인 한 마디"라는 설명이 들어가 있어 그 같은 해명이 설득력을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

아래는 일본 소비자들의 트위터 반응을 요약한 것이다.

일본은 이제 미소녀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인가? '미소녀 의인화'에 무의식적으로 숨은 차별을 모르는 것이 너무 안이하고 문화적으로 죽어있는 것이다.

미소녀를 수영장에 가둬놓고 살을 찌워서 결국 먹어버린다는 내용이잖아. 여러가지 의미에서 기괴하다.

'장어 소비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은 예술 작품'이라고 하면 이해가 간다. 이게 진짜 지역 홍보 영상 맞아? 만든 사람의 센스와 이걸 오케이한 사람의 판단력 다 괜찮은 건가?

교복 입은 소녀를 광고에 등장시키는 기업의 아저씨들이 비판 받아 왔지만, 이번에는 아예 포르노에서 흔히 쓰는 '사육'이라는 설정을 썼다. 불쾌하다는 반응이 많은 이 광고를 공개해도 좋다고 생각한 담당자의 감각이 정말 무섭다.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은 광고다. 여성을 가둬두는 내용에다가, 그게 '소녀'라서 더 나쁘다. 성적 코드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해석은 무리가 있다. 유튜브 영상 설명에는 "그녀는 '키워'라는 자극적인 한 마디를 한다"는 내용이 있다. 당국 스스로 (성적인 코드를 의도했음을) 자백하는 부분이다.

미쳤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남자가 수영복 입은 소녀를 키워 구워먹고나자 다음 수영복 소녀가 나타난다.

24일 밤 쯤에 영상에 댓글 기능이 차단됐고 제목도 '소녀 U'에서 'UNAKO'로 바뀌었다.

공식 영상은 26일 현재 유튜브에서 완전히 삭제됐다.

h/t huffpost 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