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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현동 포차 거리'가 강제로 철거됐다(사진,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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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포차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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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새벽 5시40분. 서울시 마포구 아현동에 있는 이른바 '아현 포차거리’에 깔렸던 어둠이 밀려나자, ‘공무수행’이라고 적힌 트럭 2~3대, 소방차 2대, 경찰 병력 100여명이 포차거리로 모여 들었다. 이어서 ‘강타 이모집’, ‘정든집’, ‘행운집’ 등의 간판을 내걸고 영업 중이던 가게 맞은편으로 대형 버스 2대가 섰다.

연두색(마포구청 관계자)과 주황색(용역 직원) 조끼를 나눠 입은 170여 명의 마포구청 관계자와 용역 직원들이 포차 앞쪽으로 줄지어 섰다. 이날 ‘아현동 포차 거리’에 대한 강제철거(행정대집행)이 진행되면서 구청 직원들과 용역 직원들, 포차 상인들과 시민들 간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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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체철거 소식을 접한 시민들 5~6명은 포차 건물 안쪽에 들어가 있었다. 구청관계자와 용역 직원들은 포차 상인과 시민들을 끌어낸 뒤, 경광봉을 들고 창문을 깨고 문을 뜯어냈다.

일부 용역 직원들은 포차 건물 위로 올라가 가스와 전기를 끊었다. 포장마차 건물 안에 있던 냉장고, 싱크대 등 집기들이 거리에 쏟아졌고, 포크레인 2대가 들어와 포차 건물을 차례로 부쉈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상인들이 항의하고, 통곡하다 실신해 끝내 병원으로 실려갔다. 용역 직원 등과 충돌이 있던 일부 시민도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새벽 6시부터 진행된 철거는 오전 9시께까지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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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집’을 운영하는 상인은 “잘 사는 사람도 살고, 못 사는 사람도 함께 살아야 한다. 이 땅이 아파트 주민들 땅입니까? 이 포장마차에 내 청춘을 다 보냈다”고 절규했다.

마포구청의 강제 철거 배경에는 2014년 준공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주민들의 민원이 있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입주자대표회의는 올해 초 교통 불편과 미관상의 문제로 ‘아현 포차’ 철거를 요구했다. 이 아파트 일부 주민들도 지난해부터 “학생들의 통행 불편” “교육 환경 저해” “미관상 좋지 않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더니, 지난 1월에는 집회를 열어 ‘포차촌’ 철거를 구청에 요구했다. 구청쪽 관계자는 “지난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6월30일까지 비워달라는 자진철거 명령을 내렸고, 적법한 절차에 따른 행정집행”이라고 밝혔다.

‘아현포차 지킴이’ 관계자들은 “할머니 몇 분들이 운영하는 가게 몇 채를 없애려고 용역 직원 100명과 많은 경찰과 공권력이 투입됐다”고 비판하면서 “마포구청장과 담당 직원은 휴가 중에 강제철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아현포차 철거’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총선 공약이었다”며 “노 의원은 무엇이 ‘더불어’ 사는 것인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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