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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당시 장마철에 시행된 흥미로운 대책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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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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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며칠간 하늘로부터 비가 내리 꽂혔다. 전국적으로 피해도 적지 않다. 이럴 때는 딱히 할 일도 없고 기분도 가라 앉게 된다. 맘 푸시길! 조선시대에 태어났더라면 할 일도 많고 기분 운운할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 조선시대, 장마철에 했던 일들을 알아보았다.

1. 삽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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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초기에 청계천은 여름철이면 홍수로 물이 넘쳐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내곤 하던 애물단지였다...남산 골짜기와 인왕산 골짜기의 토사가 흘러내려 하상에 쌓이면 조금만 비가 와도 범람하기 일쑤였다...조선 시대 내내 한양의 치수 정책은 청계천과의 싸움이었다. 청계천의 홍수를 막기 위해서는 하상에 쌓인 흙을 퍼내는 준설 공사와 제방 축조가 필수였다.” (책 '부모와 함께하는 조선시대 역사문화 여행', 최정훈, 오주환 저)

청계천은 원래 작은 하천이었다. 조선시대에 와서 인공적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동쪽으로 흘러가야 할 청계천 물이 자꾸 넘쳐났다. 계속해서 하천 바닥을 파고 둑을 쌓을 수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동원 되었다. 태종은 군인 약 5만 명을, 영조는 21만 5천 명을 투입해 공사를 하였다. 다행히 백성의 어려운 삶에 관심이 많았던 영조는 5만 명에게 품삯을 주고 일을 시켰다.

2. 닥치고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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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8년 6월 13일, 성종은 장마가 몇 달 동안 계속된다며 이것은 필시 원광(怨曠:처녀 총각이 시집장가를 제 때 못 간 것)의 한이 하늘에 닿은 것이 틀림없으니 처녀와 총각들을 서둘러 혼인시키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한다.” (책 '조선백성실록', 정명섭 저)

장마랑 결혼이랑 무슨 관계일까? 조선시대 임금들은 혼인에 때가 있음을 종종 강조하였다. 성종은 구체적으로 방안까지 제시했다. “전국의 노총각, 노처녀 수를 파악해서 혼수품까지 주어 혼인을 시켜라!” 당시 왕의 명령은 무게가 달랐을 것이다. 장맛비가 쏟아지는 것을 보던 조선시대 총각, 처녀들은 ‘이제 결혼을 하겠구나!’라며 빙긋 웃었을까? 아니면 난처해했을까?

3. 톨게이트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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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 때 가뭄 끝에 비가 내려 온 백성이 풍년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한 달이 넘도록 비가 그치지 않았다. 백성들은 “농사를 망쳤다.”고 하늘을 원망했다. 백성의 원망이 격해지자 영의정 윤인경이 이런 제안을 했다.”
“가을이 되어야 숭례문(남대문)을 열고 저자(장터)를 설치하는 것이 관례이기 하지만 지금 수재가 심하니 우선 저자를 설치하고 숭례문을 열어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것이 어떻습니까? ” (책 '우리가 몰랐던 조선', 장학근 저)

지금이야 요금만 내면 서울 톨게이트를 언제든 통과할 수 있다. 조선 시대는 달랐다. 한양 톨게이트인 사대문은 우주의 이치를 따져 개폐의 시기를 정했다. 장마와 관련 있는 문은 숭례문이다. 장마는 음의 기운인데 숭례문은 양의 기운이 들어오는 곳이기 때문이다. 큰 비가 내리면 음의 기운을 누르기 위해 숭례문을 열어 양의 기운을 불러들였다. 반대로 북쪽 톨게이트 숙정문은 음의 기운이 들어오는 곳이므로 장마 때는 꼭꼭 잠가두어야 했다.

4. 반찬 가짓수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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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하루는 당연히 전국 8도에서 온 특산물로 진수성찬을 준비했다. 다만 가뭄이나 홍수 같은 천재지변이 있을 때는 음식의 가짓수를 줄이는 감선을 했고...감선을 하다가 원래의 어선으로 돌아가는 것은 복선이라고 했다. 성종의 경우에는 가뭄이 계속될 때 반찬을 물리고 그냥 맨밥에 물을 말아서 먹기도 했다." (책 '왕의 하루', 이한우 저)

장마 때 백성들 삽질 시키고, 결혼 시키고 톨게이트를 막고 열었다고 해서 ‘왕만 너무 편한 것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아니다. 최종 책임자는 왕이었다. 스스로의 덕이 부족한 탓에 장마가 지고 백성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여겼다. 반찬을 줄여먹는 것이 왕의 책임지는 모습 중 하나였다. 시시해 보일 수 있으나 진수성찬 드시던 왕 입장에선 나름 힘든 일이다. 쇼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백성의 괴로움을 함께 한다는 면에서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리더의 덕목 중 제일은 ‘공감능력’ 아니던가?