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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노예' 피해자가 농장주를 상대로 1억8천만원의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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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흥덕구의 한 마을에서 축사 강제노역을 한 지적장애인 고모(47)씨가 19년 만에 모친과 재회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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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축사노예' 사건의 피해자인 고모(47·지적 장애 2급)씨가 가해 농장주를 상대로 19년 동안 받지 못한 임금과 손해배상을 합쳐 총 1억8천만원 상당의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고씨의 민사소송은 법률구조공단이 지원한다.

18일 청주지법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고씨의 밀린 임금을 배상받기 위한 첫 재판이 다음 달 19일 열린다.

앞서 고씨는 최근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농장주 김모(68)씨 부부를 상대로 임금 청구 소송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각 법원에 접수했다.

법률구조공단 측은 소송액 책정을 위한 검토 작업이 길어지면서 임금과 손해배상 소송을 각기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두 소송 모두 법률구조공단 지역 총책임자인 청주지부장이 직접 맡았다.

먼저 진행되는 임금 청구 소송의 소송가액은 8천만원이다.

고씨는 1997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청주시 오창읍 김씨 부부의 농장에서 19년간 무임금 강제노역을 당했다.

하지만 8천만원은 5년 치 임금과 퇴직금이다. 현행법상 임금 채권 소멸시효는 3년에 불과하다. 19년간 강제노역을 했지만 법적으로 보장된 임금 청구 기간은 최근 3년뿐이라는 얘기다.

법률구조공단이 그나마 청구 가능 기간을 최대치인 5년으로 잡은 것이다. 법률구조공단은 임금 청구 소송과 함께 김씨 부부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 신청 절차도 밟고 있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가액 1억원에는 물리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등이 포함됐다.

검찰은 고씨가 19년간 받지 못한 품삯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1억8천여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두 소송에서 요구대로 승소한다면 최소한 19년 치 품삯은 받아내는 셈이다.

법률구조공단 관계자는 "김씨 측이 변호사를 선임, 소송에 대응하고 있어 법정 다툼이 시작되면 재판부가 소송가액을 얼마나 인정해 줄지 장담할 수 없다"며 "하지만 고씨가 본 피해가 최대한 구제될 수 있도록 소송에 철저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고씨는 민사소송과 별도로 형사재판을 받게 될 김씨 부부가 피해 회복을 위해 일정 피해액을 공탁한다면 수령할 수도 있다. 고씨의 법정대리인은 그의 고종사촌인 김모(63)씨가 맡았다.

고씨는 1997년 여름 천안 양돈농장에서 일하다 행방불명된 뒤 소 중개인의 손에 이끌려 김씨 부부의 농장으로 왔다.

이곳에서 그는 19년간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하며 소 40∼100여마리를 관리하거나 밭일을 하는 등 무임금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지난 7월 1일 밤 축사를 뛰쳐나온 고씨를 발견한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 그는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김씨는 지난달 25일 형법상 노동력 착취 유인, 상습준사기, 상해, 근로기준법 위반,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으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의 부인 오모(62)씨는 상대적으로 죄질이 중해 구속기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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