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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도 동네책방 주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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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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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동2가 '철 든 책방'. 방송인 노홍철씨가 손님들에게 음료수를 나눠주며 어느새 능숙해진 솜씨로 신용카드를 긁어 계산했다.

노씨는 해방촌오거리 근처 2층짜리 낡은 주택을 개조해 이날 책방을 열었다. 재래시장 안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더듬어가야 겨우 찾을 수 있지만, 개장 첫날부터 손님들로 좁은 공간이 북적였다.

서가는 문학·여행 서적을 중심으로 꾸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에세이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부터 최근 창간한 민음사 문학잡지 '릿터'까지 비교적 종류가 다양했다.

노씨는 해방촌에 자리잡은 예술인들과 협업으로 제작한 스티커를 선물로 나눠줬다. 손님이 좀 들었냐고 묻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보다시피 책이 다 팔리고 없다"며 넉살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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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사와 출판 전문가들이 잇따라 소규모 서점을 열고 있다.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대신 주인 취향에 맞춰 선별한 책을 소개하는 동네책방 바람이 불면서다.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등 명카피를 선보여 광고계의 전설로 불리는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도 최근 서점 주인이 됐다.

이달 18일 선릉역 인근 건물 4층에 개장한 '최인아책방'은 70㎡ 공간에 5천 권가량의 책을 구비했다. 동네책방치고는 규모가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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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책방의 지향점은 뚜렷하다.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책', '쟁이들은 도대체 어떤 책을 사랑하는가' 등의 주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책을 골랐다. 상상력과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한다는 뜻에서 '생각의 숲을 이루다'라는 브랜드 슬로건도 만들었다.

그동안 서울 일부 지역에 밀집돼 있던 동네책방은 지방에도 속속 들어서고 큐레이션 주제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대전 유성구청 근처에 있는 '우분투북스'는 먹거리·건강·생태 서적 전문 서점이다. 이용주씨가 건강 관련 출판사와 도서관 활성화 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이달 중순 문을 열었다.

대전에도 여행이나 독립출판을 주제로 삼은 동네책방이 있지만, 먹거리를 주로 다루는 책방은 전국적으로도 찾기가 쉽지 않다.

우분투북스는 '건강한 먹거리로 농촌과 도시를 잇는다'는 콘셉트로 유기농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일도 한다. 소규모 유기농 농가가 겪는 판로 확보의 어려움, 도시민의 먹거리 불안을 동시에 해결한다는 취지다. 농장체험 등 농민과 도시민이 직접 교류하는 사업도 계획 중이다.

개성 있는 소규모 서점을 돌아보는 모임이 생기는 등 동네책방 문화는 갈수록 풍부해지는 모습이다. 이용주씨는 "작은 책방을 차리고 싶다는 사람이 최근 크게 늘었다. 사람들에게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 책 읽는 공간에 대한 그리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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