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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지난 4월 탈북한 북한식당 종업원들에게 비행기값으로 1천만원을 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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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내곡동의 국가정보원 전경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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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초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입국한 이른바 ‘북한식당 집단탈북’자 13명이 국가정보원 요원에게 6만위안(1000여만원)을 받아 말레이시아행 비행기표를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4년여 북한식당 근무 중 알게 된 이 국정원 요원은 ‘제3국을 통해 가라’며 탈출 방법도 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겨레>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북한식당 집단탈북’ 관련 사실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13명이 중국 연길(옌지) 식당에서 일하다 친해진 조선족의 소개로 알게 된 ‘남한사람’의 주선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상하이에서 말레이시아로 갈 때 비행기표는 이 사람이 준 6만위안으로 해결했다. 이 사람이 ‘제3국으로 가라’며 탈출 방법을 알려줬는데, 이 사람이 국정원 직원이고, 국정원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도 자주 찾아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 저장성 닝보의 북한식당에서 근무하기 전 3년간 지린성 연길의 ㅈ식당에서 일한 바 있다. 이때 친분이 생긴 재중동포를 통해 알게 된 국정원 요원이 이들의 탈출을 다방면으로 도왔다는 이야기다.

이들의 말레이시아 입출국 과정도 매우 신속히 이뤄졌다. 이 소식통은 “13명이 말레이시아 공항에 내려 한국대사관에 들어갔다가 당일 바로 공항으로 이동하는 길에 말레이시아 특수경찰로 보이는 30여명이 호위해줬다고 한다. (한국)여권이 마련돼 있었고 공항에서 출국심사 없이 비행기에 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탈북자들이 통상 2~3개월 제3국에 머물다 입국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틀 만에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 정부 역시 관례와 달리 4·13 총선을 닷새 앞두고 이들의 입국 사실을 하루 만에 언론에 긴급공개했다.

이들 13명은 한국 정부가 자신들의 입국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해 불편함을 드러냈다. 북한식당 지배인 ㅎ(36)씨는 최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입국 사실을 공개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탈북 공개가) 윗사람들의 정치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대북) 제재랑 도망나온 것이랑 상관없지만 북이나 남이나 정치를 이기는 사람이 있냐”고 되물었다.

국정원은 보호센터에서 지속적으로, 여성 종업원들의 인권 상황 점검을 위한 접견 요청에 나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 대해 “종북세력이다. 나쁜 사람들이다”라고 강조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ㅎ씨는 “민변이 종북이며 나쁘다고 생각했다. 종업원들은 민변을 만나면 (북한에 있는) 부모가 연좌제로 죽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6월 이래로 여러차례 여성 종업원들에 대한 접견 요청을 거부당한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산하 서울 북한인권사무소)는 지난 8월18일 보호센터에서 이들을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소식통은 “납치냐 탈출이냐 이런 내용은 묻지 않고 비공개로 신변만 확인하는 조건으로 짧게 얼굴만 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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