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Korea kr

한국·일본의 핵무장을 지지하는 트럼프가 어쩌면 옳을지도 모르는 다섯 가지 이유

게시됨: 업데이트됨:
NUCLEAR
A defaced image of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is burned by South Korean protesters during a rally denouncing North Korea's latest nuclear test, in Seoul, South Korea, Saturday, Sept. 10, 2016. The U.N. Security Council is strongly condemning North Korea's latest nuclear test and says it will start discussions on "significant measures" against Pyongyang including new sanctions. (AP Photo/Ahn Young-joon) | ASSOCIATED PRESS
인쇄

북한이 지난 9일 다섯 번째이자 사상 최대 규모의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또다시 국내 정치권에서 핵무장론이 불거졌다.

해외 정치인 중에 한국의 핵무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이는 아마 도널드 트럼프가 유일할 것이다. 핵무장을 지지하는 국내 정치인들과 트럼프는 모두 자신들이 하는 말에 대해 그다지 깊이 고민을 안해봤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관련기사] '한국도 핵무기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왜 완벽한 헛소리인지 설명하는 기사

그러나 당장의 인기에만 영합하는 정치인들 외에도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부교수도 그 중 하나.

켈리 교수는 호주의 국제정치 싱크탱크 로위인스티튜트에 지난 9일 기고한 글에서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의 가장 큰 불행 중 하나는 그가 제시한 정책 중 몇몇이 실제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1. '확장억제'는 언제나 신뢰성 문제로 고생한다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란 한국과 일본이 적국의 공격을 받게 되면 미국이 본토와 같은 수준으로 방어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꿔 말하면 한국과 일본이 핵공격의 위협을 받게 되면 미국이 핵무기 또한 사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이 정말로 자국이 아닌 남의 나라를 위해서 핵 공격을 불사할 수 있겠느냐는 것. "미국이 서울 또는 도쿄를 위해 평양이나 베이징에 핵공격을 가할 것인가? 내 느낌엔 아니다." 켈리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이는 새로운 문제도 아니다. 냉전 시기에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 또한 똑같은 문제로 고민했고 결국 독자적으로 핵을 보유하게 됐다고 켈리 교수는 지적한다.

2. 한국과 일본은 핵무기의 복잡성을 다룰 능력이 있다

핵무기에 관한 두려움에는 실수로 핵무기를 발사 또는 도난당하거나, 돈을 받고 핵무기를 판매하는 등의 관리상의 문제에 대한 우려도 크다. 물론 이러한 우려는 모든 국가에게 적용될 수 있지만 행정 상태가 매우 좋지 않거나 실패국가인 경우에 특히 그러하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은 모두 현대적인 관료제와 법적 구조를 갖고 있어 충분히 믿을 만하다는 것이 켈리 교수의 주장.

nuclear weapon

3. 한국과 일본은 모두 안정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핵무기 보유 국가가 늘어나는 데 대한 또다른 우려는 이것이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안정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켈리 교수는 말한다. 두 나라 모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무력 분쟁을 일으킨 적이 없다. 켈리 교수는 영국과 프랑스가 핵을 공격적으로 사용한 적 없듯 한국과 일본도 그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4.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에 결코 핵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오랜 기간 동안 미국의 동맹이었으며 두 나라가 핵무장을 하더라도 미국이나 미국의 동맹국을 위협할 이유가 없다.

5. 동북아 군비경쟁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한국이나 일본의 핵무장을 반대하면서 가장 많이들 하는 말은 그로 인해 아시아에서의 군비경쟁이 촉발된다는 것이다. 러시아, 중국, 북한이 더 많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미 수천 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고 북한은 지난 30년 간 유엔의 결의안과 세계의 여론을 무시하고 핵무기를 개발해왔다.

중국 또한 수백 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으며 북한의 핵무장을 막기 위한 노력을 별로 기울이지도 않았다. 게다가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비핵화 상태를 유지하기 보다 쉽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를 비롯한)의 도입을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이미 동북아시아에서는 군비경쟁이 한참 진행 중이고 한국과 일본이 여기에 가세하지 않는다 해서 그게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라는 게 켈리 교수의 주장이다.

켈리 교수는 자신의 주장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적극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핵무기를 가진 나라가 적을수록 더 나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북한이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핵개발을 계속하고,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의 제한을 낮추며, 중국이 북핵 문제와 사드 문제로 계속 잡음을 내는 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이슈는 앞으로도 계속 제기되리라고 그는 말미에 덧붙였다.

수정 사항 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