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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역사에 영원히 남을 전투 장면 베스트 10(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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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이 개봉 첫날인 27일 하루에만 관객 46만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의 전기를 마련한 인천상륙작전의 숨은 공로자인 한국 해군 첩보부대와 켈로부대(KLO·한국인으로 구성된 연합군 소속 스파이 부대) 대원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21세기에 되살아난 반공영화라는 혹평과, 꽤 재미있는 전쟁영화라는 호평이 엇갈린다.

다만, 만약 당신이 전쟁영화 장르의 오랜 팬이라면 '인천상륙작전'이 그려낼 전투 시퀀스를 어쨌거나 큰 화면으로 보고 싶은 마음을 감출 수가 없을 것이다. 여기 대해서도 평은 갈린다. 조선일보는 "전투장면이 실감 났고 카메라 기술도 현란했다. 대규모 상륙작전을 표현한 그래픽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오마이스타 역시 "할리우드 전쟁영화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적은 예산을 생각하면 나름 박진감 넘치게 국지전을 묘사했다"고 했다.

사실 전투 시퀀스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 혹은 영화의 문을 열어젖히는 인상적인 전투 시퀀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무시무시한 공이 들어간다. 일단 쏟아부어야 하는 물량이 엄청나고, 엑스트라의 수도 어마어마하다. 그 수많은 엑스트라와 배우들의 동선을 세밀하게 설계해야 하는 동시에, 카메라 워크 역시 미리 꼼꼼하게 계산해두어야 한다. 동시에 물리적이든 디지털이든 특수효과가 잔뜩 들어가야 하니 그 역시 미리 계산을 해두는 일이 필요하다. 이 모든 요소들을 수많은 스탭들과 함께 치밀하게 계획한 뒤 막상 촬영에 들어가더라도 현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변수들…. 생각만 해도 대뇌와 좌뇌가 분리될 정도로 머리가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영화의 장인들은 관객의 대뇌와 좌뇌를 폭발하게 만들 만큼 놀라운 전투 시퀀스를 만들어왔다. 아래는 모조닷컴, CNN, LISTVERSE 같은 사이트들과 IMDB의 사용자들이 꼽은 '최고의 전투 시퀀스' 순위를 참고한 '영화 역사에 남을 전투 장면 베스트 10'이다. 판타지와 SF 장르는 제외했다.

10. '블랙 호크 다운'(2001)의 모가디슈 전투

'블랙 호크 다운'이 리들리 스콧의 최고작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의 가장 훌륭한 시퀀스를 꼽으라면 이 장면을 빼놓을 순 없다. 리들리 스콧은 마치 관객을 전투의 한 가운데 직접 데려가는 것 같은 '체험'을 위해 이 장면을 찍었다. 초반 20여 분을 지나 본격적인 전투가 개시되면서 미친듯한 액션 시퀀스가 숨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영화 속에서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일단 총알이 머리를 스치면 정치니 뭐니 그런 쓰레기들은 유리창 밖으로 내동댕이쳐진다고!"

미군들은 오로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뛰어다니고, 소말리아인들은 오로지 그들을 죽이기 위해서 뛰어다니고, 관객의 오감은 이 무시무시한 '현대전'의 스펙터클 속에서 캐릭터들을 따라 뛰어다닌다. 지금 다시 돌아보면 이 모가디슈 전투 장면은 3D로 다시 '체험'하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관객의 체험을 위한 시퀀스'에 가깝다.

할리우드는 이런 전투 시퀀스를 찍을 때 CG와 블루스크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블루스크린에서 촬영해 컴퓨터로 합성하는 방식은 위기에 처한 순간의 감각을 없앱니다. 폭발이 일어나고 로켓포가 터지는 장면은 진짜로 느껴져야 합니다". 그래서 그는 모로코에 실제 세트를 지은 다음 블랙호크 4대, 리틀버드 헬기 4대, 100명 이상의 진짜 특공대원들을 동원해서 이 장면을 촬영했다(심지어 미 국무부와 국방부의 허가까지 받았다!). 덕분에 우리는 영화 역사상 가장 오감이 폭발하는 전투 장면을 목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9. '스파타커스'(1960)의 마지막 전투 시퀀스.

