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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에 나왔던 KT '캐치캐치'의 실패는 '한국판 포켓몬 고'가 왜 터무니 없는 얘기인지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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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들이 거리로 쏟아지는 현상은 신기하지만 증강현실 게임이라는 장르는 아주 새롭진 않다. 2010년 스마트폰 대중화 바람을 타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퀄컴 등은 컴퓨터에만 머물러 있던 증강현실 기술을 대중화시킬 기회라며 일제히 투자에 나섰다. 국내 기업 케이티(kt)가 증강현실 게임 개발에 착수한 것도 그때쯤이다.

2011년 케이티가 만든 증강현실 게임 ‘캐치캐치’는 포켓몬 고와 여러 점에서 비슷하다. 거리에서 앱을 실행하면 숨어 있는 몬스터가 보이고 몬스터를 잡으면 캔디나 쿠폰 등을 얻을 수 있다. 캐치캐치는 2012년 아시아 최대 정보통신기술 박람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 출품된 유일한 증강현실 게임 앱으로 증강현실 플랫폼의 상업화 가능성을 알리기도 했지만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할인권이나 통신사 포인트를 내걸고 심지어 ‘황금몬스터를 잡아라’라는 황금이 걸린 이벤트를 하기도 했지만 게임은 1년밖에 서비스되지 못했다.

당시 캐치캐치 위치기반 서비스 설계를 담당했던 케이티 아이티기획실 최동욱 차장은 “심지어 캐치캐치 몬스터들은 입체 캐릭터였다. 지금처럼 고성능이 아닌 스마트폰에 입체 캐릭터를 띄우려니 기술구현이 잘 안돼서 애를 먹었지만 그래도 캐릭터에 광고를 입혀서 재미있게 띄웠다”며 “지금 포켓몬 고는 게임 기반이고 우리는 광고 플랫폼으로 지향하는 바는 다르지만 사용자가 경험하는 세계는 비슷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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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은 무수한 시도의 역사다. 캐치캐치뿐 아니라 일본 덴쓰사의 ‘아이버터플라이’, 이디엘솔루션즈 ‘아이벅스’ 등 증강현실과 광고를 결합하는 앱들이 여럿 있었다. 구글에선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구글 글래스를 야심차게 추진했으나 소비자의 관심 부족과 단말기 성능 한계로 중단하기도 했다. 구글은 그 뒤 움직임 추적 카메라와 3차원 깊이 인식 카메라를 넣어 어느 곳을 찍어도 가상 지도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 탱고라는 새로운 증강현실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포켓몬 고 게임이 나올 수 있을까? 증강현실 기술 자체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지만 포켓몬스터 같은 원천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가상현실을 이용해 게임·영화를 만드는 매크로그래프 조성호 본부장은 “포켓몬 고 성공 이전엔 포켓몬 문화의 지구적 증식이 있었다. 포켓몬스터 유행은 일본식 수집문화를 전세계 사람들이 공유하게 된 사건이었고 몬스터 수집 행위를 사람들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포켓몬 고 유행도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 가지 이야기를 5개 이상의 애니메이션·영화·소설로 만들며 몇천억 이상을 투자해야 가능하다. 이야기를 만드는 데는 기다리지 않으면서 가상현실·증강현실이 뜰 때마다 정부의 깜짝 지원으로 세계적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기술이 아니라 ‘몬스터’의 매력이 새로운 현상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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