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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곧 꺾인다는 '기상청 희망고문'에 대한 인터넷 댓글들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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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기승을 부리고 있는 폭염과 열대야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기세다. 지난주부터 이어지는 ‘폭염 고비’ 예보도 번번이 어긋나면서, 누리꾼들의 볼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폭염이 한풀 꺾일 것”이라는 보도는 지난 8월 11일께부터 부쩍 늘어났다. 이날은 전국이 올여름 최고기온(경북 경산, 비공식기록 39.5도) 기록을 갱신했을 정도로 더웠다. 2008년 폭염특보제가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섬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을 정도였다. 당연히 언제쯤 폭염이 덜할지가 큰 관심거리였다. 당시 기상청은 “이런 더위는 광복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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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폭염 종료 시점은 점점 미뤄졌다. jTBC에 따르면 기상청이 밝히는 폭염 종료 시점은 15일(월), 18일(목), 21일(일)로 세 차례나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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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강민진 기자

‘다음 주말이면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비슷한 예보만 열흘째 이어지며, 시민들은 ‘기상예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포털 <네이버> 19일 낮 12시 기준 생활문화 부문 가장 많이 본 기사 3위와 10위가 날씨 기사인데, 도합 170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기상청을 성토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끝난다, 누그러진다, 한풀꺾인다, 기세가 약해진다, 물러간다 일주일 넘게 듣고 있는 돌림노래(ozon****)” “맨날 다음주래 그말은 나도 하겠다”(mj83****)며 불만을 나타냈다. 한 누리꾼은 “여름내내 희망고문 중이지. 7월엔 비, 태풍으로… 7월말 부터 지금까지는 폭염으로 희망고문 중”(ps37****)이라며 기상청을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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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상청 예보를 두고도 언론사마다 내다보는 폭염의 기준이 다른 것도 피로감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15일자 <한겨레>와 <조선일보>는 각각 1면에 ‘폭염, 꺾인다’ 와 ‘이번주도 땀 뻘뻘’ 상반된 기사를 실었다. 실제로 14일은 폭염경보에서 폭염주의보로 한단계 내려갔지만, 16일 오전에는 다시 폭염경보로 격상된 바 있다. 폭염경보는 35도 이상의 날씨가 이틀 이상 지속될 때, 폭염주의보는 33도 이상의 날씨가 이틀 이상 지속될 때 발령한다.

기상청을 출입하는 이근영 한겨레 기자는 “더위가 꺾인다는 것은 수치상의 기준이 아니라 체감하는 더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폭염의 기준이 33도(폭염주의보)다. 수치상 32.9도가 되면 폭염이 꺾였다고 하겠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폭염이 꺾였다고는 할 수 없다. 실제 체감하는 더위가 얼마나 지속되는지가 중요하지, 수치상으로 어떤 기준을 두고 넘냐 안 넘느냐를 운동선수 기록 경신하듯 볼 일이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도심 복사열과 열대야 현상까지 겹친 올여름의 무더위는 체감상 쉽게 수그러들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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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앞둔 19일 현재, ‘주말이면 폭염이 누그러질 것’이라던 기상청의 예보는 ‘다음주 중반쯤 누그러질 것’으로 또다시 미뤄진 상태다. “다음주 다음주 다음주 지금 한달째 다음주야”(saku****) “3주전부터 폭염 곳곳 소나기. 이거 하나로 때움. 양념은 오늘이 절정 오늘이 고비, 주말 절정 주말꺾여 담주꺾여 이거로 돌려막기”(moon****)라며 ‘복붙 예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밤에 잠들기전에 주말에 사그라든다고 봤는데 꿈이었나보네”(92gk****)하는 댓글은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아예 예보 자체를 믿지않거나, 해외 기상청 소식을 공유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냥 언제 더워가 누그러진다는 얘기 자체를 하지마. 내가 알아서 판단한다.”(nrpr****) “해외 기상사이트는 한국 서울 기온이 다음주 목욜부터 내려간다고 되어있는데 (기상청은)일요일부터 꺾인다고 할 때부터 이상하더라니.”(anee****) 잇따른 폭염 예보 실패로 ‘구라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거론되는 기상청, 정말 다음주면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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