한국에는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후 '브레이브하트'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들에 영감을 준 명장면. 1960년 작인 '스파타커스'는 로마 시대 검투사 출신의 혁명가 '스파타커스'의 투쟁을 그린 영화다. 게다가 전설적인 명감독 스탠리 큐브릭이 처음으로 메이저 영화사와 찍은 대작이기도 하다. 그런데 시나리오 작가에 따르면 원래 이 영화는 거대한 스펙터클이 아니라 작은 규모의 역사물로 만들어질 예정이었다. 주연을 맡은 커크 더글러스 역시 이 영화를 자기를 중심으로 한 영웅담으로 만들고 싶어 했다. 그래서 큐브릭은 로마군과의 전투 장면을 자신의 의도대로 많이 만들어 넣을 수가 없었다고 알려져 있고, 심지어 이 영화를 아예 자신의 필모그라피에서 삭제해버리려고 시도한 바도 있다. 현장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완벽주의자로 유명한 큐브릭에겐 제작자와 배우에게 시달리고 흔들린 '스파타커스'는 아쉬움이 많은 영화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수의 엑스트라를 동원한 클라이막스의 전투 장면은 지금 다시 돌아보아도 어마어마하다. 거대한 평원에서 건초를 불태우며 로마군에 항거하는 노예들의 전투는 CG로 엑스트라를 만들어 넣어서 완성한 요즘 할리우드 영화의 전투 시퀀스보다 속도는 조금 느릴지언정 시각적인 박력은 여전히 대단하다. 숨 막힐 정도로 잘 설계된 이 전투 시퀀스는 이후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할리우드 전쟁영화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브레이브하트'의 전투 장면은 어떤 면에서 '스파타커스'에게 바치는 오마주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8. '글래디에이터'(2000)의 시작을 여는 게르마니아 전투 장면.

많은 사람들에게 '글래디에이터'는 콜로세움에서의 격투 장면들로 더 잘 알려졌을 것이다. 하지만 전쟁 영화광들에게 '글래디에이터'는 분명 초반의 게르마니아 전투 장면으로 더 오래 기억될 영화다. 1만 6천여 개의 불화살과 투석기로 쏘아대는 불덩이가 겨울의 차가운 숲을 불사르는 이 전투 시퀀스는 당대의 '비주얼리스트' 리들리 스콧이 해낼 수 있는 가장 박력 있는 스펙터클의 최전선이라고 일컬을 수 있다. 이 장면의 감흥이 너무 강해서 오히려 로마 검투사 시절의 장면들은 빛이 바랠 정도랄까. 오랫동안 사라졌던 전쟁 시대극의 유행을 할리우드에 다시 불러일으킨 '글래디에이터'의 전투 시퀀스는 이후 한동안 나왔던 새로운 시대극들(이를테면 '트로이', '킹 아더', 리들리 스콧이 만든 '로빈 후드')등 많은 영화들에 영향을 끼쳤다.

7. '줄루'(1964)의 '로크스 드리프트' 전투 장면.

한국에는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은 걸작 '줄루'는 4,000명의 줄루 족에게 둘러싸여 혈투를 벌인 영국 병사 130여 명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19세기 후반, 남아프리카 일대의 용맹한 종족국가 '줄루'와 그 지역에 정착하려는 영국인들의 오랜 전쟁이 이어졌다. '줄루'족은 열등한 화력에도 불구하고 2만여 명의 병사로 영국군을 계속해서 압도했다. 그런데 '로크스 드리프트' 요새의 전투에서는 겨우 130여 명의 영국군이 4,000여 명의 줄루족 전사들에 대항해 승리를 일궈냈다. 영화 '줄루'는 바로 그 '로크스 드리프트' 전투를 그린 영화다. 극소수의 영국인 생존자들이 압도적인 숫자의 줄루족에 대항해 어떻게 승리를 쟁취했는지, 그 놀라운 과정을 '줄루'는 젊은 마이클 케인의 근사한 연기와 함께 스크린에 멋지게 재현해낸다.

