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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의 '이건희 성매매' 의혹 보도가 '선정적'이라는 의견에 대한 완벽한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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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탐사언론 뉴스타파가 21일 보도한 '이건희 성매매' 의혹의 파장은 컸다. 유튜브에 게시된 30여분 분량의 뉴스타파 보도는 조회수 730만건을 넘어선 상황이다.

많은 언론들이 '침묵'을 지켰지만, 이 소식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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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뉴스타파의 보도가 '선정적'이라고 비판하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사생활'일 뿐인 사건을 그렇게 적나라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뉴스타파를 '황색언론' 취급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목격된다.

그러나 이 글은 그런 비판에 대한 거의 완벽한 반박이다.

MBC 해직기자 출신인 박성제 '쿠르베오디오' 대표는 2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 필자의 동의를 얻어 전문을 소개합니다.)

<이건희 동영상과 선정주의>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을 폭로한 뉴스타파의 보도에 대해 ‘선정주의’ 혹은 ‘옐로우 저널리즘’ 이라는 비판을 하는 이들이 있다. 부자 노인의 배꼽 아래 이야기가 무슨 중요한 뉴스냐는 일갈도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건희’이기 때문에 뉴스가 된다. 그것도 아주 중요한 뉴스다.

이건희가 어떤 인물인가? 쓰러지기 직전까지만 해도 일거수 일투족이 1면이나 경제면 톱으로 보도되던 사람이다.

그가 “한국경제는 샌드위치 신세”라고 한마디 던지니까 도하 언론이 마치 성경 구절처럼 인용하고 사설과 칼럼으로 되뇌이던 게 기억나는가. 그는 초일류 기업의 총수이자, 우리나라 제일가는 부자이며,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성장의 상징이요, 대학생들이 존경하는 인물 1위였다. 미국이라면 스티브 잡스와 마크 저커버그에 오바마를 다 합쳐놓은 정도의 뉴스밸류를 가진 인물이랄까?

그런데 그런 그가 수년 동안 여자들을 안가로 불러들여 성매매를 한 동영상이 입수됐다. 이른바 채홍사가 등장하고 안가를 마련하는데 최고위 임원의 이름이 차명으로 동원됐다. 그룹 비서실이 조직적으로 움직인 의혹도 보인다. 이게 뉴스가 아니면 뭐가 뉴스인가?

유명인의 음주운전이나 마약, 도박 같은 사건에 비해 ‘배꼽 아래 이야기’ 에 대해서는 유난히 관대한 우리 언론의 관행을 이야기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청와대 대변인이 외국 호텔에서 여성인턴의 엉덩이를 움켜쥔 행위도, 검찰총장의 혼외정사도, 어느 검사의 길거리 음란 행위도, 한류 연예인의 성매매도, 메이저리그 야구선수의 성폭행 혐의 뉴스도 기사 쓰면 안된다. 배꼽 아래 문제니까.

뿐만이랴. 신부님들의 성추행을 몇 년 동안 추적해서 고발한 보스턴 글로브 기자들로부터는 퓰리처상을 압수해야 마땅할 것이다.

유명인의 가십이 단 몇 분만에 실검 1위에 오르고 SNS에 도배되는 세상이다. 재벌총수든 연예인이든 정치인이든, 불법/부도덕한 행위를 했다면 뉴스의 대상에서 피해갈 수 없다.

선정주의, 옐로우 저널리즘 논란은 무엇을 뉴스로 다루는가보다는 뉴스를 어떻게 다루는가의 문제로 봐야 한다. 뉴스타파가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이회장의 성매매 장면을 선정적으로 다뤘다면 당연히 비판받아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알권리의 개념도 복잡해지고 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정신없이 날아드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진짜로 국민들이 알아야 할 뉴스는 무엇일까?

정답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해직)언론인으로서 개인적인 기준은 있다.

세상의 관심을 받는 인물이 어떤 팩트를 숨기고 싶어 한다면 그것은 그만큼 국민들이 알아야 하는 뉴스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 의혹을 취재한 김경래 뉴스타파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노골적인 화면과 워딩은 뺐다. 보도 자체의 선정성 문제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김 기자는 또 "범법 행위에 해당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 개입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그건 사생활 영역이라고 하더라도 보도를 해야 하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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