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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의 계절이 왔다(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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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TEN STEWART
Cast member Kristen Stewart poses during a photocall for the film "Personal Shopper" in competition at the 69th Cannes Film Festival in Cannes, France, May 17, 2016. REUTERS/Yves Herman | Yves Herman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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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간절기 필수 아이템, 예쁘고 실용적으로 소화하는 법

가을이라기엔 한낮의 열기가 너무 뜨겁고, 여름이라기엔 해 떨어진 뒤 부는 바람이 쌀쌀하다. 이럴 때는 멋도 멋이지만, 유용하기까지 치면 니트만한 옷도 없다. 니트는 아직 좀 이르지 않느냐고? 천만에. 니트는 더는 두툼한 스웨터만을 뜻하지도, 울이나 캐시미어만을 떠오르게 하지도 않는다. 실크만큼이나 얇은 카디건, 배꼽을 훤히 드러내는 크롭톱, 반짝이는 비키니로까지 진화한 니트는 이제 추위는 물론 더위마저 누그러뜨리는 전천후 아이템이다. 요즘 같은 ‘간절기’에 제격이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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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씨 크로셰 니트, (오른쪽) 메종 마르지엘라 크로셰 니트

숭숭 뚫린 구멍 사이로 속이 비치는 오묘함 때문일까? 폭염 속에서도 사랑받아온 ‘크로셰 니트’의 인기는 여전하다. ‘그물 니트’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게 시스루 룩에도 안성맞춤일 뿐 아니라, 어느 계절에나 두루 입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일 것이다. 패션잡지 보그는 일찍이 크로셰 니트를 이렇게 평가하기도 했다. “거미줄처럼 얇고 공기처럼 가벼운 맥도널드의 니트를 거부하기란 좀처럼 힘들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어느 날이고, 디자이너 줄리언 맥도널드가 크로셰 니트를 처음 선보이고 난 직후다.

크로셰 니트는 아무리 소매가 길다 하더라도 한낮에도 더워 보이지 않으며, 유독 시스루 룩에서만큼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던 남성들에게도 권할 만하다. 감각적이면서도 담백한 크로셰 니트 한 벌이면 상체 노출도 부담스럽지 않을 테니 말이다. 날씨가 더 쌀쌀해진다면? 그때야 뭐, 뻔한 수순이다. 여느 니트처럼 셔츠를 받쳐 입으면 된다. 블레이저 재킷과 치노 팬츠를 같이 입어주면 캐주얼 정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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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엔자슐러 컷아웃 니트 원피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중용의 미’를 뽐내는 니트라면 ‘컷아웃 니트’ 또한 빠지지 않는다. 컷아웃은 옷의 일부를 도려내거나 잘라낸 듯한 디자인으로, 몇 년 전부터 급속도로 부상하더니 어느새 시스루 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노출계’의 양대산맥으로 자리 잡았다. 스타일은 딴판이지만 적어도 두 패션이 지향하는 메시지만큼은 동일하다. ‘적나라한 노출보다 은근한 노출이 더 섹시하다.’ 소재가 다소 두툼한 니트라도 허리나 어깨, 팔꿈치 등에 컷아웃이 들어가면 답답해 보이지 않으며,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마저 준다. 치맛단에 트임이 들어간 니트 원피스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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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유니클로 터틀넥 니트 원톤 스타일링, (오른쪽)브루넬로 쿠치넬리 터틀넥 니트

크로셰 니트나 컷아웃 니트와 비교하면 목 부분을 감싸는 터틀넥 니트는 아직 좀 답답하다고 여길지 모른다. 어떤 터틀넥 니트는 실제로 그렇다. 한겨울에만 입어야 하고, 목도리의 ‘대체재’로 입어야 한다. 그러나 반팔이나 민소매인 터틀넥은 아니다. 지금도 입을 수 있다. 한여름에도 입을 수 있다. 카디건이나 재킷과도 입을 수 있다. 계절에 맞는 스타일링을 고민할 때 턱 밑까지 올라오는 네크라인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탈리아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허윤선 대리는 “어깨선이 둥글게 떨어지는 터틀넥 니트를 고르면 부드러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터틀넥 니트에는 바지폭이 넓고 복숭아뼈 위쪽에서 단이 끝나는 와이드 크롭 팬츠나, 복숭아뼈를 덮다시피 하는 맥시 스커트를 같이 입으면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돼 보인다”고 조언했다. 스파(SPA) 브랜드 ‘유니클로’ 쪽은 ‘원 톤’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터틀넥과 하의를 ‘깔맞춤’하는 방식이다. 가령 기장이 긴 터틀넥 니트와 소재와 색상이 같은 치마를 입으면, 간편하면서도 품위 있는 투피스처럼 입을 수 있다. 몸에 달라붙는 터틀넥이라면 느슨하게 퍼지는 주름스커트와 입었을 때 로맨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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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자라 니트 티셔츠, (오른쪽) 미쏘 니트 티셔츠

