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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성 캐릭터들에게 너무 가혹하다고 헐리우드 시나리오 작가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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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rie pilby

카라 홀든은 연애와 섹스에 대한 첫 시도를 자신의 노이로제와 경직된 도덕만 가지고 헤쳐나가는 십대 소녀에 대한 소설 ‘개리 필비’를 읽고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내면의 나쁜 X The Inner Bitch’이라는 시나리오를 파라마운트에 팔아 처음 데뷔한 작가 홀든은 영 어덜트 이야기들, 캐릭터들의 단점을 조명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두는 이야기들에 관심이 있다. 변덕스러운 천재 여주인공이 나오는 영 어덜트 소설 ‘캐리 필비’가 그런 종류의 이야기다.

“이 책을 읽어보고 깜짝 놀랐다. 주인공이 처음에는 자기가 세상을 안다고 생각했다가, 책이 진행되면서 이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걸 익힌다는 게 좋았다. 그녀는 흑백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세상엔 회색이 훨씬 많다는 걸 깨닫게 된다. 나는 J. D. 샐린저, ‘프래니와 주이’를 무척 좋아하는데, 내가 ‘호밀밭의 파수꾼’을 영화화할 일은 없겠지만 ‘캐리 필비’를 읽고 이게 그와 가장 가까운 것이라 생각했다.”

샐린저의 주인공 홀든 코울필드처럼, 캐리 필비에겐 짜증나는 버릇이 몇 가지 있다. 작가 이름들을 주워섬겨 자신의 지성을 드러내고, 세상에 반항적 태도로 접근하며 자신의 믿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코울필드를 보며 그랬듯, 우리는 필비의 순진함에 매력을 느낀다. 19살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홀든이 영화화한 ‘캐리 필비’는 이번 달에 토론토 영화제에 상영되어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덜 호의적이었던 리뷰들에는 한 가지 두드러진 공통점이 있었다. 주인공이 영화의 맥락에 잘 맞아 들어가는지,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 보다는 주인공의 ‘호감도’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었다.

“캐리는 IQ가 185이긴 해도, 성격 나쁜 캐리는 자신이 굉장히 독선적이고 버르장머리 없다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헐리우드 리포터의 리뷰다.

“관객이 주인공을 특이하거나 매력적이라고 느끼게 하고 싶었던 모양이지만, 자기에게만 푹 빠진 주인공은 그렇지 못했다. 캐리는 너무 자주 오만하게 건방진 십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젊은 여성이며, 성적인 모든 것에 대해서는 ‘으웩’하는 태도를 지니고 있다.” 버라이어티의 리뷰다.

‘호감 가는’ 주인공이란 것은 몇 년 전 도서계에서 논쟁의 주제가 되었다. ‘다시 살고 싶어’의 저자 클레어 메수드는 여주인공이 매력이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퍼블리셔스 위클리에 쓴 글에서 메수드는 미심쩍은 동기를 지닌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들인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 생활자의 수기’, 필립 로스의 ‘Sabbath’s Theatre’를 예로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이 책들은 한 권도 빠짐없이 전부 남성들이 쓴 책이다. 남성이 분노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위험할 수도 있다고 여겨지지만, 여성이 분노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메수드의 글이다.

‘캐리 필비’에 대한 비판도 이런 원인 때문일까? 홀든은 그렇다고 생각한다. “정말 사실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영화 속에서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에 영화를 본다. 그걸 통해 나 역시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지 모른다. 물론 즐거운 방식으로.”

about a boy

홀든은 ‘캐리 필비’의 구조를 샐린저의 소설에 비교했을 뿐 아니라, 캐리 필비 캐릭터를 영화의 고전적 불평쟁이들과도 비교한다.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존 쿠삭, ‘어바웃 어 보이’의 휴 그랜트다.

“휴 그랜트는 그래도 된다. 그리고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에서 존 쿠삭의 캐릭터는 엉망진창이지만 사람들은 그 캐릭터를 사랑한다. 나는 여기에도 젠더 평등이 들어와야 한다고 느낀다. 우리는 여성 캐릭터가 모든 면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결점도 있고, 멋지기도 하고, 남을 좌절시키기도 하고, 영감을 주기도 하고. 우리는 그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홀든이 개인적으로 접한 헐리우드의 젠더 관련 이슈는 영화 속의 여성 묘사만이 아니다. 홀든은 여성 임원이 있는 제작사에 작품을 낸 결과 성공할 수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 그런 제작사가 많지는 않다.

“결정권자들은 가끔 자신의 모습을 반영하는 사람들을 고른다. 그래서 모든 결정권자들이 남성이라면 그들이 남성을 고용하는 걸 편하게 생각한다는 것도 이치에 맞는다. 나는 남성과 일하는 것도 좋고 여성과 일하는 것도 좋지만, 여성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독특하고 특별한 것을 영화에 가져다 준다.”

또한 홀든은 자신이 오래 전부터 액션 영화들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자신이 직접 액션 영화를 쓰겠다고 하자 ‘망설이더라’고 한다.

“사람들은 여성은 한 가지만 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성들은 훌륭한 여성 캐릭터와 남성 캐릭터를 쓴다. 작가라면 두 가지 목소리 모두를 레퍼토리로 가질 수 있길 바란다. 나는 어드벤처 영화를 좋아하고,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만큼 액션도 좋아한다. 앞으로는 그런 것들도 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그러나 홀든은 여성이 쓰고 감독하고 제작한 영화 ‘캐리 필비’ 작업을 하며 젠더에 기반한 차별에 대한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진정해질 수 있다는 것은 완벽한 천국이었다. 콜라보레이션의 멋진 분위기가 있었고, 차분하게 문제 해결을 했고, 누구도 뒤처지려 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여성이라는 사실엔 조금은 특별한 것이 있었다. 상투적인 말로 들리겠지만, 현장에는 보살피는 느낌이 감돌았다. 모두 서로를 격려하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 격려가 아주 훌륭한 것으로 이어졌다고 나는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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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US의 We’re Way Too Hard On Female Characters, Hollywood Screenwriter Explain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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