6. '머나먼 다리'(1977)의 낙하산 장면.

아마 지금 30~40대가 넘은 분들은 이 영화를 '주말의 명화'를 통해 정말 자주 반복적으로 본 기억이 있을 거다. 독일이 점령 중인 다리를 되찾으려는 2차대전 연합군의 작전을 그린 '머나먼 다리'는 70년대 당대의 '국제적 올스타 캐스팅'의 어떤 정점에 올라있던 영화다. 숀 코네리, 더크 보거드, 안소니 홉킨스, 진 핵크만, 로버트 레드포드, 마이클 케인, 라이언 오닐, 제임스 칸, 로렌스 올리비에, 맥시밀리안 쉘 같은 70년대 최고 스타들이 동시에 나오는 이 영화는 지금 다시 보면 그 압도적인 캐스팅에 입을 딱 벌리게 된다.

그런데 '머나먼 다리'는 올스타 캐스팅만큼이나 놀랍도록 고증에 철저한 진정한 밀리터리광들의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많은 명장면들이 나오지만 역시 최고의 장면은 공수부대의 낙하산 강하 장면이다. 당시 운용이 가능했던 C-47 수송기를 이용해 실제 네덜란드 공수부대원들을 엑스트라로 캐스팅해서 촬영한 장면입니다. CG가 없던 시절이니 그 압도적인 낙하산 강하 장면을 찍으려면 당연히 다 실제로 찍을 수밖에 없었다(물론 편집의 마술이 좀 필요하긴 했겠지만 말이다). 아날로그 시대의 스펙터클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5. '도라 도라 도라'(1970)의 진주만 공습 장면.

'도라 도라 도라'는 70년 당시 2,500만 달러가 투입된 당대 최고의 블록버스터였디(저 금액을 지금으로 환산하면 거의 2억 달러에 육박한다!). '머나먼 다리'와 마찬가지로 정말이지 충실한 고증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다. 실제 진주만 공격에 쓰였던 모든 2차대전 비행기들을 직접 동원해서 촬영했으며, '밀덕'들에게는 영화 역사상 가장 고증이 잘 된 영화 중 하나로 추앙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제로센이 등장하는 공중전 장면은 당대의 모든 기술을 모두 쏟아부은 스펙터클의 절정이다. 개봉한 지 반세기가 지난 영화지만 마이클 베이의 '진주만'보다 더 적확할 뿐만 아니라 더 관객의 가슴을 울리는 진정한 전투의 감정이 배어 나온다.

4. '란'(1985)의 히데도라 성 함락 장면.

'란'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마지막 걸작이자,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추앙되는 일본 영화 역사의 어떤 정점 중 하나다. '란'은 히데도라라는 허구의 16세기 영주 이야기에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점목한 영화인데, 거의 모든 장면이 명장면이지만 특히 히데도라 성 함락 장면은 동양적인 전쟁 스펙터클의 진수라고 부를 만하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란'에서 클로즈업을 거의 쓰지 않는다. 대부분 롱 숏과 익스트림 롱 숏만을 구사한다. 이런 스타일을 쓴 이유는 '전지적인 시점'으로 지상의 비극을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였다. 성의 함락 장면도 거의 극단적일 정도로 스타일화되어 있다. 구로사와 아키라는 서로 다른 두 진영의 군대를 붉은 갑옷과 푸른 갑옷으로 엄격하게 이분화했고, 덕분에 전쟁 장면은 마치 거대한 두 색채가 부딪히는 시각적 마력으로 가득하다. 이후 만들어진 중화권과 최근 한국 시대극의 전투 장면들이 보여주는 '스타일'은 많은 부분 '란'에 빚을 지고 있을 것이다.

3. '헨리 5세'(1989)의 아쟁쿠르 전투 장면.

'헨리 5세'는 셰익스피어극의 대가인 케네스 브래너가 1989년도에 만든 영화로,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 벌어진 '백년전쟁'을 무대로 한 작품이다. 사실 백년전쟁에는 두 개의 기념비적인 전투가 있다. 하나는 아쟁쿠르 전투, 다른 하나는 잔 다르크의 참전으로 유명한 오를레앙 전투다. 아쟁쿠르 전투는 1,000여 명의 군인과 5,000여 명의 궁수를 가진 영국 부대가 8,000여 명의 기사와 1만여 명의 보병을 지닌 프랑스군에 대항해서 승리를 거두어낸 전투였다.

