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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원전밀집 1위이고, 고리 원전 주변 인구는 후쿠시마의 22배다(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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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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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저녁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 지진은 우리나라의 원자력발전소(원전) 밀집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점과 맞물려 한층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전의 국토면적당 설비용량은 물론이고 단지별 밀집도, 반경 30㎞ 이내 인구수 등이 모두 세계 1위다. 지진사고에 따른 위험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세계적으로 원전은 30개국 189개 단지에서 448기가 운영되고 있다. 13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2014년 국회에 제출한 ‘원전밀집도 국제비교’ 자료를 보면, 한국은 국토면적 9만9720㎢에 8만721㎿ 발전용량의 원전을 가동해 밀집도가 0.207이었다. 원전을 10기 이상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 중에서 가장 높다. 2위인 일본은 0.112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원전 100기를 운영해 가장 많은 원전을 보유한 미국도 밀집도는 0.01로, 한국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 이 비교를 진행할 당시 우리나라는 원전 23기를 운영 중이었는데, 현재는 25기로 늘어서 밀집도는 0.282(올해 6월 기준·에너지정의행동 분석)로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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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단지별로 본 밀집도는 더 심각하다. 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8기가 있는 고리 원전은 이미 캐나다의 브루스 원전과 함께 세계 최다 원자로(기) 밀집 단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설비용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고리 원전은 8260㎿로 브루스 원전(6700㎿)을 능가한다. 고리 원전은 반경 30㎞ 이내 인구도 380만명에 이른다. “전세계에서 원전이 6기 이상 몰려 있는 단지 중에서 주변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라고 그린피스 쪽은 설명했다. 고리뿐 아니라, 월성·한울·한빛 등 우리나라 모든 원전 단지가 세계 최다 원자로 밀집 단지 10위 안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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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 단지 안에서 동시에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전세계에 안겨줬다. 당시 후쿠시마 원전 6기 중 3기에서 핵연료봉이 녹아내렸다. 동국대 박종운 교수(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는 “정부는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지진 확률이 낮다는 점을 부각시켜왔지만, 지진 등의 사고는 급작스럽게 발생한다. 단지 내에서 발전용량이 크다는 것은 방사선 방출량이 많다는 것이고, 부근에 주민이 많이 산다는 것은 사고에 따른 피해가 그만큼 더 크다는 얘기다. 이를 고려해 ‘잠재적 위험성’을 계산하면 고리 원전이 후쿠시마 원전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으로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지진발생 확률이 낮은 편이지만, 일단 사고가 나면 그에 따른 위험성이 수십배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고리 원전의 반경 30㎞ 부근에 사는 주민들이 많다는 데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후쿠시마 원전(약 17만명)에 견주면 22배나 많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지난 6월 신고리 5, 6호기 건설허가를 승인했다. 고리 인근 지역에 이미 8기가 있는데 10기로 늘어나게 된다는 뜻이다. 그린피스는 “부산, 울산, 경주가 위치한 한반도 동남부 지역에는 무려 60여개의 활성단층이 위치해 있다.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 활성단층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분포한 곳에 원전을 추가로 짓는 것은 위험한 결정”이라고 경고한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팀 처장은 “후쿠시마의 교훈은 당국이 예상한 것 이상의 심각한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사고가 커진 것인데, 정부는 아직 그 교훈을 새기지 못한 것 같다”며 “현재처럼 스스로 축소해서 잡은 원전 내진설계 기준만 고집하고, 다수 호기 사고에 대비한 대처도 전혀 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예측불가능한 자연재해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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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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