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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티 페어'의 마고 로비 기사는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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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티 페어'(혹은 에스콰이어나 보그에도 해당한다)가 소개하고 싶어 하는 여성은 보통 남성 에디터가 쓰는 정말 서툰 사색의 주인공이 되고 만다.

'베니티 페어'가 6일 공개한 마고 로비 소개 글만 봐도 그렇다. 해당 글의 첫 문단을 통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설명을 써놓았는지 살펴보자.

미국은 이미 갈 데까지 갔다. 호주까지 가서 옆집 소녀를 찾아야 할 정도니까. 그녀의 이름은 마고 로비다. 그녀는 26살이며, 아름답다. 뭐 그런 비현실적인 캣워크 스타일이 아니라, 마이너하며 세계 여행을 다니고 우울한 슬로우 댄스 같은 느낌이랄까. 그녀는 금발이지만 머리 뿌리는 어둡다. 키는 크지만, 특정 신발의 도움이 있어야만 그렇다. 그녀는 누드 상태로 있어도 섹시하면서 담담하다. 물론 연기 중일 때만. 말했듯이 그녀는 호주에서 왔다. 그녀를 이해하려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걸 읽었다면 분명 '음, 따로 따로는 어떤 의미인 줄 알겠는데 저 순서로 뭉쳐놓으니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군.'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당신 혼자만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다. '베니티 페어'의 리치 코헨은 유명한 여성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대면했을 때 진심으로 당황하고 마는 수많은 남성 기자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이들은 그런 여성들을 파헤쳐 보겠다며 자청하곤 한다.

'오 주여, 첫 문단 좀 봐.'

코헨의 글은 마고 로비가 어떻게 호주에서 할리우드까지 가게 됐는지, 조만간 개봉할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어떻게 할리퀸을 연기하게 됐는 지 설명했다. 하지만 그녀의 커리어에 대한 설명은 '마치 1학년 2학기의 대학생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녔다'라던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파란 눈' 같은 문구로 가려버리고 말았다. 여섯 문단 정도 읽으니 그녀의 야망이 그녀의 아름다움이나 유명해진 속도로 인해 감춰지고 말았다는 문장도 나왔다.

우리 모두 약간의 색채가 가미된 연예인 기사를 읽고 싶어 한다. 그런 글을 읽는 이유는 유명인들이 화려한 인스타그램 뒤에서 어떤 삶을 사는지 조금이라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쓴이가 가진 '고통스러울 정도로 파란 눈'에 대한 열망은 이 배우에 대해 도대체 어떤 설명을 할 수 있는 걸까?

중요한 건, 우리는 이미 마고 로비가 어떻게 생겼는지 안다는 것이다. 그녀는 영화에 (그것도 많이) 나오니까! 사진도 정말 자주 찍히지 않는가? 그리고 그런 사진들은 '베니티 페어' 같은 잡지 커버에 등장하곤 한다.

여배우들에 대한 화려한--어쩌면 조금은 추잡한--설명은 이런 긴 기사에서 관례가 되고 말았다. LA 위클리는 스카이 페레이라를 '최고의 가슴을 가진 좀 더러운 마돈나처럼 생겼다'라고 묘사했고, 에스콰이어는 메간 폭스가 '10대 소년의 노트북 속 화면 보호기나 중년 변호사의 샤워 판타지'로 부른 바 있다. 이런 묘사법은 유명한 남성에 대한 글에서 잘 보지 못하는 문구들이다.

그래서 작가이자 에디터인 도나 디킨스는 '베니티 페어' 기사 첫 문단의 주인공을 로비와 영화 '레전드 오브 타잔'에 함께 출연한 배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로 바꿔봤다.

미국은 이미 갈 데까지 갔다. 스웨덴까지 가서 옆집 소년을 찾아야 할 정도니까. 그의 이름은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다. 그는 39살이며, 잘생겼다. 뭐 그런 비현실적인 캣워크 스타일이 아니라, 마이너하며 세계 여행을 다니고 우울한 슬로우 댄스 같은 느낌이랄까. 그는 금발이지만 머리 뿌리는 어둡다. 키가 크다. 맨발로 서 있더라도 말이다. 그는 누드 상태로 있어도 섹시하며, 담담하다. 물론 연기 중일 때만. 말했듯이 그는 스웨덴에서 왔다. 그를 이해하려면 그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헤이, '베니티 페어', 마고 로비 글 첫 문단을 알렉산더 스카스가드를 위해 다시 써봤어. 여전히 소름끼치는군.


사람들은 유명한 여성들이 최소한으로도 아름답기를 기대한다. 특히 어린 여성 셀러브리티의 경우 그 아름다움은 입을 쩍 벌리고 바라보는 남성들이 풀어야 할 퍼즐로 여겨진다.

결론은 이거다. 셀럽 소개 기사를 작성하는 주요 잡지들이여, 다음에 정말 멋있는 여성들에 대해 기사를 쓸 기회가 있다면 그들의 눈 너머를 먼저 바라보도록 하자.

 

허핑턴포스트US의 'I Read VF’s Margot Robbie Profile And Have No Idea What The Words Mean'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