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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시인이 한국 문단의 여성혐오 행태를 고발하며 '범죄 기록물'을 만들자고 제의했다(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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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tterstock / Mihai Simo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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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36) 시인이 문예지를 통해 한국 문단의 여성혐오 행태를 정면으로 공박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최근 발간된 '21세기 문학' 가을호에 기고한 '질문 있습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어디서 뭘 배웠기에 문단에도 이렇게 XX 새끼들이 많을까요?"라며 남성 문인들이 여성 문인들을 비하하거나 성적으로 대상화한 사례를 열거했다.

술자리에서 남자 시인 1은 여자 시인들을 같은 테이블로 끌고 오라고 남자 후배에게 시켰고, 다른 남자 시인 2는 여자 시인에게 맥주를 따라보라고 명령한 뒤 맥주가 컵에 꽉 차지 않자 자신의 바지 앞섶에 컵을 가져가 오줌 싸는 시늉을 했으며 술에 취하면 여자 시인들에게 '걸레 같은 X', '남자들한테 몸 팔아서 시 쓰는 X'이니 하는 말을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남자 시인 몇몇은 젊은 여자 후배 시인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성적 선호도 순위를 매길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김현 시인은 "문단 사람이라면 대개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우리는 여전히 '잠재적 방관자'"라며 "그런데 문단의 이런 사람들은 왜 아직도 처벌받지 않고 반성하지 않고 여전히, 그곳에, 버젓이 살아남아 가해자로 사는 삶을 이어가고 있을까요?"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문단의 페미니스트 여러분! 문단에서 벌어진 여성혐오, 범죄 기록물을 '독립적으로'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라고 제안했다.

이 글이 나오자 다른 젊은 시인들도 공감을 표시하며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로 글을 공유하고 있다.

문학평론가인 김명인 인하대 교수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문학, 문단 그리고 여성혐오'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단'이라는 곳에서는 종종 '시민 이하'의 일들이 많이 벌어져 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관대하게 보호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라며 "그러나 이젠 그런 곳을 문단이라고 보호해 줄 어떤 언턱거리도 없다. 문학이 별 게 아닌데 문단이 별천지일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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