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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류 콘텐츠를 제재하기 시작했다.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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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한류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2011년 공연 모습 | Lee Jae Won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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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최근 한국 방송콘텐츠의 신규 승인을 중단하고 방송제작 협력을 위한 논의를 무산시키는 여러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한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결정 뒤 중국 정부의 보복 조처가 한류 콘텐츠를 통해 현실화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주 중국을 방문했던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에 대한 방송콘텐츠 교류협력과 한류 수출이 큰 암초에 부딪친 것 아닌가 하는 징후를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장쑤성 정부의 방송통신 담당 부성장과 지난 28일 오전 면담하기로 한 약속이 갑자기 취소된 것을 일례로 들었다.

방통위 국제협력팀은 “중국이 7월26일 저녁에 연락해와 부성장이 갑자기 베이징에서 중요한 회의가 생겨 참석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사전 협의가 끝난 면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경우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15년 전 중국에 건너가 한류 연구와 대중문화 평론가 활동을 하고 있는 박신희 중국이오에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국의 방송통신위 격인) 광전총국이 얼마 전 베이징에서 각 성 정부 관계자들과 회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서 한국 드라마 방송 금지, 한류 스타 중국 예능 프로그램 출연 금지 등 일단 두 가지 결정이 내려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중국의 한 방송사 관계자도 “한국에 대한 제재를 이미 시작했다. 신규 합작 프로그램은 더 이상 승인이 나지 않고, 재승인이 필요한 프로그램은 모두 일시 보류 상태다”라고 말했다.

대만 <연합보> 계열 온라인매체 <연합신문망>은 30일 “중국 광전총국이 한국에 대한 ‘봉쇄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며 중국 당국이 8월부터 한국 연예인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예능·드라마) 출연을 금지시켰다고 보도했다.

실제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한 여배우는 중국 드라마 주인공을 맡아 30% 정도 촬영을 마친 상태에서,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발표 이후 갑자기 촬영 중단을 통보받았다. 중국 쪽에서는 현재 이 배우를 대체할 중국 배우를 뽑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 배우가 중국과 맺은 계약서에는 ‘정부 쪽에서 얘기가 나오면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며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사드의 최대 피해자”라고 말했다. 한 남자배우는 제작비가 100억원대에 이르는 드라마 출연 계약서까지 오간 상태에서 촬영 자체가 보류됐고, 아이돌 출신의 한 남자배우도 비슷한 시기에 촬영 보류 통보를 받았다. 제작사인 판미디어홀딩스의 이창수 대표는 “중국 <시이티브이>(CETV)에서 조만간 방영할 예정으로 진행하던 ‘한중 대학창작가요제’가 보류됐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아직 한류 콘텐츠 규제를 공식화하지 않은 것을 들어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최근의 규제 강화가 중국 당국이 선언한 ‘콘텐츠 역량 강화’ 움직임에 따른 것으로 한류 콘텐츠만을 겨냥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광전총국은 지난 6월20일 내놓은 ‘방송 프로그램 자주·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에 관한 통지’에서, 국외에서 판권을 구입·제작한 프로그램의 ‘황금시간대’ 방영을 제한하는 등의 조처를 발표한 바 있다.

박신희 대표는 “광전총국 회의에서 결정 사항을 각 성 정부들에 공식 문건으로 내려보내지는 않았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성 정부들에도 유선전화로만 공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연합신문망>은 “국제적인 시선을 의식해서 먼저 소문만 퍼뜨리면, 영화·드라마 제작사들이 당국의 미움을 살까봐 스스로 말을 잘 들으며 조처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는 제작사 관계자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내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없다 해도 사회 내 반한감정이 확산되면 불매운동 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국의 방송콘텐츠는 중국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끌어 왔다. <대장금> <주몽>에 이어 <별에서 온 그대> <태양의 후예> 등은 한류 열풍을 이끌며 직접적인 콘텐츠 수출액뿐 아니라 부대 수익의 경제효과를 크게 올린 만큼 지상파 방송, 씨제이 계열, 일부 종편과 중국에 진출하는 아이돌 등 한류 스타들은 중국의 규제가 지속될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한국의 방송콘텐츠 총수출액(2911억원) 가운데 중국 수출액(646억원) 비중은 2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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