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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 폭발범을 신고한 이 시크교도가 미국인들에게 남긴 메시지는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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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에서 바를 운영하는 하린더 배인스는 지난 월요일 경찰에 신고 전화를 걸어 뉴욕과 뉴저지에서 폭발물을 터뜨린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가 체포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크교도이자 1996년 인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베인스는 용의자 아흐메드 칸 라하미를 뉴스에서 보고 알아차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미국인이라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이렇게 덧붙였다.

"시크교도 미국인으로서, 저는 제가 가해자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 저는 이번 사건 이후 우리가 서로의 종교나 국적, 출신, 인종이 아니라 증거에 기반해 누군가를 겨냥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싶습니다."

베인스는 월요일 아침 뉴저지주 린덴에 위치한 자신의 가게 'Merdie’s Tavern'에 도착해서는 한 술취한 남성이 거리를 헤매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그 남성은 베인스의 가게 앞 현관에 들어와서는 최근 폭풍우로 금이 간 유리 울타리에 기대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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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하린더 베인스가 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베인스는 화요일 허핑턴포스트에 "유리가 깨져 그를 다치게 할까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그 남자를 깨워서 유리에서 떨어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일어났을 때 나는 그와 얼굴을 마주쳤고, 그 때 바로 그 남자를 알아봤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라하미를 폭발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한 바 있다. 뉴욕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는 "지명수배 : 아흐메드 칸 라하미, 28세 남성, 언론에 나온 사진 참조. 목격 시 911로 연락 바람"이라는 문자 메시지가 대량 발송됐다.

이 메시지는 뉴욕 시민들을 동요하게 만들었으며, 많은 사람들은 바짝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 때문에 적지 않은 이들은 낙인에 대한 또다른 걱정에 사로잡혔다.

파키스탄 태생인 뉴요커 수자 하이더는 뉴욕타임스에 "오늘 저 같은 유색 인종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거리를 걷다가도 테러 위협을 걱정하게 된다"며 "그러나 저 같은 사람들은 또 테러의 책임을 추궁 받아야만 하는 상황을 걱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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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스는 사람들이 "외모나 신념" 때문에 다른 이들을 지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당국이 라하미에 대한 수배령을 내린 것은 적법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누군가 범죄를 저질러 수배대상에 올랐다면,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신속하게 라하미를 체포했다. 그러나 미국의 많은 무슬림과 시크교도, 힌두교도, 아랍을 포함한 다른 지역 출신인 사람들은 이야기가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무슬림과 무슬림으로 오해 받는 사람들이 증오범죄와 이슬람 혐오 행위의 희생자가 되는 사례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무슬림과 아랍인들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는 파리 테러와 샌버나디노 테러, 캘리포니아 테러,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정치인들의 반 무슬림 레토릭의 영향으로 치솟았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번 폭발 사건을 이용해 잠재적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특별히 무슬림을 지칭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파이자 파텔 뉴욕대 브레넌센터 자유국가안보 프로그램 공동 디렉터는 가디언에 쓴 칼럼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프로파일링을 늘리자는 주장은 뉴스를 장식할 수 있지만, 계속되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건 우리를 안전하게 만드는 데 있어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파텔은 "우리는 이번 폭발 사건을 저지른 사람의 범행 동기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들이 많다. 다만 우리는 소수의 사람들이 저지른 폭력 행위를 모든 무슬림 미국인 집단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완전히 부당하다는 점은 안다"고 적었다.

하린더 베인스가 낸 성명 전문은 다음과 같다.

이번 공격에 대해 접하고 용의자가 출입구 쪽에서 잠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저는 미국인이라면 해야 할 일을 했습니다. 경찰에 신고한 것입니다. 저는 영웅이 아닙니다. 경찰, 구급대원들, 뉴욕과 뉴저지를 뭉치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든 이들이 바로 영웅입니다.

시크교도 미국인으로서, 저는 제가 가해자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믿는 종교는 모두에게 정의와 관용을 베풀라고 가르칩니다. 이런 신념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서 살아갈 수 있는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사건 이후 우리가 서로의 종교나 국적, 출신, 인종이 아니라 증거에 기반해 누군가를 겨냥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싶습니다. 저는 가족에게 더 나은 삶을 선사하기 위해 20년 전 인도를 떠나 이 나라에 왔습니다. 저는 자랑스러운 네 자녀이자 미국인의 아버지입니다. 저처럼 생긴 사람도 미국인입니다.

뉴저지 시민들은 이런 일이 벌어진 뒤에도 하나로 뭉쳤고, 우리를 갈라 놓으려는 목적으로 자행되는 이런 폭력에 맞서 우리가 함께 힘을 모을 때 우리 모두는 하나의 나라로 가장 강해진다는 사실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Sikh Bar Owner Who Found Bombing Suspect: ‘I Could Have Been Mistaken For The Perpetrator’(영어)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Witness recounts bombing suspect's shootout with police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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