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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니스 '트럭 학살범'의 범행동기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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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에서 대형트럭을 몰고 돌진해 84명을 숨지게 한 범인의 범행동기를 놓고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 당국은 범인이 "급격하게 급진화됐다"고 밝혔지만,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와의 연관성을 입증할 뚜렷한 증거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17일(현지시간) 르 주르날 뒤 디망슈(Le Journal du Dimanche)와의 인터뷰에서 "수사에서 팩트들이 확인되겠지만, 범인이 급격하게 급진화됐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뉴욕타임스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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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가 국방 관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엘리제궁에 도착하고 있다. 2016년 7월16일. ⓒReuters

발스 총리는 "토요일 아침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IS의 주장과 범인의 급격한 급진화는 이 공격이 이슬람주의자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확인해주고 있다"며 고 말했다. 또 그는 IS가 "수사당국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을 부추겨 공격을 일으키고 있다"며 "니스 공격도 이와 같은 사례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발스 총리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저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몇 시간 만에 프랑스 수사당국은 "범인이 매우 빠르게 급진화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범인과 IS의 연관성을 입증할 증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IS나 프랑스 정부나 범인이 IS와 연관되어 있다는 분명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범인을 도운 혐의로 3명을 체포한 데 이어 17일 두 명을 더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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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니스 공격의 용의자 마호메드 하우에유 부렐. ⓒAssociated Press

앞서 테러범의 신원은 튀니지 출신 31세 남성 마호메드 라후에유 부렐(Mohamed Lahouaiej Bouhlel)로 확인된 상태다. 트럭 운전사였던 그는 경찰과의 총격전 중 사망했으며, 폭행 등의 전과가 있는 인물이었다. 또 아내를 폭행한 전력이 있고, 3명의 자녀가 있으며, 부인과 별거중이었다. 가족과 이웃들은 그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범인의 친적과 친구 등 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종교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까지도 술을 마시고 돼지고기를 먹었으며, 모스크에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

경찰에 체포된 인물 중 한 명의 변호를 맡고 있는 장-파스칼 파도바니는 자신의 의뢰인이 부렐을 우연히 알게 됐으며, 최근 몇 달 간 범인과 함께 마약을 복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렐은) 시리아에 갔다가 프랑스로 돌아온 IS의 전사가 아니었다"며 "범인은 우울증에 걸린 인물이었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데 테러리즘을 활용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7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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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범인에 대한 새로운 정보들은 하나 둘씩 알려지고 있다. 가디언은 범인이 공격 직전 트럭에서 '셀카'를 찍은 뒤, 이 사진을 문자메시지로 공유했다고 전했다. 수사당국은 이 메시지의 수신자를 찾고 있다.

로이터는 범인의 형제인 Jabeur의 증언을 소개했다. 그는 범인이 공격 몇 시간 전 니스 해변가의 군중 속에서 활짝 웃고 있는 '셀카'를 찍어 자신에게 전송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사진을 공개하길 거부했으며, 따라서 존재 유무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AFP는 익명의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범인이 "7.65mm 권총을 획득한 데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는 한편, 또다른 무기를 공급해줄 것을 누군가에게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범인의 트럭에서 발견된 휴대폰에서 지역 지하디스트의 연락처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또 발견된 연락처들 중 최소 하나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전선의 프랑스인 지하디스트 모집책임을 주장하는 니스 주민 오마르 디아비와 연관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범인이 범행 이틀 전, 니스 해변의 '영국인의 산책로(Promenade des Anglais)'를 두 번이나 답사했다는 사실도 CCTV 판독 결과 새롭게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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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가디언은 "경찰과 학자들이 범행동기를 밝혀내기 위해 니스 공격범의 개인사를 추적하고 있다"는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전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 라후에유 부렐은 그저 외톨이이자 심각한 정신병을 앓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그의 범행에는 어떤 이데올로기적 요소도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이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두 번째 가능성은, 이미 분노로 가득하고 폭력적인 그가 IS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고무되어 - 명령을 받은 게 아니라면 - 이 공격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미국 올랜도 테러범 오마르 마틴의 사례처럼, 이 경우라면 IS의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사건일 수도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범인은 니스나 주변 지역의 과격한 이슬람 행동주의에 연관된 인물들과 연락을 주고 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디언 7월17일)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게이클럽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 오마르 마틴 역시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분류된 바 있다. 그는 IS 등 무장단체로부터 직접적인 지시나 명령을 받지 않았음에도 범행 직후 IS에 '충성'을 맹세했다. 이런 형태의 공격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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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과학수사팀이 범행에 사용된 트럭을 감식하고 있다. 2016년 7월15일. ⓒAssociated Press

이에 따라 테러범과 IS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따지는 게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지만 IS는 이런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인터넷망을 통해 전세계 어느 곳이나 추종 세력을 끌어모으고 세뇌해 스스로 테러를 저지르게 하는 전혀 새로운 글로벌화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IS가 최근 근거지인 중동에선 정규전에서 실지하고 있지만 국가를 참칭한 뒤 지난 2년간 이들이 구축한 선정적이고 정교한 글로벌화는 비대칭적 테러의 형태로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중동 외에서 잇따르는 이슬람 극단주의 추종자의 테러와 IS의 직접 연관성을 규명하려는 것은 9·11 테러에 기반한 낡은 시각으로, 이제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찰리 윈스터 조지아주립대 선임연구원도 13일 뉴욕타임스에 "IS는 매우 영리하게 움직인다"며 "IS와 직접 연관이 없어도 테러 직전 또는 도중 충성맹세만 하면 누구나 IS의 전사로 바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6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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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경찰이 범행 장소 인근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2016년 7월15일. ⓒReuters

이런 형태의 공격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IS가 직접 기획한 테러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범인은 정부 당국에 '테러 위험인물'로 파악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사전에 테러 움직임이 포착될 가능성이 더 낮기 때문.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16일 범인이 '자생적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카즈뇌브 장관은 이 공격에 폭발물이나 중화기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것이라며 범인이 "매우 빠른 시간 내에 급진화됐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은 대(對)테러 활동이 직면한 극심한 어려움을 보여준다. 전투원으로 가담하거나 훈련을 받지 않고서도 다에시(IS를 비하적으로 표현하는 명칭)의 메시지와 극단적인 폭력행위를 선뜻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 7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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