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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을 앞둔 고등학교가 학교 건물 입구에 학부모 안내문을 붙인 이유(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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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남자 고등학교가 학생들의 자립심을 고취하고자 이른바 '헬리콥터 부모'의 학교 출입을 막아 화제에 올랐다.

헬리콥터 부모는 자녀 주변을 헬리콥터처럼 맴맴 돌면서 자녀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과잉보호하려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19일 워싱턴포스트와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아칸소 주 리틀록에 있는 '소년을 위한 가톨릭 고등학교'는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지난 10일 학교 현관에 헬리콥터 부모에게 보내는 공지문을 한 장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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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학교에 가져오는 것을 잊고 나온 점심 도시락, 교과서, 과제물 등을 대신 가져오셨다면, 몸을 돌려 학교 건물 바깥으로 나가세요. 당신의 아들은 당신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겁니다"

학교 측은 운전할 때 무조건 정지해야 하는 도로교통 표지판인 '스톱 사인'을 공지문 위에 붙여 출입 금지를 강조했다.

이 학교 페이스북 계정에도 올라온 공지문 사진과 글을 19일 현재 7만 명가량 조회하고 11만8천 명 이상이 공유했다. 3천763명은 댓글을 남겼다. 댓글 대부분은 학생의 자립심과 책임감을 높이려는 학교 측의 방침을 지지하는 글로 채워졌다.

한 사용자는 "지금껏 본 표지판 중 최고"라고 평했고, 다른 사용자는 "학교 측이 마땅히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썼다. 우리 식의 '금수저', '은수저'와 같은 유명한 영어 격언을 써 "요즘 아이들은 '모든 것이 은쟁반 위에 올려진 상태'로 유복하게 성장한다"면서 부모 의존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는 "몇 번 점심을 거르다 보면 아이들이 도시락을 가져가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라면서 "뭔가를 집에 놓고 직장에 갔다가는 해고당하기에 십상인 만큼 책임감을 스스로 배우는 데 최고의 방법"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처사가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사용자는 "배고프면 학생들이 잘 배울 수 없다"면서 어리석은 방침이라고 했다. 또 다른 부모는 "아동 학대"라고 주장했으나 이런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스티브 스트래슬 교장에 따르면, 사립학교인 '소년을 위한 가톨릭 고교'는 오래전부터 학생들이 까먹은 지참 물을 부모가 가져다주는 것을 금지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방침을 잊고 최근 학교로 오는 부모가 늘자 스트래슬 교장은 공지문을 붙였다.

스트래슬 교장은 "도시락을 안 가져온 학생은 친구에게 돈을 빌려 학교 식당에서 배를 채울 수 있고, 책이나 체육 비품 등은 학교에 여분이 있는 만큼 선생님에게 말해 대여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엄마나 아빠가 없을 때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자립 능력과 책임감을 키워주는 우리 학교의 여러 방침 중 하나"라면서 "우리 학교 학부모 중에선 불만을 터뜨린 이는 없지만, 모든 학교에 이 원칙을 권유하진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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