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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오수처리시설에서 근로자가 질식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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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구조대원들이 7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에 설치된 지하 6m 깊이의 오수펌프시설에서 근로자들을 구조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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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한 하수처리장과 연결된 중계펌프장 저류조 내부를 청소하던 외부업체 근로자 2명이 질식해 숨졌다. 경찰은 안전 관리 과실 여부 수사에 나섰다.

7일 오후 2시 40분께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에 설치된 지하 4.5m 깊이의 남원하수처리장 표선7중계펌프장 저류조(121㎡) 내부에서 하수 슬러지(퇴적물) 제거 작업을 하던 전문준설업체 S엔지니어링 근로자 양모(49)씨와 정모(32)씨 등 2명이 질식, 의식을 잃었다.

현장에서 같이 일하던 하수처리장 관계자가 이를 목격, 119에 신고했다.

119구조대는 1시간 가까이 구조작업을 벌인 끝에 오후 3시 30분께 양씨 등을 구조해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옮겼으나 두 명 모두 1시간여 만에 숨졌다.

사망 원인은 암모니아와 일산화탄소 등에 의한 질식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부터 저류조 내부 슬러지를 수거하기 위한 작업을 했다.

오후 2시 38분께 양씨가 슬러지 양을 확인하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저류조 안으로 내려가다가 질식해 넘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이를 목격한 정씨는 양씨를 구하기 위해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서 구조하다가 양씨와 마찬가지로 질식해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119구조대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 등의 영향으로 암모니아 가스 등이 발생해 지독한 냄새가 진동했으며 내부가 좁고 어두워 구조작업이 어려웠다"며 "구조대원은 공기호흡기를 착용한 뒤 구조작업을 벌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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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구조대원들이 현장에서 근로자들을 구조하는 모습 (제주 동부소방서 제공)

남원하수처리장에 따르면 이날 작업에는 S엔지니어링 직원 4명과 하수처리장 직원 3명 등 총 7명이 참여했다.

작업은 기본적으로 4인 1조로 하며 1명은 장비 운용, 1명은 중간에서 흡입 호스를 조절하고 전달사항을 전하는 역할, 나머지 2명은 아래에 내려가 호스 끝을 슬러지가 쌓여있는 곳으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이곳 저류조의 깊이는 약 4.5m며 평소 1.5∼2m가량 물이 차있고 이날은 펌프로 물을 퍼내서 남아있는 물은 0.5m였다.

남원하수처리장은 지난달 30일부터 하수처리시설 청소 작업을 진행해 왔다. 남원하수처리장이 관리하는 펌프장은 총 29개며, 현재 12개를 준설했고 이날 13번째 준설작업을 하러 들어갔다가 사고가 났다.

이날은 오전에 표선해수욕장 인근 펌프장에서 작업을 마치고 점심 후 사고가 난 펌프장으로 옮겨 작업에 들어갔다.

슬러지는 진흙 같은 상태로 쌓인 찌꺼기로 대개 모래와 머리카락, 물휴지 등 잘 썩지 않는 물질들이다.

남원하수처리장 관계자는 "작업할 때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산소가 공급되는 장비는 아니"라며 "저류조 출입구나 장비 반입구는 냄새가 난다는 민원 때문에 평소에는 닫아놓으며, 작업 한 시간 전부터 저류조의 물을 퍼내고 저류조의 출입구 2개와 장비 반입구 2개를 모두 개방해 자연 환기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사고 당시 양씨 등과 같이 작업했던 업체 직원과 하수처리장 직원들을 불러 작업 과정에서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하는 등 과실 여부가 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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