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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과 송희영 주필의 '유착' 의혹의 단서를 조선일보 지면에서 찾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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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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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영 조선일보 주필이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의 박수환(58·구속) 대표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향응성 호화 외유에 동행했다는 의혹이 공개되자 29일 스스로 물러났다.

'친박 돌격대'라고도 불리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유력 언론인'과 대우조선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고, 이날 오전 그 실명을 공개했다.

대우조선과 조선일보의 유착 의혹이 떠오른 배경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우병우 사태'에 몰린 청와대가 '되치기'를 시도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의혹을 가장 처음 꺼낸 게 조선일보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신문사의 논조를 책임지는 유력 언론인과 기업의 유착 의혹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당사자는 '금전 거래는 없었다'며 유착 의혹을 부인했지만, 일단 관련 의혹이 제기된 것 만으로도 도덕적인 논란을 피하기는 어렵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많은 글이 (대우조선에) 우호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수사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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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주필은 지난 2011년 9월 대우조선해양의 공식 초청을 받아 8박9일간 유럽 출장을 다녀올 당시 조선일보 사설을 책임지는 논설주간을 맡고 있었다. 이 기간을 전후해 조선일보에는 '대우조선'이 등장하는 몇 편의 사설이 실렸다.

조선일보는 2011년 9월 14일 '고졸 채용 늘리니 대학 가려는 전문高 학생 줄었다' 제목의 사설에서 전문계고 수능시험 응시자수가 감소한 것은 정부와 은행, 공기업이 고졸 출신을 많이 채용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라며 대우조선을 긍정적인 예로 들었다.

사설은 이어 "대우조선해양은 단순히 고졸 채용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고졸 출신을 중공업 전문가로 육성해 승진·전보·보직 인사 등에서 대졸자와 똑같은 대우를 해줄 계획을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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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또 2011년 10월 13일자 '대우조선이 간부후보로 고졸 뽑는다는 반가운 소식'이란 제목의 사설에서도 "대우조선이 우리 사회의 고민거리이자 병폐인 학력 인플레와 학벌 사회 풍토를 고쳐나갈 희망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밖에 2011년 8월 3일자 조선일보 사설('공기업 국민株 구상, 회사가 더 성장하는 계기 돼야')과 2011년 5월 18일자 사설('재벌 '총수 문화', 바꿀 건 바꿔야 한다')에서도 대우조선에 우호적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대우조선 사장은 남상태(66·구속기소)였다.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로 의심받고 있는 박수환 대표는 대우조선 비리 관련 변호사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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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조선일보 측은 "출장 후 내보낸 두 건의 사설은 모두 당시 고졸 출신에 대한 학력차별 철폐라는 시대정신과 맞닿은 내용"이라며 "대우조선해양에만 비합리적으로 우호적인 사설을 개재한 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해양에 우호적'이라고 지적한 사설 두 건에 대해서는 "현지 출장 한참 전인 2011년 5월 18일과 8월 3일에 나간 것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주제로 한 사설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송희영 주필은 박수환 대표와의 유착 관계에 대해 자신의 저서에서 친밀한 관계를 암시한 적이 있다.

송 주필은 2013년 발간한 저서 '절벽에 선 한국경제' 머리말에서 "칼럼을 쓸 때마다 색다른 제안과 허를 찌르는 비판을 해주신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사장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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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책 본문에서는 공기업 민영화에 반대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은 2001년 대우그룹이 무너질 때도 줄잡아 2조9천억원 안팎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공중분해 위기에서 벗어났다"며 공기업 민영화를 이유로 재벌에 넘기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송 주필은 박수환 대표가 친분을 과시해온 민유성 전 산업은행 총재의 리먼브라더스 매입 추진을 옹호하는 칼럼도 썼다. 민 전 총재는 2008년 9월 당시 서브프라임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했었다.

송 주필은 2008년 8월 9일 '누가 월 스트리트를 두려워하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외환은행 사는 값으로 월스트리트의 대형 증권사를 살 수 있을 지경"이라며 "잘 고르면 몇년 후 엄청난 수익을 거둘 만한 물건"이라며 매입을 적극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