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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채집한 식물로 식사하는 사람이 있다(인터뷰,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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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브릴은 30년 넘게 채집을 해왔다.

‘와일드맨(Wildman)’이라 불리는 스티브 브릴은 신선한 식사를 하고 싶을 때 마트에 가지 않는다. 뉴욕의 공원에 가서 먹을 수 있는 식물들을 딴다.

67세의 브릴은 30년 이상 학생들, 관광객들, 식물을 잘 모르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뉴욕 안팎에서 도시 안의 녹지에서 자라는 야생 식용 식물 채집 투어를 해왔다.

수렵 채집은 열정적인 셰프인 브릴이 보통 사람에 비해 슈퍼마켓에서 식품을 덜 구입하면서 건강한 식사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해준다. 나는 그의 투어에 참여해 채집한 다양한 허브를 맛보고 빌이 준비한 야생 식물로 점심 식사까지 했다. (내 동료들은 이 말을 듣고 겁에 질렸다. 하지만 난 아주 맛있게 먹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꺼릴 사람들도 많겠지만, 수렵 채집을 통해 브릴은 전세계 식품 시스템에 대한 참여를 줄이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식품 시스템은 낭비가 심하며 효율이 낮다고 한다.

“센트럴 파크의 야생 커피로 맛을 낸 사치스러운 초콜릿 트러플부터 아이스크림까지, 나는 못 만드는 게 없다.”

일반적으로 뉴욕의 공원에서 수렵 채집은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공원 관리원들은 브릴은 봐준다. 공원 관리위원회는 1980년대에 브릴을 고용해 몇 년 동안 수렵 채집 투어를 시키기까지 했다. 브릴에 의하면 야생 식물 채집은 식물을 잘 안다면 절대 안전하고, 초보 채집가들은 전문가나 가이드북에 의존해 먹을 수 있는 식물들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브릴은 자신의 수렵 채집 투어에서 병에 걸린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알아보기 힘든 식물들도 있고, 먹어서는 안 되는 식물을 먹으면 해로울 수 있다. 그리고 야생 식물들은 도시의 토양에서 독성 물질을 빨아들일 수 있으며, 우리가 만난 전문가 한 명은 특정 식물들은 식용 가능하지만 먹지 말라고 충고했다. 뉴욕 시 보건 당국은 수렵 채집을 할 때는 늘 살충제 사용의 흔적을 확인하고, 잘 씻고, 일주일에 몇 번 이상 먹지는 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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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에서 점심식사로 만든 '오이스터스 뉴버그'를 선보이고 있다. 재료는 버섯이다.

내가 센트럴 파크에서 오후에 진행된 브릴의 투어에 참여했을 때 그는 피스 헬멧을 쓰고 흰 수염을 기르고 카키색 옷을 입고 있었다. 마치 방금 아마존 탐험을 하고 온 사람 같았다.

우리는 1시간 동안 공원을 돌아다니며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찾았다. 몇 미터마다 브릴은 먹을 수 있는 잎이나 베리를 가리키며, 아이패드를 꺼내 투어 그룹에게 자신이 그린 여러 식물의 생애주기 단계별 그림을 보여주었다. 공원 한 구석에서만 그는 거의 열 가지 정도의 식용 식물을 보여주었다. 콩다닥냉이, 블랙 체리, 미국자리공, 블랙베리, 알리아리아, 질경이, 쇠비름, 애기괭이밥이었다.

우리는 전부 맛을 보았다. 질경이처럼 풀 같은 맛이 나는 것도 있었지만, 다른 것들은 맛있었다. 블랙 체리는 톡 쏘는 맛이 났지만 달아서, 마치 맛있는 기침약 같았다. 애기괭이밥은 레모네이드가 생각났다. 콩다닥냉이(poor man’s pepper)는 후추 맛이 났다.

무성한 가시나무 덤불을 지날 때 참가자 중 한 명이 브릴에게 저것도 먹을 수 있는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뭐든 한 번은 먹을 수 있어요.” 였다.

브릴은 수렵 채집 기술뿐 아니라 채집한 식량으로 맛있고 혁신적인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능력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점심을 먹을 때 브릴은 자신이 고안해 낸 요리 몇 가지를 꺼냈다. 뉴욕의 식물과 버섯으로 만든 것이었다. 큰 오크나무 그늘 아래에서 우리는 그가 발견한 느타리버섯 요리, 야생 켄터키 커피(센트럴 파크에서 채집한 것으로 커피와 맛이 비슷하다)를 올린 초콜릿 트러플, 채집한 알리아리아로 만든 환상적인 페스토에 질경이 칩을 곁들인 것을 먹었다.

