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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를 찾아서'의 문어 ‘행크'는 정말 말이 되는 캐릭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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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를 찾아서'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다. 정보를 피하고 싶은 사람은 유념하시길

2016년 상반기에 개봉작들을 찾아본 관객이라면, 그리고 ‘도리를 찾아서’를 보았다면 아마도 올해 2마리의 문어를 보았을 것이다. 한 마리는 영화 ‘아가씨’에 나온 문어다. 일본의 에도시대의 우키요예 화가인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춘화 ‘문어와 해녀’를 연상시키던 바로 그 문어 말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한 마리가 바로 ‘도리를 찾아서’의 행크다. ‘아가씨’의 문어가 코우즈키 백작의 기괴한 취향을 반영하는 소품이라면, ‘도리를 찾아서’의 문어 행크는 그 자체로 히어로다. ‘니모를 찾아서’에서 말린의 니모 찾기를 도리가 도왔던 것처럼, ‘도리를 찾아서’에서는 행크가 도리의 부모찾기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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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흥미로운 조연 캐릭터일뿐만 아니라, ‘도리를 찾아서’의 구성 자체가 행크의 능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게 가능하고, 물 밖에서도 쉽게 움직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카멜레온 처럼 색깔과 모양을 바꿀 수 있는 변신의 달인이다. 전편 ‘니모를 찾아서’는 대부분의 모험을 바다속에서 진행시켰지만, ‘도리를 찾아서’는 바로 행크 덕분에 물 밖에서 벌어지는 모험의 비중이 매우 높다. 그래서 영화가 전편보다 더 재밌어졌는가, 아닌가는 관객 개인의 취향에 달린 문제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지난 6월 17일, 이 행크의 탄생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픽사의 제작진은 ‘도리를 찾아서’의 본격적인 기획에 앞서 캘리포니아에 있는 몬터레이만 수족관과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과학아카데미에서 해양생물에 대해 먼저 자료조사를 했다. 당시 영화의 프로듀서인 린제이 콜린스는 수족관 관계자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문어가 가진 위장능력과 수족관에서 탈출하는 능력, 그리고 작은 틈이라도 미끄러지듯 통과할 수 있는 능력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였어요. 심지어 우리는 문어가 종종 한밤 중에 탈출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죠. 경비원들은 복도 바닥에서 문어를 보고도 처음에는 쓰레기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더군요. 그걸 집어서 끌어올리기 전에는 문어인 줄 모른다는 거예요. 그 이야기는 꼭 호러영화 같았어요.”

실제 문어가 위장의 귀재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2010년,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 해안에 서식하는 ‘인도네시아 문어’(Octopus marginatus)는 바닥을 기어 다니는 평상시 모습과 달리, 천적이 나타나면 바다 밑에 널려 있는 야자나무 열매인 코코넛처럼 위장해 걸어 다닌다”고 한다.

또 ‘호주 문어(Octopus aculeatus)’는 다리를 사용해 걷거나 달릴 수도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연안에 서식하는 ‘흉내 문어’는 다리를 여러 형태로 배열해 자이언트 크랩, 바다뱀, 넙치, 불가사리 등 40가지의 생물로 변신”할 수 있을 정도다.

문어가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문어 껍질에는 색소 주머니가 있는데, 근육 섬유에 연결돼 있다. 근육이 수축하면 주머니가 커지면서 그 주변의 피부가 주머니 속의 색소와 같은 색을 띠게 되고, 근육이 이완돼 주머니가 다시 줄어들면 색이 사라지게 된다.”

물론 실제 문어가 이렇다고 해서, ‘도리를 찾아서’의 행크처럼 7개의 다리로 자동차의 핸들도 돌리고, 악셀과 브레이크도 밟을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도리를 찾아서’는 어디까지나 애니메이션이니까. 하지만 행크는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 실제 ’문어’의 가공할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게 만들기 충분한 캐릭터일 것이다. ‘문어 숙회’를 먹을 때마다 행크의 엄청난 능력이 떠오를지도 모른다. 그리고 행크를 생각하면 '아가씨'의 그 문어도 영화에 나온 것보다 훨씬 더 음탕한 문어로 상상하는 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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