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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BM 발사 성공으로 북한은 사드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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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사드' SM-3 미사일의 2005년 시험발사 모습 | Stocktrek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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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성공'이라는 표현이 무색하다. 북한의 24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는 500km 가량 날아갔다. 이건 그냥 '성공'이다.

이번 시험발사가 이루어진 신포에서 500km 반경의 원을 그려보면 아래과 같은 그림이 나온다. 거의 남한 전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

북한 미사일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국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번 SLBM 시험발사에 대해 "아마 성공적일 것"이라면서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알 수 없지만 500km라면 최대 사거리거나 고각 발사를 했을 때의 최대 사거리일 것이다. 어느 쪽이든 미사일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다"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한국 군 당국은 이번 북한 SLBM이 정상보다 높은 각도(고각)로 발사됐으며 정상각도로 발사했을 경우 1,000km 이상 날아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북한이 수중사출 기술에 이어 비행기술까지 상당 수준 확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기술 진전 속도로 볼 때 이르면 연내에 실전배치를 주장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온전한 SLBM을 갖게 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SLBM 기술은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단 여섯 나라(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인도)만 보유하고 있는 첨단의 기술이다.

바다 속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에서 발사하기 때문에 지상에서 발사하는 탄도미사일보다 훨씬 신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잠수함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면 의외의 일격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SLBM은 북한의 핵무기 전략에 '반격(second-strike)'이라는 옵션을 추가해준다. 제대로 운용이 된다면 북한은 위치를 파악하기 힘든, 핵무장을 한 잠수함을 갖게 된다. 다시 말해 미국이 핵 공격을 가하더라도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전력은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이제 미국도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을 망설일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북한의 SLBM 운용에도 아직은 뚜렷한 한계가 있다. 북한의 잠수함 기술이 아직 한참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 북한의 잠수함은 (디젤 엔진 사용으로) 매우 시끄럽고 멀리까지 이동할 수가 없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의 멜리사 해넘 선임 연구원은 "북한의 잠수함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보다 추적하기 쉽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사드로 SLBM을 막을 수 있을까?

사드 배치 문제로 국내가 한참 시끄러운 시점에 발생한 북한의 SLBM 발사는 다시금 사드의 효용에 대해 의문을 던지게끔 만들었다.

군 당국은 24일 북한이 발사한 SLBM이 "50㎞ 상공에서 마하 10의 속도로 하강"했기 때문에 "사드가 40∼150㎞의 고도에서 최대 마하 14의 속도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드의 요격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 잠수함의 움직임을 군 당국이 온전히 파악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제프리 루이스는 북한의 SLBM이 사드에 대한 훌륭한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드의 레이더 범위는 120도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잠수함으로 이 각도를 피해 발사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드 배치도 필요없는 것 아닌가?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쪽은 이번 SLBM 발사 성공을 들어 사드 배치의 무용론을 설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북한의 잠수함 기술은 낙후되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사드를 무력화시키기 어렵다.

게다가 사드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는 SLBM을 북한이 곧 전력화한다고 하니 사드는 필요없다는 논리는 이미 동아시아에서 펼쳐지고 있는 군비경쟁을 둘러싼 정치심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방이 강력한 카드를 내놓으면 보다 더 강력한 카드로 맞대응하는 것이 군비경쟁의 원리다. 군은 북한의 SLBM 발사 성공을 빌미로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보다 공고히 하고 심지어 SM-3와 같은 보다 다양한 미사일 방어체계들의 도입을 추진할 것이다. '적대적 공존'이란 본래 그런 것이다.

늘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한국 못지 않게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일본 또한 곧 나름의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다. 이는 다시 중국과 한국의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동아시아의 군비경쟁은 이제 겨우 시작됐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