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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의 대화를 엿볼 수 있는 책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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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긴 지역이 나왔다고 한다. 심지어 지난 7월은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되었다. 이런 더위에는 가능하다면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그리고 더위를 잊게 해줄 일상과는 다른 활동이 필요하다.

우리의 조상들은 주로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자연을 벗했다. 계곡과 강가, 그리고 폭포 옆에서 무더위를 잊었다.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리며 놀았고 흥이 나면 술도 한잔 했다. 조상들의 대부분 활동은 다 따라 할 수 있는데, 가장 어려운 것이 시를 짓는 예술 활동이다. 조상과 달리 우리에게는 예술가 DNA가 별로 남아있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예술가가 될 수 없다면, 예술가를 만나서 더위를 이겨보면 어떨까? 집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집에서 나오지 않고 편하게 예술가를 만날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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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가를 이룬 예술가 8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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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마당'과 '멋'이 부도나고, 제가 실무 수습을 해야 하는 이상한 역할을 맡게 됐어요. 1년 후 모든 게 해결되고 나니 갈 길이 막막한 거예요. 그래서 택한 길이 제 스튜디오를 내는 것이었어요. - 시각디자이너 안상수”

“사실 자신이 없기도 했어요. 그런 시류에 따라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봤자 떨어질 게 뻔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때 같이 밥을 먹던 친구 중에 지금도 열심히 작업하고,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민정기라는 친구가 있었어요. 자기는 가지고 있는 능력 중에서 그림 그리는 능력이 제일 뛰어나기 때문에 돈도 벌고 이름도 얻기 위해 미술대학에 왔다고 하더군요. 굉장히 뜨악했던 기억이 납니다. - 미술가 임옥상”
(책, ‘진중권이 만난 예술가의 비밀’, 진중권 저)

구본창, 송효상, 문성근, 임옥상, 이외수, 강헌, 안상수, 박찬경. 이름만 들어도 그들의 활동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자신만의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다. 구본창의 영화 ‘취화선’ 포스터, 안상수의 폰트 ‘안상수체’ 등 이들의 작품은 우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존재한다. 예술가로서 일가를 이룬 과정은 사뭇 감동적이다. 감동을 만끽하며 그들의 예술 세계에 빠져보면 더위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 미학자 진중권이 만나서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2. 일가를 꾸려가는 예술가 2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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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 좀 나댔지. 노래하고의 인연은 오래 됐어. 어렸을 때는 하루도 노래를 안 한 날이 없었어. 노래하는 게 삶의 한 부분이었으니까. 학교합창단, 교회성가대…, 대학도 <대학가요제>에 나가려고 들어간 거고. 어렸을 때 나는 내가 천재적으로 노래를 잘하는 줄만 알았지. - 싱어송라이터 솔가”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는, 만약에 꽉 채워야 되는 지식이 100이 있다면 저는 한 1부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시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연극영화과를 나온 친구들이나 아니면 어렸을 때부터 연극반이나 연극을 보면서 ‘아 이거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아이들, 그런 사람들에 비해서 저는 일 정도의 정말 미미하고도 미미한 그 희망 비슷한 걸 가지고 시작을 했어요. - 연극배우 황재열”
(책, ‘오픈레코즈’, 변인숙 엮음)

일가를 이미 이룬 예술가도 있지만, 자신의 일가를 꾸려가는 예술가들도 있다. 노래와 그림, 영화, 연기, 글, 출판, 팟캐스트, 기획 등 정말로 다양한 장르에서 지금도 그런 일들은 진행 중이다. 이들의 이야기가 책 한 권에 모여있으니 흥미롭다. 각 예술의 제각각 다른 이야기지만 복잡하지 않게 여겨지는 것은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다. 모두 삶과 일이 분리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런 삶이 부럽게 느껴진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들린다. 우리 이웃에 있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더위를 잊을 수 있다.

3. 또 다른 분야의 예술가 7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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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에 아트마케팅을 접목했습니다.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약간의 운동, 그 운동을 장사로 하자는 것이죠. 유통이 중요한 영역인데 대기업이 완전히 석권하고 있습니다. 요즘 재벌은 대부분 유통재벌 아닙니까? 유통이 생산을 조절하고 소비를 마케팅합니다. 장사의 목표는 이윤 추구죠. 하지만 가치가 이윤과 충돌할 때는 긴 호흡으로 공부해서 그 가치를 끌고 가야 합니다. 쌈지농부는 그런 지속가능한 가치를 추구하죠. - 쌈지농부 천호균”

“그때 제 자신의 욕망에 눈을 떴죠. 결코 사라진 게 아니라 마음 한구석에 엄연히 존재하는 것들, 감성과 욕망을 다시 세팅하고 도시를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되겠다, 꼰대 소리 듣겠구나. 좋아! 열심히 따라다니면서 이 감성을 배워보자고 결심했습니다. - 홍대 클럽데이 창안자 최정한”
(책, ‘도시기획자들’, 은유 외 저)

앞서 진중권과 신촌콘서트라는 매개체로 연결된 예술가들을 만나봤다면, 이제는 ‘도시’라는 소재 속에 모인 예술가들을 만나볼 차례다. 이들은 각자 연마해 온 방식으로 삭막한 도시를 살 만한 공간으로 바꿔가고 있다. 무채색의 도시는 이들을 만나 전혀 다른 빛,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해간다. 기본적으로 도시는 더 덥다.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 그에 대해 나온 바 있다. 이렇게 더운 도시를 멋진 곳으로 만들어가는 예술가들과 만나면 에어컨 비 걱정 없이 도시 생활을 할 수 있는 힌트도 구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