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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기적 섹스: 그놈들의 섹스는 잘못됐다' 작가 은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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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이기적 섹스: 그놈들의 섹스는 잘못됐다'(동녘)가 발간됐다. 이 에세이는 남성의 성과 욕망에 맞추는 성생활에서 벗어나 더 많은 여성들이 각기 다른 자신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고 요구하는 ‘이기적 섹스’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년 새 이 책은 5000부가 소진되었고, 최근 5쇄를 찍었다. 지은이 은하선(필명·28)씨는 “1쇄만 나갔으면 했는데, 발간 열흘 만에 2쇄를 찍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관심에 크게 놀랐다”고 했다. 책을 집필하던 당시 독일에서 유학중이었던 그는 귀국한 뒤 꾸준히 글을 쓰고, 여성들을 위한 섹스토이 제작·판매 사업도 시작했다. 책 발간 1년을 맞아 달라진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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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독자들의 반응이 꾸준한 듯하다.
“30대들이나 40~50대들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책 중간중간 일부러 10대 청소년부터 50대 이혼한 여성의 이야기까지 여러 인터뷰를 넣었는데,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읽어주길 바랐던 것이다. 그 의도가 통한 것 같다. 특히 10대의 섹슈얼리티를 얘기하면, 본인들만 이상한 줄 알았다가 위로받았다는 반응이 많다. 고립감에서 해방되는 경험을 하는 듯하다.”

-발간 1년이 되었는데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상이 바뀌었다. 섹스토이 브랜드를 만들어 서울 마포구 상수동 음식점 안에 ‘숍 인 숍’ 형태로 매장을 운영하는데, 밥을 먹으러 온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관심을 보인다. 음식을 먹으며 토이 정보를 공유하고 사용법을 알아보는 ‘토이파티’ 신청을 받아 한달에 2~4번 정도 행사를 연다. 대학 퀴어동아리나 40~50대 중년 여성들이 신청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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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여성들은 특히 몰래카메라 등 ‘위험한 섹스’에 노출돼 있는 듯하다.
“한국이든 외국이든 남자와 잠을 자는 것 자체가 여자에겐 어느 정도 위험성에 노출되는 일인 듯하다. ‘섹스토크’를 진행할 때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신청하는 것을 보며 이런 고민이나 경험담을 이야기할 곳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몰카에 대한 걱정이나 특히 ‘안전한 남자’를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많이 나온다. 어떡해야 ‘안전한 남자’를 만날 수 있을까? 정말 모르겠다. 단지 때리지 않고 몰카를 찍지 않는 남자면 좋은 남자라고 할 정도로 여건이 하향평준화되는 것 같다. 일단 결혼하지 않아도 여자가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살 수 있다는 생각이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친구를 갖는가도 중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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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선 토이즈’에서는 국내에서 찾기 어려웠던 제품들을 자체제작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비난도 있었을 텐데….
“책을 내고 난 직후 언론을 통해 인터뷰나 사진이 나간 뒤 정말 많은 댓글이 달렸다. ‘레즈×’이라는 욕설도 있었다. 출판사에 손편지가 오기도 한다. 40대 남성인데 한번 만나자거나, 잠자리를 하자는 얘기 등이다. 성희롱까지 쿨하게 대처하길 바라는 건가. 의문이 든다. 조영남, 신성일 등 남자들이 섹스를 얘기하면 굉장히 인기를 끌고 쿨한 남성, 능력있는 남성으로 평가받지만 저는 왜 이런 글을 쓰는가 하는 질문부터 받는다. 그래서 글과 책을 쓰는 것이고, 이런 일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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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계획은?
“'이기적 섹스'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쏟아낸 느낌이라 마지막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두세번째 책을 기획중이다.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