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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밤이 궁금하다"고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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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GEUN HYE SEOUL
South Korean President Park Geun-hye leaves after a ceremony to celebrate the March First Independence Movement Day, the anniversary of the 1919 uprising against Japanese colonial rule, in Seoul, South Korea, Tuesday, March 1, 2016. (AP Photo/Ahn Young-joon) | 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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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박근혜 대통령의 밤도 궁금하다."

이철호 중앙일보 논설실장은 11일자 칼럼 '밤의 대통령이 궁금하다'에서 이렇게 적었다.

이게 무슨 얘기일까?

칼럼은 2일자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인용한 내용으로 시작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밤'을 다룬 'Obama After Dark : The Precious Hours Alone'다.

이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는 공식 일과를 마친 뒤에는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잠들기 전까지 4~5시간을 주로 홀로 보낸다.

다음 날 있을 연설의 원고를 다듬기도 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브리핑 자료도 꼼꼼히 읽는다. 국민들이 보낸 편지도 읽고, 보고서를 읽다가 심야에 불쑥 참모진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아이패드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신문도 훑어본다.

그렇다고 일만 하는 건 아니다. ESPN으로 스포츠 중계도 보고, 보좌진에게 문자를 보내 '너네 팀 졌다면서?'라고 약올리기도 한다.(...) 미셸 오바마와 함께 '보드워크 엠파이어', '왕좌의 게임', '브레이킹 배드' 같은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아이패드로 낱말 맞추기 게임 '워즈 위드 프렌드'를 할 때도 있다. 가끔은 소설도 읽는다.

잠들기 전까지 어떤 경우에도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는 마시지 않고, 아몬드는 6알도 아니고 8알도 아닌 '7알'을 먹는다고 한다. 보통은 자정이 넘어서 잠자리에 들고 아침 7시에는 일어난다. 평균 수면시간은 대략 5시간이다.

obama treaty room

백악관 '트리티 룸'에서 가족들과 함께 월드컵 미국 : 일본 경기를 시청하고 있는 오바마. 2011년 7월17일. ⓒReuters

이철호 논설위원은 "솔직히 박근혜 대통령의 밤도 궁금하다"며 "우리 청와대는 너무 베일에 싸여 깜깜이"라고 적었다. 이 위원이 칼럼에 소개한 것처럼, 박근혜 정부 역대 청와대 비서실장들의 말은 늘 똑같다.

"대통령께서는 일어나시면 그것이 출근이고 주무시면 그것이 퇴근이다. 하루종일 근무를 하고 계신다." (김기춘, 2014년 10월)

"휴식이라는 말씀은 제가 동의할 수 없다. 대통령께서는 아마 주무시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100% 일하고 계신다. 그 분 마음 속에는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 외에는 없는 분으로 안다." (이원종, 2016년 7월)


park geun hye blue house

그동안 '밤의 박근혜 대통령'을 다룬 기사나 칼럼의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박 대통령은 오후 6시쯤 관저로 '칼 퇴근'한다. 관저의 총넓이는 6093㎡(1843평)이다. 도배와 인테리어를 바꾸고 삼성동 자택에서 쓰던 가구와 물건들도 옮겨 놓았다.

저녁식사는 혼자서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삼성동 아줌마'가 퇴근하면 경호원과 여직원이 대기하고 있지만 편하게 말 붙일 사람은 없다. 밤에도 올라오는 상황 보고를 챙기고 수석들에게 지침을 내리는 대통령의 업무는 계속된다. (조선일보 2013년 3월23일)

업무시간 종료 후 관저로 돌아온 이후에도 박 대통령의 업무는 이어진다. 만찬 등의 저녁 외부일정을 좀처럼 잡지 않는 박 대통령은 오후 6~7시께면 관저로 돌아오는데 각종 보고서와 자료를 관저로 들고 와 밤 늦은 시간까지 읽다가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뉴시스 2013년 8월22일)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만찬을 많이 열었다. (...) 그러나 박 대통령은 외국 정상을 포함한 국빈이 왔을 때 청와대 영빈관에서 만찬을 하는 것 외에는 만찬 행사를 주최하는 일이 거의 없다. (...) 다른 대통령처럼 밤에 비공개로 누군가를 관저로 불러 술 한잔을 곁들이며 대화를 나누는 경우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동아 2014년 12월호)

하지만 박 대통령은 주말은 물론이고 연휴에도 별다른 일정 없이 관저에서 보낸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외롭지 않으냐”는 질문을 할 때마다 답은 한결같다. “외로울 틈이 없다.” 관저에서도 보고서를 읽고, 인터넷 서핑도 하며, 생각날 때마다 수석비서관과 장관 등에게 전화를 하는 박 대통령으로선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고독에 단련됐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 편치 않은 상대와 식사하는 걸 꺼려 가끔 TV를 보면서 혼자 저녁을 먹을 때도 있다고 한다. (동아일보 1월22일)


park geun hye blue house

중앙일보 이 논설실장은 박 대통령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며 이렇게 칼럼을 마무리했다.

일하는 대통령만큼 쉬는 대통령도 보고 싶다. 박 대통령도 더 이상 ‘링거 투혼’보다 스스로 인간적인 모습을 슬쩍슬쩍 공개하는 게 좋을 듯싶다.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했을 뿐 청와대에 들어간 뒤에는 스스로를 유폐시켰다. 미국처럼 ‘사랑받는 대통령이 되는 법’을 고민하지 않으니 한국 대통령의 지지도는 ‘전강후약(前强後弱)’이 고착화됐다. 이제 한번쯤 한국 신문에서도 ‘밤의 박근혜’ 같은 기사를 보고 싶다. (중앙일보 7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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