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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라이' 영화 제작자는 '또라이' 짓으로 투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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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모범생 콤플렉스’가 있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사장이든, 주부든 모두에게 해당된다. 모범적인 삶만이 우리를 행복과 성공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정해진 틀에 맞추어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 내게 주어진 과제를 빠짐없이 달성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길이 하나뿐인 경우는 거의 없다. 행복과 성공도 마찬가지다. 마치 애플의 본사에 해적 깃발이 펄럭이듯이 ‘모범생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성공을 하기 위해선 무조건 이 길을 따라가야 한다는 공식을 뛰어넘는다. 대표적 예인 미국의 영화 제작자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랜스 웨일러를 만나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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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작비가 많아야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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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스 웨일러는 …. 난독증이 있었다. 어렸을 때는 언어장애까지 있어서 학교 생활 자체가 순탄하지 않았다. 그는 대학교에 진학하는 대신 영화사에 아르바이트 사원으로 들어갔다. …. 영화계에서 온갖 잡일로 조금씩 경력을 쌓은 그는 1996년 친구들과 함께 만든 미스터리 공포 영화 ‘마지막 방송’으로 뜻밖의 대박을 쳤다. 이 영화는 촬영, 편집, 배급 등 모든 과정을 디지털 장비로 만든 최초의 장편 영화였다. ‘마지막 방송’의 총제작비는 100만 원 남짓에 불과했다. …. 결국 이 영화는 제작비의 오천 배가 넘는 50억 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 그의 작업은 거대 자본과 그 자본을 움직이는 소수의 사람들이 지배하는 기존 영화 시스템에 대한 반란이었다. 웨일러는 자신이 영화 제작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는데 일조했다고 믿는다.” (책 ‘또라이들의 시대’, 알렉사 클레이, 키라 마야 필립스 저)

영화의 성공은 제작비(마케팅 비 포함)와 비례한다고 흔히 믿는다. 올해 성공을 거둔 우리의 영화만 봐도, ‘부산행’이 115억 원, ‘인천상륙작전’이 170억 원, ‘덕혜옹주’가 100억 원, ‘터널’이 107억 원이다. 적은 돈을 쓴 영화는 없다. 하지만 기존 시스템을 뒤집으면 새로운 해결 방법이 보일 수 있다. 저렴하게 찍었다고 고민 없이 찍는 것은 아니다. 비싸게 찍었다고 꼭 정성을 다한 것도 아니다. 제작비가 많아야 그럴싸한 영화가 나온다는 고정 관념이 웨일러에 의해 깨졌다.

2. 작은 기업은 메이저 기업을 상대하기 어렵다?

“웨일러가 성공할 수 있던 또 다른 이유는 시스템을 활용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사상 최초의 디지털 장편 영화를 제작하고 싶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모든 메이저 영화 제작사에 보냈다. 하지만 답변은 한 통도 못 받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쯤에서 포기하겠지만 그는 창조적 또라이답게 약간의 꾀를 부렸다. 똑같은 내용의 편지를 다시 보내면서 받는 회사의 주소를 일부러 틀리게 적었던 것이다. 메이저 영상 장비 업체 바코에 보내는 편지 내용을 소니 영화사 주소로 보내는 식이었다. 다른 회사에 보낸 편지를 읽어 본 제작사 담당자들은 중요한 경쟁에서 소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사들 간의 치열한 경쟁심을 역 이용한 것이다. 그 후 사흘간 제작사들로부터 수없이 전화가 걸려 왔다. 심지어 영사기를 공짜로 빌려 주겠다고 제안한 회사까지 있었다.”(책 ‘또라이들의 시대’, 알렉사 클레이, 키라 마야 필립스 저)

대부분 자신과 큰 상대를 만나면 주눅이 든다. 기업 대 기업의 사업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흔히 ‘갑질’이 발생한다. 아무리 당해도 이미 기가 죽어 있기에, 을에게는 당한 느낌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웨일러는 이런 고정 관념을 거부한다. 아무도 감히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한 것이다. 갑들끼리 경쟁을 시킨다. 갑은 을의 안위 따위는 신경 안 쓰지만, 다른 갑의 행동이나 결정에는 예민하게 반응한다. 모범생들이 즐겨 하듯이, 경영학 교과서에 나온 대로 제휴, 특히 큰 기업과 제휴에 필요한 조건들을 갖추려고 노력했다면, 실제로 메이저 기업들과 제휴는 어려웠을 것이다.

3. 창작뿐 아니라 사업도 창의적으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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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송’은 디지털 영화라서 굳이 필름을 뽑을 필요가 없었다. 극장으로 필름을 보내는 대신 영화 데이터를 전송하면 필름 출력과 배송, 관리에 드는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었다. …. 미국 전역으로 대용량 영화 데이터를 보내려면 인공위성을 이용해야만 했다. …. 무작정 전화번호부를 뒤져 위성 사업자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웨일러는 위성을 이용한 영화 배급을 한 번만 하고 말 게 아니라 아예 시스템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위성 전송뿐만 아니라 위성 배급의 시스템화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물어봤다. 그 업체는 상담 중간중간에 다른 업체와도 예기가 진행 중이냐고 몇 번이나 물었다. 다른 업체와 접촉한 적은 없었지만 뭔가 이상한 낌새를 챈 웨일러는 그 질문이 나올 때마다 답을 하지 않고 대화 주제를 바꾸었다. …. 결국 이 회사가 뜻하지 않은 제안을 해 왔다. 기술 연구 개발비로 웨일러에게 28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이었다.” (책 ‘또라이들의 시대’, 알렉사 클레이, 키라 마야 필립스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