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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판매 금지당한 한 페미니즘 티셔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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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에서 판매 금지를 당했던 91세 할머니의 20년 전 페미니즘 티셔츠가 최근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심리학 박사 앤 몰리버 루벤은 자신이 어렸을 때 남자 사촌에게 '여자는 뭘 해도 대표가 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던 걸 기억한다.

허핑턴포스트는 루벤 여사에게 이 얘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물었다.

8살의 루벤 박사는 당시 남자 사촌 '어윈'과 '회사 놀이'를 하는 중이었는데, 놀이하는 내내 어윈은 사장, 그녀는 비서 역할이었다. 비서가 지겨웠던 루벤이 하루는 '우리 역할을 바꿔서 해보자'고 제안했더니 어윈은 그녀의 배에 펀치를 날리며 이렇게 말했다.

"애니(Annie), 너 미쳤니? 남자는 절대 비서를 하지 않아 그리고 여자는 절대 어떤 것의 대표(President)가 될 수 없어!"_앤 몰리버 루벤/허핑턴포스트US(7월 28일)

허핑턴포스트 US에 의하면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난 1995년, 루벤 박사는 감히 '언젠가 여자가 대통령이 될 거야' 쓰인 셔츠를 디자인했다.

워싱턴포스트에 의하면 그녀는 당시 이 티셔츠를 플로리다의 월마트에서 판매하기까지 했다. 물론 시련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판매 금지를 당했다. 그녀는 당시 월마트가 "티셔츠의 메시지가 우리의 가족적인 가치관과 상충한다"고 말했다고 기억한다.

한편 1995년에 이 논란을 취재했던 마이애미 헤럴드가 월마트에 판매를 금지한 이유에 관해 물었을 때 월마트 측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내부 규정에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1995년의 플로리다는 가만있지 않았고 월마트는 거대한 역풍을 맞았다.

1995년 12월 18일에 나온 마이애미 해럴드의 기사에는 아래와 같이 쓰여있다.

감히 '언젠간 여자가 대통령이 될 거야'라고 쓰여있다는 이유로 지난 9월 월마트 경영진으로부터 판매 금지되었던 티셔츠가 월마트의 선반에 일요일부터 다시 놓인다.

'데니스 더 메너스'의 캐릭터인 곱슬머리 마가렛이 그려진 이 티셔츠는 오후 1시 30분부터 미나마 시의 업장에 다시 진열을 시작했다. 이 셔츠는 고객들로부터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지 않다는 항의를 받았으며 월마트 측은 '가족적 가치관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판매를 금지한 바 있다. -마이애미 해럴드(1995년 12월 18일)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지금 91세인 루벤 박사는 이 셔츠를 더 많이 만들었다. 앞에는 20년 전과 똑같이 "언젠간 여자가 대통령이 될 거야'라고 쓰여 있지만, 뒷면은 조금 다르다. 뒤에는 '그 언젠가가 지금'(Someday is now)이라고 쓰여있다.

그녀는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라며 "그러나 그 일이 정말로 일어났습니다. 신이 제게 은혜를 베풀어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나는 걸 볼 수 있도록 오래 살게 해주셨어요"라고 말했다.

그동안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월마트의 대변인은 지난 수요일 "와우, 우리가 20년 전에 그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아직도 괴롭습니다. 우리는 우리나라가 그리고 저희 회사가 여성의 직장에서의 권익과 사회에서의 위치를 크게 발전시켰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28일)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가 탄생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함께하면 우리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서는 누구에게든, 어떤 장벽이든 하나가 무너지면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길이 열립니다. 천장이 사라진 곳에는, 하늘만이 한계입니다. (When there are no ceilings, the sky's the limit)."

루벤 박사에게 오늘은 그리도 오랫동안 꿈꾸던 아름다운 날이다.

참고로 루벤 박사는 (당연히) 힐러리를 지지하며 힐러리의 첫 손녀가 태어났을 때 이 티셔츠를 작게 만들어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