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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여름 오프숄더 7(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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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쯤이었나. 오프숄더 티셔츠에 꽂힌 적이 있다. 그 전까지 그런 옷을 직접 본 일은 없었다. 화보나 패션잡지, 중세 유럽 귀부인들의 초상화나 배우들이 차려입은 이브닝드레스에서나 봤을까? 특유의 우아함에 사로잡힌 나머지 과감히 도전해봤지만, 지인들은 뜨악해할 뿐이었다. “어쩌다 이렇게 목이 늘어난 티를!”

서랍 속에 처박아뒀던 그 옷을 다시 꺼낼 때가 돌아왔다. 이제는 휴양지는 물론 도심 한복판에서도 다양한 오프숄더를 볼 수 있다. 티셔츠나 블라우스뿐 아니라 원피스, 데님셔츠, 점프슈트에까지 응용되는 오프숄더는 더는 레드카펫에서나 보던 ‘그림의 떡’도, 소싯적 ‘희귀템’도 아니다. 오죽하면 오프숄더를 입고 홍대 바에 갔더니 열에 일곱이 오프숄더 차림이더라는 경험담마저 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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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숄더 열풍’은 간단히 말하자면 섹슈얼리티를 추구하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오프숄더를 연출하면 목부터 어깨까지 이어지는 ‘데콜테’(d?colleter)가 강조되는데, 데콜테는 “르네상스 부흥 직전, 즉 15세기 말부터 등장한 여성성의 발현”이라는 게 성광숙 동명대 패션디자인과 교수의 설명이다. 성 교수는 “패션에서 섹슈얼리티를 추구하는 여러 방식 중 하나가 노출”이라며 “노출 부위가 다리나 배, 어깨 등으로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오프숄더가 인기를 끌게 된 것”으로 분석한다. 팔뚝을 가려 체형을 보완해주고, 입었을 때 상대적으로 얼굴이 작아 보인다는 점도 오프숄더가 사랑받는 이유다.

그러나 입어본 사람들은 안다. 오프숄더를 입은 채로는 고기를 굽는 동안 양팔을 자유롭게 벌리기도, 가려운 머리를 마음껏 긁기도 힘들다는 사실을. 생각없이 팔을 움직였다간 네크라인이 슬금슬금 어깨선을 타고 올라가 어정쩡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감하게 내려 입자니 속옷이 노출될까 신경이 쓰인다. 소개팅 약속이 잡힌 날 오프숄더를 처음 입어봤다는 윤수빈(28·회사원)씨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옷매무새를 수정하느라 진땀을 뺐다. “오프숄더가 자꾸 오프숄더 아닌 것처럼 되니 당혹스러웠죠. 소녀시대 티파니를 보고 따라 입어 본 건데, 나중에야 알았어요. 사진 속에서 티파니는 양팔을 다소곳이 모으고 있더라고요.”

여기까지 읽은 당신, 혹시 오프숄더를 포기하고 싶어지는가? 글쎄, 그렇게 쉽게 포기할 일은 또 아니다. 패션이라는 게 원래 그렇지 않나. 걷기 힘든 걸 뻔히 알면서도 스틸레토 힐을 신고, 수납할 수 있는 소지품이라고는 휴대폰과 콤팩트파우더가 전부인데도 클러치백을 드는 것. 그러면서도 조금이라도 편한 스틸레토힐, 볼펜 하나라도 더 넣을 수 있는 클러치백을 바라게 되는 것. 오프숄더도 마찬가지다.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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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늘하늘한 소재의 오프숄더. 자라 제공

