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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자레드 레토는 영화 속 악당 중 최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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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cide squad

헐리우드는 언제부턴가 극악무도함이 과장과 동의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가장 평범한 형태의 영화 속 사악함은 현란한 치장을 하고 있다. 조금 거창한 타락이 재미있을 수는 있지만,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우리가 과도함의 선을 넘었음을 증명한다.

물론 나는 주로 자레드 레토에 대해 말하고 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쥐를 선물하는, 언제나 캐릭터에 빠져 지내는 메소드 연기로 사이코패스 조커를 불쾌할 정도로 계산되게 표현한 레토 말이다. 레토는 자신의 연기를 자랑스러워 한다. 그가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부푼 자아가 느껴진다. 지난 한 해 동안 이 역을 얼마나 널리 알려왔는지 생각하면 상당히 적게 등장한다(잘했어, 워너 브로스). 레토는 유튜브에서 폭력 범죄 영상을 보며 이 역을 준비했다고 말했지만, 그의 연기는 범죄 연구보다는 체크리스트의 결과로 보인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비우면 질 수 없어’를 주문으로 삼았나 보다. 그 느린 광기어린 웃음? “모든 악당들은 이걸 가지고 있어.”라고 말하고 거울을 보며 계속 연습했던 게 아닐까. 그리고 말할 때는 후두음으로 떠들어야겠네. “안녕, 나 왔어. 날 미스터 J라고 불러줘!” (정말이다. 그는 현장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미스터 J라고 부르게 했다.)

레토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모든 것을 지나치게 과장한다. 물론 그가 인터뷰에서 흘렸던 칭찬에도 불구하고, 레토는 자신이 ‘다크 나이트’에서 히스 레저가 보여주었던 진한 연기, ‘배트맨’에서 잭 니콜슨이 연기한 광기어린 조커보다 한 단계 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레토에겐 그들의 음울한 복잡함이 없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는 대의가 있는 테러리스트였다.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조커는 웃음거리에 불과하다. 별로 흥미롭지도 않은 웃음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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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토는 올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제시 아이젠버그가 했던 것과 비슷한 실수를 했다. 아이젠버그에겐 광기만 가득할 뿐 동기는 없었다. 이 배우들은 사회학적 분석이 필요한 미친 조현병을 묘사하려 했지만 결과는 코스튬을 입은 악동들이었다. 코믹북에 기반한 영화라 해도 살인자의 병리학을 익살스러운 스테레오타입과 틱으로 축소해선 안 된다. 과거의 조커들은 그걸 피했다. ‘배트맨 포에버’에서 짐 캐리의 코미디 타이밍이 그랬고, ‘엑스멘’에서 이언 맥켈런이 공감가게 연기한 매그니토가 그랬다. 그러나 아이젠버그와 레토는 의기양양하고 정형화되었다. ‘배트맨 대 슈퍼맨’과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더럽고 추한 미학 역시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생기 넘치는 마고 로비는 배트를 휘두르는 할리 퀸을 연기했다. 로비는 좀 나았지만, ‘수어사이드 스쿼드’ 중후반에 로비는 주로 괴상한 대사 한 마디와 정상이 아닌 반응을 위해서만 사용되며, 활동 과잉이지만 너무 쿨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설정의 유머는 잘 먹히지 않는다. 악당들을 흥미롭게 만드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광기에 대한 연구가 부족해서, 지나치게 연극적인 연기가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슈퍼히어로 영화들에 미묘한 뉘앙스가 부족해지는 원인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장르의 예산이 엄청나게 커지면서 시각 효과도 늘어났다. 코스튬도 요란해지며 배우들은 그 뒤로 사라지게 된다. 편집의 호흡도 짧아지고, 성격 묘사도 제한되어 이런 영화들의 최악의 요소들이 강조된다. ‘배트맨과 로빈’에서 아놀드 슈왈츠제네거가 연기한 미스터 프리즈는 주로 시덥지 않은 말 장난을 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리스 이판이 커트 코너스 박사에서 리자드로 변신하는 지킬과 하이드와 같은 과정을 지나친 시각 효과를 곁들여 서툴게 다루었다. ‘엑스멘: 퍼스트 클래스’에서 재뉴어리 존스가 연기한 악녀 엠마 프로스트는 유혹하는 힘을 주요 무기로 사용하는 단조로운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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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물 붐은 상당히 유치하고, 나는 팬은 아니지만 ‘수어사이드 스쿼드’ 경우는 설정 때문에 기대를 했다. 나는 어렸을 때 대중 문화에서 악당들을 좋아했다. 거실에서 시쪽의 사악한 마녀를 흉내냈고, 핼로윈에는 다스베이더로 분장했고, 디즈니 월드에 갔을 때는 백설공주보다 크루엘라 드빌을 만나러 갔다. 악당들이 더 흥미롭다. 심리가 혼란스럽고 멋을 부리며 강력하기 때문이다. 나를 이해하려고 시도하지 않는 사회에게 괴상한 힘을 휘두른다는 것에 내재된 기묘함이 있다.

그래서 ‘수어사이드 스쿼드’ 소식을 듣고 나는 드디어 나를 위한 코믹북 영화가 나왔구나, 라고 생각했다. 재촬영, 촬영장 뒷얘기가 흘러나오기 전에 나온 멋진 예고편들을 보니 세상을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치는 악당들의 풍성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정말 즐겁고 냉소적인 설정 아닌가! 데이비드 아이어의 영화는 앞뒤가 안 맞는 편집과 천박한 팝송 사운드트랙으로 이 설정을 망쳐 버렸다. DC 유니버스가 캐릭터들을 다시 쿨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였다. 한니발 렉터, 노먼 베이츠, 래치드 간호사, 다니엘 플레인뷰, 애니 윌크스, 고든 게코, 알렉스 포레스트, 베이비 제인 허드슨 등 영화 최고의 악역들처럼 우리의 내면을 자극할 수도 있었다. 레토와 아이젠버그는 미끈미끈한 앨런 릭맨 계열의 악당을 연기하려 했지만, 그들은 한스 그루버와 세베루스 스네이프의 뻔뻔스러움 대신 과도한 광기를 보였다. 매끈함과 풍자는 없고 세련되지 못한 눈길 끌기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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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악당들을 돌려 달라. 최근 몇 년 안에도 훌륭한 대사와 절제를 통해 악당을 잘 구현해낸 배우들이 있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아담 드라이버는 갈등을 겪으며 권력을 과시했다. ‘왕좌의 게임’에서 레나 헤디는 얼음장 같은 연기를 보였다. ‘헝거 게임’에서 도널드 서덜랜드의 냉담한 연기,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유쾌한 조롱도 그 예다. 그러나 악당이 농담과 폭력만 휘두른다면 캐릭터는 약할 수밖에 없다. 자아만 강하고 균형이 맞지 않는 레토와 아이젠버그의 악당은 재미가 없다.

허핑턴포스트US의 Jared Leto In ‘Suicide Squad’ Is The Worst Kind Of Movie Villain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