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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속에 '권력의 핵심 실세'가 있다. 왼쪽에 있는 정윤회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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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 AND CHOI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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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 최순실 씨가 1위, 정윤회 씨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

2015년 1월, '정윤회 문건'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박관천 경정이 검사에게 했다는 말이다.

최순실 씨는 당시 '실세'로 통하던 정윤회 씨의 부인이자 1975년부터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최태민(1912~1994) 씨의 딸이다. 최서원으로 개명했지만 여전히 언론에서는 최순실이라는 이름으로 거론되고 있다. 사실 과거 정윤회 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오랫동안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등 활동했던 것도 최태민 씨의 사위였기 때문.

그런데 박관천 경정은 정씨보다 최태민의 딸인 최순실 씨가 더 실세라고 주장한 것. 당시 이를 보도한 동아일보는 박 경정의 발언을 "황당한 내용"으로 치부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이번 국정감사의 핵심 쟁점으로 급부상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이슈에 최순실 씨가 재등장한 것이다. 최씨는 K스포츠재단의 이사장 선임 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선일보의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오히려 조선일보를 굴복시킨 '지상 최강의 수석'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도 최씨가 천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서 “우병우 민정수석은 온갖 의혹이 제기되는데도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이유로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며 “우 수석의 민정비서관 발탁, 청와대 입성은 최순실씨와의 인연이 작용한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 9월 21일)

헬스 트레이너 출신을 청와대 고위공무원(3급)으로 채용하여 논란이 됐던 윤전추 행정관 또한 최씨의 추천이 있었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착용하는 액세서리도 최씨가 서울 청담동의 샵에서 구입하여 전해준다는 게 조응천 의원의 주장이다. 조 의원은 20일 대정부질문에서 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최순실 씨에 대한 전현직 청와대 관계자들의 발언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할 정도.

“권력의 핵심 실세는 정윤회가 아니라 최순실이다. 정윤회는 그저 데릴사위 같은 역할을 했을 뿐이다.”(전직 청와대 관계자)

“문고리 3인방은 생살이고, 최순실은 오장육부다. 생살은 피가 나도 도려낼 수 있지만 오장육부에는 목숨이 달려 있다.”(청와대 내부 관계자) (한겨레 9월 21일)

청와대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일방적인 추측성 기사로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이 의혹 해소를 위한 야당의 증인 신청을 모조리 거부하는 기이한 행동을 보이면서 의혹은 더욱 짙어져 가고 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청와대의 적극적인 해명을 주문했다.

이쯤 되면 국정감사에서 규명할 필요가 있는데도 새누리당이 “관련 증인 채택은 단 한 명도 안 된다”고 버티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 만에 하나 야당 주장과 일부 언론의 보도대로 비선 측근과 청와대 핵심이 대기업을 움직여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을 위한 재단을 설립했다면 그냥 덮을 수 없는 문제다. 노무현재단은 노 전 대통령 사후(死後)에 만들어졌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재단은 재임 중 사재 330억 원을 출연해 설립됐다. 청와대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 (동아일보 9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