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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리스 브라와 '노브라'를 경험한 10명의 이야기(후기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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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 없는 브라가 인기고, 브라렛이 유행이라지만 막상 써본 적이 없거나 주위에서 써봤다는 이야기조차 들어보지 못했다는 이들이 많다. 참고가 되기 위해, 한국 여성 독자들의 와이어가 없는 브라와 노브라 경험담을 모았다.

1. 25살, 최근까지 대학생/지금 직장인

줄곧 와이어가 있는 브라를 착용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가슴이 예뻐 보이니까! 확실히 와이어리스에 비해 옷을 입었을 때 봉긋하고 업돼 보였으니까. 그러나 예뻐 보이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여름이 되면 늘 땀이 찼고 불편했다.

그러던 몇 년 전, 학교 생활에 조금 짬(?)이 차다 보니 더 이상 예뻐 보일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와이어리스 스포츠 브라를 구매했다. 와이어리스 브라는 가슴이 답답하지 않고, 땀이 차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세계였다. 예전에 어떻게 여름에도 와이어 있는 브라를 찼는지 신기할 정도. 노브라까지는 아직 자신이 없지만, 이보다 더 편한 세계를 맛보게 되면 또 거기에 적응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2. 43살, 풀타임 직장인

원래도 답답한 게 싫어서 와이어 없는 브라를 써 왔는데, 지난해 가슴에 염증이 생겨서 치료를 받는 동안 노브라로 다니다 보니 편해서 쭉 노브라를 기본으로 생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을 겪어보니 압박하지 않아 답답하지 않고 통풍이 잘 되어 시원하고 피부를 자극하는 부분이 없어 좋다. 너무 티가 나면 좀 부끄러운가?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는데, 직장 복장규정이 까다롭지 않아 적당히 톡톡한 소재의 무늬가 있는 티셔츠 등을 입으면 별로 티도 안 난다.

3. 29살, 대학원생

와이어의 이물감이 너무 예민하게 느껴져 노와이어 브라를 착용해왔지만, 어깨가 아프고 무겁다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었다. 그러던 어느날 깜빡하고 노브라로 외출을 했는데 신세계였다. 구속에서 해방된 기분을 느낀것. 그 후로 가끔 어깨가 너무 아플때 노브라로 다니는데 몸도 마음도 뻥 뚫린 자유로운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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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이 있는 브라를 입었을 때 어깨가 아픈 느낌도 익숙하다.

4. 25살, 풀타임 직장인

와이어리스를 자주 입는 편인데, 일단 가벼워서 좋다. 처음에는 솔직히 모양이 예뻐서 끌렸다. 미국에서 몇 년 전 브라렛 붐이 일었는데, 무용할 때 스포츠브라만 입다가 보니 스포츠브라가 디즈니 공주님으로 환생한 것 같았다. 지금은 모양도 훨씬 더 다양해지고 화려해진 것 같다.

밑에 와이어도 없고, 뽕이나 패드도 없어서 가슴을 더 커져보이게 하는 효과는 없다. 그런 걸 원하는 분이라면 와이어리스는 적합하지 않겠다. 또 패드가 없다보니 순면 상의를 입을 때는 티가 날까 신경이 쓰이는 것 같기도 하고. 참 신기한 게 가슴 중간에 한 부분 티 나는 게 어마어마하게 신경 쓰이니까. 그런 거 보면 사회 문화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실감하고. 아, 잘 때는 무조건 노브라! 집에 딱 와서 브라를 벗을 때의 해방감이란!!

5. 32살, 풀타임 직장인

20대 초중반까지, 노브라 외출은 가까운 거리 정도로 종종 했어도 브라를 입을 때는 거의 와이어와 클립 등등 모든 게 있는 걸 입었다. 선택의 폭도 넓지 않았고, 그때는 남들 시선을 신경 쓸 때여서 운동할 때가 아닌 평소에 스포츠브라나 슬립을 입는다는 사실을 티 내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점점 내 몸이나 '예쁜 옷태'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와이어리스든, 노브라든 다 조금씩 더 편해졌다.

와이어리스가 주목을 받아서 좋은 점은 전보다 발품을 덜 팔고도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새 옷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새 걸 사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을 알아냈다. 와이어 때문에 한동안 못 입던 좋아하는 속옷들이 있었는데, 얼마전 구멍을 내서 브라의 등뼈 같은 와이어를 다 뽑아버렸다. 물론 옷이 상하는 걸 피할 순 없지만, 사지 않고도 새 브라가 6개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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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가 없어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6. 34살, 풀타임 직장인

거의 '노브라', 아주아주 가끔 '와이어리스 브라'(직장에서 가끔)로 지낸다. 비율로 대충 따져보면 노브라 95%, 와이어리스 5% 정도? 나에게 '노브라'는 그냥 10년 정도 전부터 조금씩 시작하게 된 '자연스러운 길'이었다. 집에서 노브라로 지냈는데, 굳이 외출할 때 브라를 하기 귀찮았고, 그렇게 노브라의 엄청난 해방감, 자유로움을 맛보니 다시 숨통을 조여오는 브래지어를 몸에 두르고 싶진 않았다. 왜 내가 '나의 편안함' '자유로운 기분'을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그걸 해야 한단 말인가?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편안함'이다.

