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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화재에 먼저 대피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웃을 대피시키던 20대 남성이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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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10일 오후 불이 난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의 한 주상복합 건물 공사장 지하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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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에서 이웃들을 대피시키다 의식을 잃은 20대 남성이 끝내 숨을 거뒀다.

이달 9일 오전 4시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원룸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이웃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알려진 안치범(28)씨가 쓰러진지 10여일만인 20일 새벽 사망했다.

이 불은 헤어지자는 동거인에게 격분한 20대 남성의 방화로 시작됐다. 늦은 새벽 시간이었지만 안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구조됐다. 안씨 덕분이었다. 조선일보는 안씨의 활약상을 보다 자세하게 소개했다:

불이 나자 이 건물 4층에 살던 안치범(28·사진)씨는 탈출한 뒤 119에 신고하고 다시 연기로 가득 찬 건물로 뛰어들었다. 불이 난 사실을 모른 채 잠든 다른 주민들을 깨우기 위해서였다. 안씨의 이웃들은 경찰에서 "새벽에 자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나오세요'라고 외쳐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9월 21일)

안타깝게도 안씨는 스스로를 구하지 못했다. 연기에 질식해 쓰러진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0일 오전 사망했다.

안씨는 성우 지망생이었다. 동아일보는 안씨가 평소에도 어려운 사람을 돕곤 했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유족은 안 씨가 정이 많고 어려운 사람을 도울 줄 아는 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안 씨가 뇌사 상태로 이대목동병원에 입원해 있을 땐 한 자원봉사 프로그램 선생님도 찾아왔다. 가을에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신청했던 안 씨에게서 연락이 안 오자 수소문을 했던 것이다. 안 씨를 지도했던 성우학원 선생님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빈소를 찾은 A성우학원 원장 양희문 씨는 “치범이는 평소 호탕하고 남들과 잘 어울리는 유쾌한 학생이었다”며 “나중에 학원 원장 자리를 물려주겠다는 말도 하곤 했었는데…” 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동아일보 9월 21일)

안씨의 아버지는 “이웃을 구하려다 죽음을 맞은 아들을 생각하면 기특하지만 남아있는 가족에겐 고통”이라고 동아일보에 말했다. 유족은 안씨를 의사자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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