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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사진가 12명의 사진은 당신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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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ind photographer

‘눈먼 사진가 The Blind Photographer’의 서문에서 저자 캔디아 맥윌리엄은 시각 장애가 있거나 혹은 시력이 전혀 없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느린 속도로 살아간다고 썼다. 이 책은 줄리언 로센스타인이 편집한 모음집이다.

맥윌리엄의 주장의 근거는 실용적이다. “넘어질 수 있다. 환경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어야 한다. 대기를 시험해 봐야 한다 … 모든 종류의 것들이 존재하는 위치, 위협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소나와 같은 것이 연습을 통해 발달된다. 연습 그 자체가 시간이 걸린다.” 맥윌리엄의 설명이다.

사진가와 평론가들이 잘 알다시피 참을성은 좋은 사진을 찍는데 꼭 필요하다. 그냥 보기 좋은 모습만 담는 게 아니라, 질감, 무게, 느낌까지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담요를 뺨에 대고 문지르면 어떤 느낌일까. 비누 방울이 터지는 데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시각 장애가 있는 사진가들에게 있어 이 세상의 피사체들은 그저 눈으로만 본 게 아니라 느껴보고, 맛보고, 귀를 기울여 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꿈을 꾼 대상들이다. 카메라가 잡아내고자, 혹은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그리고 물론 여기에는 시간, 인내, 희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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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센스타인의 책에 담긴 전세계 아티스트들이 만든 150개의 이미지들은 볼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있다. 소재들은 우리가 알아보기 힘든 형태로 시각화되었다. 여러 가지 장애에 대한 오해가 많지만, 많은 시각 장애인들은 완전히 깜깜한 세상에서 살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영향을 받았다.

“대부분의 형태의 시각 장애의 경우 빛이 다르게 들어온다. 색깔이 변하기도 하고, 빛이 부드럽게 비쳐들기도 하고, 천이나 나방 날개처럼 작게 들어오기도 하고, 다른 온갖 방식으로 빛을 받는 세상을 볼 수 있다.”

이 사진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냥 이미지를 보는 게 아니라 그 순간의 속도, 온도, 소리를 상상해 보길 권하는 듯하다. 중국의 푸 가오샨은 마치 숨을 쉬려고 애쓰는 것처럼 카메라를 높이 들어 붐비는 지하철을 찍는다. 멕시코의 아나 마리아 페르난데스는 혼자서 트럼펫을 부는 거리의 뮤지션을 담았는데, 상상 속의 소리가 텅 빈 거리의 외로움과 충돌한다. 인도의 사트비르 요기는 바다 위에서 지는 붉은 태양을 찍었는데, 태양계의 중심이 누군가의 손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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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일부 아티스트들과의 짧은 인터뷰도 들어있는데, 왜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이야기하고 그들의 테크닉을 자세히 설명한다. 액션 피겨를 수퍼 히어로처럼 크게 촬영하는 알베르토 로란카에게는 이것은 수학의 문제다.

“나는 빛과 그림자를 구분할 수 있고, 사진을 찍기 위해 빛에 굉장히 관심을 갖는다. 삼각법을 이용해 필요한 빛의 양을 계산한다. 한 번은 기하학 수업을 떠올리며, 내가 카메라를 바닥과 피사체를 고려해 특정 위치에 놓으면 그림자 속의 각도를 상상할 수 있고 그게 내게 도움이 된다는 걸 생각해냈다. 수학 계산을 많이 하지 않고 그냥 볼 수 있는 것으로 만들어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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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들이 보기에 시각 장애인이 사진을 촬영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일 수도 있고, 너무 야심찬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이미지를 촬영한 여러 사진가들은 자신이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과 카메라 사이에 자연스러운 연결이 있다고 생각한다.

에브겐 바브카는 “사진은 일상적 존재에서 카메라 옵스쿠라의 달인이 되는 법을 익히는 시각 장애인들의 것이어야 한다.”고 한다. 바브카는 사진가이자 철학가이며, 카메라 옵스쿠라의 기원을 플라톤의 동굴 이론에서 찾는다. 동굴 벽에서 그림자들이 움직이고, 그것은 밖의 밝은 세상의 모방이라는 이론이다. 바브카에게 있어 암실은 사진이 그림자를 좋아한다는 증거다. 오직 어둠 속에서만 진정한 형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내가 만드는 모든 이미지들은 내 마음속에 존재했고, 제 3의 눈, 영혼의 눈으로 본 것이다.”

로센스타인의 컬렉션에 포함된 사진가들은 예쁜 사진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들은 사람들이 세계를 보는 방식을 바꾸고 싶어한다. “이 사진들 속에서는 희망이 전율하고 있다. 말끔한 ‘치료’를 제공하는 감상적 희망이 아니라, 내일은 삶을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이 생길 수 있다는 희망이다.” 맥윌리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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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US의 12 Blind And Partially Blind Photographers Changing The Way We See The World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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