많은 여성에게 노브라를 하기 힘든 이유는 '가슴이 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쳐다본다'는 불쾌함, 이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나도 대학생 때는 가슴이 처질까 봐 당연히 브래지어를 해야 하는 건 줄 알았으니까. 그런데 의사 등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성장기(10대)를 지난 이후부터는 브래지어가 가슴 모양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쳐다본다'는 것도, 나에게는 '나의 편안함'을 억누르면서까지 신경 써야 할 사항이 아니었다.

여름이라 노브라로 나시티를 입고 다니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 같기도 한데, 계속 이렇게 살다 보면 그렇게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왜냐면, 나를 이상하게 보더라도, 그건 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문제이니까. 내 어깨가 움츠러들 일이 아니다. 브래지어 좀 안 한다고 해서 큰일 생기는 거 아니니까, 앞으로 더 많은 여성이 답답한 브래지어를 벗어 던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7. 30살, 풀타임 직장인

2008년 미국에서 빅토리아 시크릿 매장을 처음 보고 '브라 쇼핑'이라는 신세계를 처음 경험해봤다. 특히 어깨끈이 끈나시처럼 얇거나 길이 조정 버클이 도드라지지 않고, 겉으로 드러나도 민망하지 않은 브라들을 눈여겨봤는데 하나 같이 캡과 와이어 없이 흐물흐물했다. 얇은 메쉬천을 덧댄 연보라색 망사 브라, 스판으로 된 검정색 브라, 어깨끈이 넓어 뷔스티에 처럼 사각 네크라인을 형성하는 실크로 된 브라 등, '기능성=볼륨업'이라는 공식에서 자유로워진 브라들은 더 예뻤다.

여성 해방을 외치며 노브라, 노와이어를 주창하는 게 아니라 단지 입는 옷에 따라 선호하는 브라가 다를 뿐이다. 쫄티에는 가슴 3/4 이상을 감싸는 풀컵 브라가 예쁘다. 윗 가슴이 컵 밖으로 튀어 나오면 티셔츠 표면이 팽팽하지 않고 울룩불룩해져 밉기 때문이다. 평소 즐겨입는 블라우스나 셔츠에는 윗도리만 있는 슬립을 입듯 주로 캡과 와이어 없는 브라를 입는다. 편안한 것은 물론, 외출 전 상의를 걸치지 않고 브라만 입고 화장이나 머리를 매만질때면 거울 속 내 모습이 왠지 분위기 있게 느껴져서 나 혼자 기분이 막 좋아진다.

8. 25살, 최근까지 대학생/지금 무직

입을 때는 와이어리스 브라만 하고 평소에는 노브라로 다니는데, 와이어가 있는 것에 비해서 불편한 점이 있기는 하다. 가슴이 아예 없는 수준이 아니면 서포트가 없어서 그런지 과격한 움직임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노브라로 미국에서 밖에 나갈때는 전혀 신경 안 썼는데,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보는 시선이 있다보니까 신경 쓰여서 마트나 가까운 곳 갈 때가 아니면 브라를 입는다.

관련 기사: 브래지어에 대한 궁금증 3가지
Q1. 브래지어는 언제부터 하기 시작한 거지?
Q2. 브래지어를 오래 착용하면 유방암이 생긴다던데?
Q3. 운동할 때 스포츠브라를 해야 할까?
rachelkrantz

9. 33살, 대학원생

브라를 입지 않은지 8년 정도 됐다. 본격적으로 브라를 입지 않게 된 건 그것을 안 입어도 '별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체험하고 난 뒤이다.

대학 재학 중 방문한 호주에서 만난 친구들은 브라를 선택적으로 착용하고 있었고, 노브라에 대한 편견이 없었다. "가슴은 자연스러운 것인데 왜 부끄러워 해야하지?"라고 반문했다.지극히 당연한 말인데, 그 당시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브라 없이 남 앞에 서다니? 그건 외국이니까 가능하겠지."

하지만 그 후로도 비슷한 경험들이 쌓이고, 다른 관점을 접하면서 당연시 여겨왔던 것에 의문이 생겼다.

노브라를 한다고 했을 때 엄마는 가슴이 처진다며 겁박을 하고, 친구들은 남들의 시선을 받을 것이라며 걱정했다. 누군가는 노브라가 한국적이지 않다고 했다. (브라가 언제부터 한국적인 것이 되었는지!) 하지만 그런 걱정들이 모두 타인에 기반을 둔 것이라는 것을 안 뒤에 나 자신이 편한 쪽, 건강한 쪽을 선택했다.

자료를 찾아보니 가슴 건강에 있어 브라를 하지 않는 쪽이 나에게 훨씬 유리했다. 가슴이 조이는 답답함도 없고, 소화도 잘된다. 무엇보다 내 가슴을 위해, 그리고 나 자신에게 뭣이 더 중헌가를 생각할 수 있게 된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다행히 걱정을 했던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고, 나는 노브라를 계속하고 있다.


이외에도 참고가 될 만한 다른 사례를 하나 더 소개한다. 아래는 지난 7월, 15년 동안 와이어가 있는 브라를 착용해 왔다는 미국 여성 에디터 레이첼 크란츠의 와이어리스/노브라 체험기(전문)를 요약한 것이다.


나의 작은 가슴을 정말로 좋아하기 시작했다. (너무 편해서) 집에 와서도 브래지어를 벗는 걸 까먹는다. 언더와이어(와이어 있는) 브라를 더는 참을 수 없다. 내가 더 섹시해진 것 같다, 하루 종일. 아예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채 밖에 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더 멋지고 세련된 여성처럼 느껴진다. 내가 그동안 언더와이어 브라를 입은 것은 스스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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