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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는 점점 더 엉망진창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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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AD
Seoungju residents chant slogans during a protest against the government's decision on deploying a U.S. THAAD anti-missile defense unit in Seongju, in Seoul, South Korea, July 21, 2016. The banner reads "Desperately oppose deploying THAAD". REUTERS/Kim Hong-Ji | Kim Hong-Ji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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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방부는 북한보다는 자국민에 대한 심리전에 능하다.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국방부가 의지하는 것은 그 효용도 의심스러운 대북 확성기 방송 정도에 불과하지만 (게다가 최근 이 확성기 도입 사업까지 비리 의혹으로 얼룩졌다) 사드 배치에 대한 국민의 반발은 노련한(?) 심리전 전술로 흐트러뜨린다.

올해 초까지 '아무런 논의가 없었다'며 사드 배치설에 대해 무조건 부인하는 역정보 전술부터 배치가 결정된 이후에는 꾸준히 '관계자'들을 통해 (칠곡을 비롯하여) 여러 지역이 관련된 배치설들을 흘리는 기만술까지... 그나마 이게 대한민국 국방부니까 망정이지 만약 북한 국방부였으면 이미 적화통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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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이번에는 성주군민들을 상대로 능숙하게 내분책을 구사했다. 이른바 '제3후보지'에 관한 것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17일 성주군 주민 간담회에서 사드 배치 제3후보지 대안에 관하여 "지역 의견으로 말씀을 주시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한 가지 단서가 붙었다. "주민들 사이에 먼저 의견이 조율돼야" 한다는 것.

그러자 성주군민 사이에서 사드 배치 자체를 철회하는 입장과 제3후보지를 선호하는 입장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다. 18일 열린 성주 사드배치 철회 투쟁위원회와 성주군민 간 토론회에서는 이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심지어 몸싸움까지 벌어졌다고도 한다.

제3후보지로 가장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은 롯데스카이힐 성주CC 골프장. 국방부는 18일 성주지역 내라면 군사적 효용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발언으로 제3후보지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심지어 대구경북 지역신문인 매일신문은 19일 "롯데골프장이 최적지"라는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전언을 싣기도 했다.

이번에는 골프장 인근의 김천시가 반발했다. 김천시·김천시의회는 18일 발표한 '롯데스카이힐 성주CC 사드배치 반대 공동성명서'를 통해 "김천시와 인접한 성주군 초전면 성주CC가 사드배치 제3후보지로 거론돼 지역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제3후보지에 대한 이야기를 그간의 사드 배치 결정 과정과 비교해 보면 여러 가지 의심이 든다. 당초 "한미가 군사적 효용성 등을 면밀하게 따져본 결과" 최적합지로 결론 내린 곳이 기존의 공군 방공포대가 있는 성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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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 사용되는 X밴드 레이더 AN/TPY-2

'한미'가 함께 성산포대를 최적지로 결정해 놓고 다시 이를 변경하는 것을 사드의 배치와 운용을 모두 맡게 될 주한미군과 협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공군 방공포대가 이미 배치되어 있던 곳을 사드 포대로 변경하는 것보다 골프장을 사드 포대로 만드는 것이 더 많은 예산과 시일을 소모하게 될 것이라는 것도 쉬이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일보는 19일 사설을 통해 제3후보지 논란에 대해 "정부의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정책이 주민들의 분열과 갈등만 초래한 셈"이라고 평가하며 "일각에서는 정부가 주민 설득에 실패해 혼란을 자초했던 제주 해군기지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기존 후보지(성산포대)와 제3후보지의 핵심적인 차이는 주민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지역과의 거리 차이다. 성산포대는 읍내에서 1.5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반면 가장 '유력'하다는 롯데골프장은 이곳에서 18km 가량 떨어져 있다. 이는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 논란으로 직결된다.

사실 지금 상황에서 국방부가 정말로 해야 할 것은 사드의 전자파 유해 논란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주민에게 설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그런 어려운 설득 작업 대신 또다시 즐겨 구사하던 심리전을 택했다.

성주의 사드배치 철회 투쟁위원회는 이 사안에 대해 19일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20일에 재개할 예정인 대책회의에서도 격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의 대남심리전은 이번에도 성공적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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