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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넣는 골키퍼' 김병지 은퇴 "35년을 추억으로 저장하겠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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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사의 살아있는 역사, 골키퍼 김병지(46)가 끝내 은퇴를 선언했다.

김병지는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동안 고마웠다. 선수로서 보낸 35여 년을 추억으로 저장하겠다"라고 밝혔다.

김병지의 선수 인생은 굴곡이 많았다. 그는 초등학교 때까지 육상선수로 활동하다 밀양중 재학 시절 축구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축구부 회비를 낼 여력이 없을 정도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지만, 그는 꿈을 놓지 않았다.

국비 지원을 조건으로 알로이시오 전자기계고등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고, 창원 기계 공단에서 용접공으로 생활하는 등 힘든 시절을 이겨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김병지는 1992년 울산 현대에 입단한 뒤 승승장구했다.

1996년 울산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1998년 10월 24일 포항 스틸러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헤딩슛으로 골키퍼 최초의 필드골을 넣는 등 프로축구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은 김병지의 이름을 각인시킨 국제대회였다. 김병지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56개의 유효슈팅 중 47개를 막아내며 골키퍼 종합 방어율 2위를 기록했다.

물론 좋은 일만 따르진 않았다. 김병지는 2001년 1월 파라과이와 경기에서 무리하게 공을 몰고 가다가 실점 위기를 초래, 당시 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 밖에 나 대표팀 선수로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2한일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주전으로 뛰지는 못했다.

김병지는 A매치 61경기를 소화해 72실점을 기록했다.

프로 무대에선 2001년 당시 국내 선수 중 최고 이적료로 포항으로 이적했으며, 2005년 5월 K리그와 K리그 컵대회 합선 통산 118경기 무실점 방어로 개인 통산 최다 무실점 신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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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는 2006년 FC서울을 거쳐 2009년 경남 FC에 플레잉코치로 이적했다. 2013시즌을 앞두고 경남을 떠나 전남 드래곤즈로 이적했고, 2015시즌엔 프로통산 7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김병지가 K리그에서 세운 기록들은 일일이 꼽기 힘들 정도다.

그는 24시즌 동안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통산 706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2014년 11월 15일엔 신의손이 갖고 있었던 최고령 출전 기록(44세 7개월 6일)을 넘어섰다.

역대 리그 통산 무실점 경기(228경기), 153경기 연속 무교체, K리그 최초 골키퍼 득점 등 숱한 기록을 남겼다.

그는 작년 시즌 종료 후 전남과 계약만료로 이적시장에 나왔지만, 현역 연장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속팀을 구하지 못하고 7월 이적시장에서도 팀을 찾지 못하자 은퇴를 선언했다.

김병지는 "마음속으론 2008년 허리 수술을 하면서 은퇴를 생각했다"라며 "좌절하지 않고 뛰었더니 선수의 길이 다시 열렸고, 나머지 시간을 덤으로 여기며 선수 생활을 했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젊음과 청춘이 물든 녹색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라며 "새로운 오르막길 위에서 기쁜 마음으로 (은퇴를)외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병지의 은퇴로 2002한일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됐던 선수는 현영민(전남)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