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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피카디리 플러스 건물 앞에 설치된 철심의 정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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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1일, ‘한겨레’는 종로구 돈의동의 피카디리 플러스 건물 앞 석재 볼라드에 대해 보도했다. “6개의 석재볼라드 위에는 뾰족하게 튀어나온 세트앵커가 9개씩 박혀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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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인근의 한 식당 주인은 “9월 초쯤 (이곳에 석재볼라드가) 설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 몇몇 할아버지들이 ‘사람을 앉지 못하게 하려고 설치한 것 같다’고 건물 내 상인들에게 항의했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철심이 박힌 석재 볼라드가 건물 내 상인들의 항의에 관리사무소가 설치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주변을 찾는 노인과 노숙인들이 건물 앞에서 “술판을 벌이거나 담배를 피워 손님들 발길이 뜸해졌다”는 이유였다.

상가 건물 앞에 박힌 이러한 의문의 철심은 지난 2014년 런던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당시 허핑턴포스트미국판은 “경제불황으로 노숙인의 수가 늘어나면서, 아파트와 상가 등의 입구에서 잠을 자는 노숙인들이 많아지자, 이들을 내쫓기 위해 박아놓은 것”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테스코가 입구 통로 주변에 철심을 박자, 이에 대한 항의가 쏟아졌다. 테스코 관리자는 "이 못이 건물 앞에서 흡연을 하거나, 그외 반 사회적인(antisocial) 행동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설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노숙인들이 잠을 못 자게 박아놓은 것이라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그리고 며칠 후, ‘런던의 검은 혁명가들'(London Black Revolutionaries. LBR)이란 단체의 사람들이 테스코 매장으로 몰려들어 철심위에 시멘트를 붓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테스코는 철심을 제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철심이 노숙인을 혐오하는 행동으로 비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다른 해결책을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있었던 논란을 깨끗이 종식시킬 겁니다.”

공교롭게도 그로 부터 약 20일 후에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작된 거리 벤치 개조 사업이 눈길을 끌었다. 노숙인이 편히 잠을 잘 수 있도록, 접이식 지붕과 안내문을 설치한 것이다. 당시 이 뉴스를 보도한 ‘MIC’는 이 벤치가 "도시 문제를 사회적인 예절로 해결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인간의 품위를 존중하는 태도가 돋보인다”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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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종로의 철심은 어떤 방식으로 해결될까? 일단 피카디리 플러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관리용역업체 등과 소송에 휘말려 건물 내에 공실이 많고 어려운 상황인데, 상권을 활성화하려는 과정에서 임시로 설치한 조형물이다. 노인들이 앉지 못하도록 하려는 조치는 아니었고, 이후에 상인들과 논의해 다른 조형물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밴쿠버의 벤치처럼, ‘혐오’가 아닌 ‘존중’의 방식이 되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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