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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 띄우기 거부했다고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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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KBS)이 자사가 투자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리포트 제작 지시를 거부한 기자 2명을 징계에 회부해 내부에서 반발이 일고 있다. 이 영화에 30억원을 투자한 한국방송은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뉴스9>에서만 몇 차례나 이 영화를 다루는 등 영화 ‘띄우기’에 열을 올려왔다.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2일 오후 성명을 내고 “회사가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일방적인 홍보 지시를 거부한 문화부 소속 송명훈, 서영민 두 기자에게 경위서를 제출하도록 한 데 이어 이들을 징계에 회부했다. 이는 취재 실무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송편성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한 심각한 위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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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노조는 “지난 29일 문화부 팀장과 부장이 두 기자에게 ‘<인천상륙작전>이 관객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평론가들이 낮은 평점을 준 사실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두 기자가 “개별 영화 아이템은 홍보가 될 수 있어 과도하게 다룬 적이 없다”, “개봉 첫 주도 지나지 않아 영화에 대한 평가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관객과 평론가의 차이를 어떻게 논할 수 있느냐” 등의 이유로 반발하자, 회사쪽이 이들에게 경위서 작성을 요구하고 징계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한국방송과 자회사인 케이비에스(KBS)미디어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전체 제작비 170억원 가운데 3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배경에 더해 한국방송은 개봉 전부터 자사 뉴스를 통해 이 영화를 여러 차례 소개하는 등 홍보에 가까운 보도 행태를 보여, 입길에 오른 바 있다.

한국방송 <뉴스9>은 지난달 13일 26번째 꼭지로 ‘영화로 부활한 ‘맥아더 장군’ 리암 니슨 내한’ 보도를 내보내고, <인천상륙작전>에서 맥아더 장군을 연기한 헐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이 내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21일에는 25번째 꼭지 ‘교과서에 없는 인천상륙 성공의 비밀 ‘엑스레이 작전’’에서 인천상륙작전 때 큰 구실을 한 ‘엑스레이’ 작전이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되살아났다고 보도했다. 영화가 개봉했던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인 27일에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여주며 “북한이 인천상륙작전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날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29일에는 16번째로 다룬 ‘북, 영화 <인천상륙작전> 맹비난… 왜?’ 꼭지에서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영화를 맹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도 영화 개봉 전날인 26일에는 ‘인천상륙작전의 숨겨진 이야기, 첩보전’ 제목의 정전 63주년 특집 다큐를 내보냈는데, 그 내용이 영화 <인천상륙작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화 개봉 당일에는 주연 배우 이정재가 자정뉴스인 <뉴스라인>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새노조는 이와 같은 ‘홍보성’ 리포트 제작 지시를 거부한 기자들에 대한 회사의 징계가 방송편성규약에 어긋난다는 점을 짚고, 징계 회부 절차를 당장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한국방송 편성규약에는 “취재 및 제작 책임자는 실무자의 취재 및 제작 내용이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정하거나 실무자에게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5조 4항), “취재 및 제작 실무자는 자신의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자신의 신념과 실체적 진실에 반하는 프로그램의 제작 및 제작을 강요받거나 은폐 삭제를 강요당할 경우, 이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6조 3항) 등의 규정이 있다. 또 새노조는 편성규약에 “취재 실무자와 책임자 사이에 이견이나 분쟁이 생길 때 편성위원회를 열어 논의하고 이견을 조정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회사가 보도본부 편성위원회(보도위원회) 개최 요구마저 거부했다고도 지적했다.

새노조의 주장에 대해 한국방송 쪽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취재 지시는 관객 평점과 전문가 평점이 극단적으로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언론의 합리적 의심에 따른 정상적 발제였다. 두 기자는 보도본부 편집회의 논의를 거쳐 문화부 데스크가 정당하게 지시한 취재 지시를 거부했기 때문에 보도본부가 인사규정에 따라 징계를 요청했고, 인사 관련 부서가 인사위원회 회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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