내게 친숙한 지방과 기름은 거의 들어가지 않았지만 음식들은 신선하고 날것이었으며 아주 만족스러웠다. 모래도 때도 먼지도 묻지 않은 맛있는 느타리 버섯은 맛이 풍부했고 질감이 크리미했다. 초콜릿에서 다크하고 흙 같은 맛을 이끌어 내는 켄터키 커피를 먹으니 치커리가 떠올랐다. 칩과 페스토는 내가 익숙한 것보다 섬유질이 많아 더 잘 씹어야 했지만 달콤함과 매콤함의 신기한 조합은 훌륭했다.

내가 만약 채집을 하러 간다면 나는 조심할 것이다. 예를 들어 야생 버섯을 따는 건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식용 버섯과 닮은 독버섯을 실수로 따곤 한다. 뉴욕 시 보건 당국은 채집자들에게 버섯을 딸 때 특히 조심하라고 말한다.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겠으면 먹지 말라.” 뉴욕 시 보건 당국 대변인 제레미 하우스의 말이다.

도시의 녹지대에서 식물을 채집하면 납 등 독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고 웰즐리 대학의 환경 지구 과학 교수 댄 브라밴더는 말한다.

“민트나 겨자 같은 야생 허브의 경우 표면적을 많이 차지하고, 흙과 가깝기 때문에 흙이 입 표면에 닿을 수 있다. 그때 금속들이 묻을 수도 있다.” 브라밴더가 허프포스트에 보낸 이메일이다.

브라밴더에 의하면 흙은 어디에 있는 흙이냐에 따라 워낙 다르기 때문에 허브 채취에 대한 일반적인 추천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도심 환경에서 겨자를 채집하는 건 결코 추천할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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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파크에 열린 블랙 체리

브릴은 젤-O 푸딩 팝이 혁신적인 음식이던 시절부터 채집을 시작했고, 야생 음식을 찾고 요리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았다. 그는 이에 관한 책도 몇 권 냈고, 식용 식물을 알아보는데 사용하는 앱을 판매한다.

바쁜 일정 중에도 그는 식용 식물을 채집해 먹는다.

“투어를 하느라 아주 바쁘지만 그래도 조금씩 채집한다.” 브릴은 자신이 먹는 과일과 채소의 30~40%가 야생이라고 말한다.

“나는 일주일에 사나흘 정도 요리한다. 내가 하는 모든 음식엔 야생 재료가 들어간다.”

몇 년 전부터 채집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환경에 자신의 식단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셰프들이 해변과 길가에서 재료를 찾고, 사람들에게 자신이 사는 도시에서 채집하기 좋은 곳을 알려주는 인기 웹사이트도 있다.

야생 식량을 찾는 것은 슈퍼마켓에서 식품을 사지 않고도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전세계 공급망의 마지막 고리인 슈퍼마켓은 매년 15억 톤 가량의 식품을 버린다.

채집은 집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미국의 평균적 가정은 구입하는 식품의 4분의 1 정도를 버린다. 그러니 가게에서 음식을 사는 것을 피하면 경작했다가 버려지는 음식의 양이 줄어든다.

“전세계에서 온 음식을 사는 대신, 사람들이 정원에서 깎아버리는 풀을 뽑아서 먹으면 환경에 더 적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브릴의 말이다.

브릴이 설득력있는 도시 채집 전도사이긴 하지만 뉴욕의 공원에 있는 식물을 파괴하거나 제거하는 건 불법이다. 1980년대 중반에 투어 참가자로 가장한 공원 관리인들이 센트럴 파크에서 뽑은 민들레를 먹었다는 이유로 브릴을 체포한 적이 있다.

브릴의 죄목은 공원 부지 내의 식물을 제거한 ‘범죄 행위’였다. 고발은 결국 취소되었고, 브릴은 얼마 뒤 공원에 채용되었다. 규칙에는 어긋나지만 관리인들은 더 이상 채집을 트집잡지 않는다고 브릴은 말한다. 뉴욕 시 공원 관리국은 공식적으로는 지역 생태계에 해가 될 수 있다며 채집을 막는다.

“인간이 즐기는 식물들 중 상당수가 우리의 연약한 자연 도심 생태계 균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이 섭취하기 위해 제거하는 것은 다른 식물과 동물들이 그 식물의 혜택을 못 받게 하는 일이다.” 시 공원 관리국 대변인 마리오 로페즈가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그러나 브릴은 음식을 사는 것보다는 채집하는 게 사람들이 자연 환경을 감사히 여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건 전부 재생 가능하다. 사람들이 잡초라고 베어버리는 것들이다. 우리가 재생 가능한 자원을 더 소중히 한다면 재생 불가능한 자원들도 더 잘 돌보게 될 것이다.”

*허프포스트US의 This Guy Makes His Meals From Plants Found In Public Parks를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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