평범함을 지향하지만 마냥 평범하진 않은 놈코어 룩을 선호한다면 전체적인 실루엣부터 눈여겨보는 게 좋겠다. 그렇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이 옷이 나를 패셔니스타로 만들어줄 것이냐보다, 얼마나 편안한가가 먼저인 사람이라면 크로셰나 컷아웃보단 이런 니트에 꽂힐지 모른다. 엉덩이를 푹 덮는 헐렁한 니트 스웨터, 어떤 하의와 입든 어울릴 것 같은 줄무늬 니트 티셔츠. 이보다 더 ‘놈코어’스러운 게 어디 있을까?

넉넉하다 못해 헐렁해 보이는 니트 스웨터는 레깅스와 입기에 딱이다. 줄무늬나 패턴이 있으면 소재가 주는 따뜻하거나 무거운 느낌 대신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이 강조되며, 살짝 소매를 걷어 입으면 더욱 멋스러워 보인다. 니트 티셔츠는 비교적 얇은 실로 촘촘하게 짜여 있기 때문에 입으면 좀더 편안한 느낌인데, 색상이나 패턴에 따라 연출법도 달라진다.

줄무늬나 패턴이 있어도 색상이 차분한 편이거나 단색으로 된 니트는 오피스 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단, 바지나 스커트를 잘 골라야 하는데 깔끔한 느낌을 살리는 게 포인트다. 당연히 셔츠 위에 덧입어도 깔끔하다. 반면, 색상이 이것저것 섞이거나 패턴이 화려한 니트라면 청바지와 입는 게 좋다. 이런 니트는 오버롤과도 궁합이 맞다.

오락가락하는 일기예보를 믿지 못하겠다거나 일교차가 심한 날에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왜 그런 거 있잖은가. 이제는 식상할 정도로 유명해진 카디건 챙기기. 그냥 니트 카디건 하나면 된다. 둘둘 말아서 가방에 쑤셔 넣으면 된다. 구겨질까봐 걱정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가볍게 나갔다가 가볍게 입어주면 그걸로 감기 걱정은 끝이다. 귀찮다고? 온종일 콜록거리고 콧물 쭐쭐대는 것보다야 낫다. 안 입을 때는 어깨에 걸쳐주거나 허리에 둘러줘도 충분히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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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맨온더분 니트 카디건, (가운데) 럭키슈에뜨 니트 카디건, (오른쪽) 타미힐피거 니트 카디건

니트 카디건은 스타일링을 위한 ‘궁극의 아이템’이기도 하다. 남성의 경우 재킷은 덥고 셔츠만으로는 어딘지 허전하게 느껴진다면 옷깃이 달린 카디건을 입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재킷 느낌이 난다. 여성은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롱카디건에 핫팬츠를 입은 뒤 적당한 부츠를 신어주면 멋져 보인다. 여름에 입던 얇은 카디건은 긴소매 옷에도 겹쳐 입을 수 있다.

니트 카디건을 고를 때는 특히 치수를 잘 봐야 한다. 여성에게는 어중간한 크기보다는 정사이즈, 혹은 아예 넉넉한 핏을 추천한다. 스커트와 원피스에는 몸에 딱 맞으면서도 짧은 카디건이, 캐주얼한 옷에는 넉넉하고 헐렁한 카디건이 어울린다. 남성은 되도록 정사이즈를 입는 게 좋다. 카디건을 입었다면 맨 아래 단추는 열어둬야 자연스러워 보이고, 주머니가 있어도 지갑, 담배, 휴대전화 같은 소지품은 넣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니트류는 잘 알다시피 쉽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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