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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루터 킹의 명연설은 준비된 내용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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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N LUTHER KING
U.S. President Barack Obama and Brazil President Dilma Rousseff tour the Martin Luther King Jr. Memorial with a National Park Ranger in Washington June 29, 2015. REUTERS/Kevin Lamarque |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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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는 연설로 유명해진 인물이 많다. 동양이 글로 승부를 거는 문화라면, 서양은 말로 승부를 건다. 링컨 대통령은 남북 전쟁 중 펜실베니아 주 게티즈버그에서 죽은 장병을 추도하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로 유명한 명연설로 깊은 감명을 주었다. 케네디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가가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기 전에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라!’는 연설로 많은 이들에게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생각하게 해 주었다. 이들은 대통령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많은 사람이 주목하는 가운데 행해진 연설이니 높은 관심을 끈 것이 그리 신기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대통령도 아니고, 백인도 아닌 인물이 강렬한 연설로 우리 가슴에 남은 경우가 있었다. 바로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다.

martin luther king

마틴 루터 킹 주니어는 미국 인권 운동의 상징이다. 그가 가장 빛나던 순간은 1963년이다. 이 해에 25만 명 이상의 군중이 모여 워싱턴에서 대규모 행진을 벌였다.

“이 집회는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의 시위자들이 모였다. 애초 정부에 직접적으로 항의하려고 했지만, 마틴 루터 킹이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고 난 후에 온건한 방향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그가 신념을 버렸다고 비난했다. 이 모든 비난을 잠재운 것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외친 연설이었다.” (책 '마틴 루서 킹 그래픽 평전', 아서 플라워스 글, 마누 치트라카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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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것은 이 위대한 연설이 애초 원고에는 없었다는 점이다. 성경, 독립선언문, 국기에 대한 맹세 등의 다른 고전적 작품들에서 인용한 화려한 표현들로 킹의 연설이 이어졌지만 25만 명의 군중 앞에서 어쩐지 강렬함이 없었다. 이때 가스펠 가수 마할리아 잭슨이 킹에게 외쳤다. “사람들에게 꿈이 있다고 말해 주세요, 마틴!” 최근 킹이 연설에서 말했던 감동적인 문구를 상기시켜 준 것이다. 킹은 즉석에서 꿈 이야기를 연설 마지막 부분에 넣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당장 그리고 앞으로 어려움에 처할지라도, 내게는 아직 꿈이 있습니다. 내게는 꿈이 있습니다. 그것을 바로 나의 네 아이들이 언젠가 그들의 피부색이 아닌 그들의 특성으로 판단되는 나라에 살게 되리라는 꿈입니다. 오늘 내겐 꿈이 있습니다.” 즉흥적 내용이었지만 사람들은 모두 감동했다. '타임'지에서 킹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고, 몇 개월 후 최연소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되었다.

"농구선수이자 경호원이었던 조지 레블링이 연설 현장에서 킹에게 부탁하여 받은 원고는 아직도 그가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연설문에는 가장 유명한 꿈에 관한 구절은 없다. 이것이 바로 역사이자, 역사의 아이러니함이다." (책 '세상을 바꾼 100가지 문서', 스콧 크리스텐슨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