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ffpost Korea kr

박근혜와 오바마는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차 확인했다. '중국'이라는 숙제도 여전하다

게시됨: 업데이트됨:
OBAMA PARK GEUN HYE
U.S. President Barack Obama, left, and South Korean President Park Geun-hye shake hands after speaking to the media at the conclusion of a bilateral meeting in Vientiane, Laos, Tuesday, Sept. 6, 2016. (AP Photo/Carolyn Kaster) | ASSOCIATED PRESS
인쇄

지난 6일 라오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갖는 마지막 정상회담이었다. 사드 배치 문제로 국내외로 진통을 겪은 후 치러진 첫 정상회담이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 대한 모두의 관심도 자연스레 사드 배치에 쏠렸다.

사드 배치에 대한 양국 정상의 입장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사드는 순수한 방어체제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사드를 처음으로 언급한 사례이지만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었다.

보다 흥미로운 언급은 사드에 대한 발언 직후에 나왔다. "오늘 나는 확장억제를 포함한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한다. 한국 방어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이었다.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란 미국의 동맹국에 대해 미국 본토와 같은 수준으로 방어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에는 핵무기, 재래식(비핵)무기, 그리고 미사일방어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에 대한 중앙일보의 해설을 들어보자:

미국이 동맹국을 핵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핵 사용을 불사하겠다는 핵 전략 용어가 확장억제다. 김용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동안 북한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하는 등 말로만 해오던 미국을 공격하겠다던 주장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핵 보유가 가시권에 접어든 상황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을 적극 동원해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9월 7일)

북한의 핵 능력이 SLBM 발사 성공 등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발달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전폭적인 '핵우산' 제공 의지를 확인한 것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이는 뒤집어서 말하면 북한의 핵 개발과 함께 국내에서도 점차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핵무장이나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 핵잠수함 보유 등에 대한 논의의 싹을 자르는 것으로도 해석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obama park geun hye

북한 문제에 레버리지를 갖고 있지만 사드 배치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중국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숙제는 여전히 남는다. 박 대통령은 근래 연이은 정상회담에서 이를 언급하긴 했으나 미흡한 수준이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국 쪽과도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드 문제를 비롯한 한·미 대 중국의 인식 차이를 좁히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심스럽다. 실제 박 대통령은 ‘중국과 소통’의 이유로 “대북 제재의 효과적 이행이나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혀, 중국과 ‘협력’보다는 ‘활용’의 관점을 강조했다. 중국으로선 유쾌할 리가 없는 인식이다. (한겨레 9월 7일)

한편 경향신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박 대통령의 "한·미·중 간 소통을 통해서도 건설적이고 포괄적인 논의를 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발언에 대해 '사드 배치 결정에 미국의 의지가 작용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미·중 소통 발언에 대해) 사드 문제 관련국가 간 소통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되지만, 이 발언은 지금까지 박 대통령이 보여왔던 사드 관련 입장과 약간 결이 다르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강력 반발하는 상황에서 한·중관계 파국을 피하기 위해 미국이 참여하는 3자 협의를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드 배치 결정에 미국 의지가 작용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드 배치가 한국 독자적 판단에 따른 주권적 조치임을 강조했던 박 대통령이 중국을 설득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미국을 끌어들인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경향신문 9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