비슷한 경험을 피하려면 일단 소재부터 눈여겨보면 된다. ‘자라’ 쪽의 조언에 따르면 똑같은 디자인이라도 무슨 소재를 썼느냐에 따라 활동성이 달라진다. “면보다는 하늘하늘한 레이스로 된 제품이나 셔링이 들어간 제품을 고르면 활동하기가 편해진다. 면은 빳빳한 특성이 있어 팔을 움직일 때마다 어깨선이 덩달아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며, 니트로 된 소재 역시 마찬가지다.” 단, ‘빳빳한 소재’를 피하겠다는 의욕을 불태운 나머지 반질반질한 윤기가 도는 폴리 계열 소재에 혹하는 것만은 자중하자. 자칫 어깨선이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오프숄더는 고무줄로 밴딩 처리를 한 제품이 많기 때문에 고무줄의 질을 살피는 것 또한 중요하다. 성광숙 교수는 “조임이 너무 강하면 고정이야 잘될지 몰라도 외출하는 내내 또 다른 불편을 느낄 수 있고, 질 나쁜 고무줄을 사용한 옷은 빨고 나면 바로 늘어져 못 입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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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뷔스티에 스타일의 오프숄더 블라우스. 자라 제공

반드시 수평선처럼 직선이 되는 데콜테만을 고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좀더 안정감을 주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도 합리적인 방법이다. ‘클럽모나코’ 함영은 대리는 “최근에는 오프숄더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끈이 달린 제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의 또 다른 유행 아이템인 뷔스티에(코르셋 모양의 상의)와 결합한 오프숄더가 바로 이 범주에 속하는데, 페미닌룩과 찰떡궁합일뿐더러 어깨끈이 있어 편하기도 하다. 원할 때마다 끈을 뗐다 붙일 수 있도록 단추나 고리가 달린 제품들도 반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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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컷아웃 오프숄더 블라우스. 클럽모나코 제공

그보다 더 간편하고 노출의 우려가 덜한 건 ‘컷아웃 오프숄더’와 ‘원숄더’다. 어깨 부분만 도려내듯 잘라낸 컷아웃 오프숄더는 주로 티셔츠에 많이 쓰여 캐주얼하게 입기에 적합하며, 과도한 노출이나 여성미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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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원숄더 티셔츠. 럭키슈에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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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원숄더 블라우스. H&M 제공

어깨를 한쪽만 드러내는 원숄더는 슬리브리스를 변형한 형태보다는 헐렁한 보트넥 티셔츠를 사선 느낌이 나게 떨어뜨리는 스타일이 활동하기에 편하다. 럭키슈에뜨가 2016 봄/여름 컬렉션에서 이런 스타일의 오프숄더를 대거 선보였으니 무슨 말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이때 사진들을 참고하시길. 요즘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민효린이 입고 나온 시스템의 하얀색 니트는 컷아웃 오프숄더인 동시에 원숄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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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벌룬 소매가 달린 오프숄더 블라우스. 이란지 제공

마치 팔 토시를 따로 한 것처럼 보이는 오프숄더도 양팔을 자유로이 놀리기에 문제가 없는 디자인이다. 겨드랑에 바짝 붙어 시작되는 소매가 네크라인을 짱짱하게 지탱해주는 구실을 하기 때문인데, 이때 주로 쓰이는 소매는 풍성하고 과장된 형태의 ‘벌룬 소매’다. 그 덕분에 상체가 날씬하게 보이는 착시 효과까지 있어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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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끈 달린 오프숄더 점프슈트. 스티브제이앤요니피 제공

이 밖에 허리 부분을 잡아주는 원피스나 하체를 고정시켜주는 점프슈트에 오프숄더가 결합된 스타일도 옷이 위쪽으로 당겨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므로 비교적 편하게 입을 수 있다.

디자인으로 해결하는 것 외에 다소 ‘원시적인’ 방법도 있긴 하다. 네크라인을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고정해주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한 패션업계 종사자는 “일명 ‘패션 테이프’로 불리는 의류 보정용 테이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인체에 무해한 제품들”이며 “오프숄더는 물론 겨드랑이가 들뜨는 암홀, 깊이 파인 네크라인, 단추와 단추 사이가 벌어지는 블라우스, 심지어 브래지어의 어깨끈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배우 이미숙의 스타일리스트 김성일 실장은 “아무리 양면테이프를 쓴다 하더라도 오프숄더를 완전히 고정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