'헨리 5세'의 아쟁쿠르 전투 시퀀스는 그리 압도적으로 스펙터클하지는 않다. 상당히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영화였던 탓이다. 하지만 케네스 브래너는 전투 장면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제작비를 쏟아부은 스펙터클이 아니라 장면에 인간적인 감정을 불어넣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직접 주연을 맡은 브래너는 그 유명한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등장하는 연설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다음, 카메라를 좀 더 깊숙하게 전투 장면으로 집어넣어 사실적인 전장의 참혹함을 스크린에 비추어낸다. 특히 전투가 끝난 뒤에 시체가 겹겹이 쌓여있는 전장을 걸으며 병사들이 합창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가슴을 울린다. 적은 제작비로 훌륭한 전투 시퀀스를 만드는 방법이 '헨리 5세'에 있다.

2. '지옥의 묵시록'(1979)의 헬리콥터 공습 장면.

워낙 유명한 장면이라 다들 알고 있겠지만 설명을 좀 하자면, 이 장면은 뭐랄까, 전투라기보다는 '학살 장면'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헬리콥터 부대가 바그너의 '발키리의 기행'(The Ride Of The Valkyries)을 틀어 젖히고는 베트남 시골 마을을 완전히 쑥밭으로 만들어버리는 장면이다. 게다가 악마 같은 캐릭터인 킬고어 중령이 마을을 헬리콥터로 다 쓸어버린 이유는 서핑보드를 타기 좋은 장소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음악과 연기와 촬영(당대의 거장 비토리오 스트라로!), 연출이 거의 악마적으로 불타오르는, 악마적인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지옥의 묵시록'은 지옥 같은 촬영 현장으로 워낙 유명했던 영화다. 어마어마한 돈을 들인 세트는 태풍으로 모조리 날아가 버리고,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는 감독과의 불화로 교체되고, 이런저런 무시무시한 사건들 때문에 촬영을 끝내는 데만 1년이 넘게 걸렸다. 이 악마적인 촬영 현장은 이후 '회상,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 Making Film)이라는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개봉하기도 했다.

1.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의 오마하 상륙 장면.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나오기 전까지 할리우드가 전투 시퀀스를 만드는 방법은 꽤 뻔했다. 카메라는 주인공을 위주로 따라다녔고, 사상자들의 부상을 보여주는 방식은 표백되어 있었으며 카메라 움직임 역시 관객들을 지나치게 혼란스럽게 만들지 않기 위해 스태디캠을 이용해 재단됐다. 스필버그는 이 모든 전투 시퀀스의 클리셰들을 한 번에 날려버렸다. 그는 관객이 마치 병사들과 함께 상륙작전을 벌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핸드헬드 카메라를 통해 현장감을 살렸고, 동시에 전쟁 영화의 '고어' 수준을 거의 실제에 가깝게 노골적으로 묘사했다. 오마하 상륙 장면에는 더이상 적과 아군의 구분 따위가 없다. '바로 이런 것이 진짜 전투다!'라고 외치는 듯, 전투의 진정한 공포를 그대로 관객의 눈과 귀와 가슴에 갖다 꽂아버린다. 그것도 쉴 틈 없이 30분 동안 계속해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전쟁 영화의 역사는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이후 등장한 대부분의 전쟁 영화들이 '오마하 상륙 장면'을 일종의 텍스트로 활용해, 보다 현실적이고 관객체험 중심적인 전투 시퀀스들을 만들어냈다. SF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나 판타지인 '반지의 제왕' 시리즈 전투 시퀀스들은 이 오마하 상륙 장면의 전략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나 다름 없다.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한국 전쟁영화들에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끼친 영향력은 거의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인가? 게임 업계들이 이후 생산한 대부분의 전쟁 슈팅 게임들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자장 아래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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